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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동 마포옥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야 하지만, 이번주는 허벌라게 겁나 춥다. 영하 17도라니, 안 입던 내복을 꺼내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몹시 춥다. 더울때는 입맛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추위와 입맛은 상관관계가 없나보다. 점심시간이 되니, 어김없이 배가 고프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뭐가 좋을까? 역시 고기국물만한 게 없다. 맑고 깔끔한 국물이 좋은 양지설렁탕을 먹으러 용강동에 있는 마포옥으로 향했다.

 

4년 연속 타이어(미쉐린)가이드 선정이라니, 자랑한만 하다. 올해가 소띠 해라 그런가, 꽤나 늠름해보인다. 여기서 길을 건너면 마포옥, 길을 건너지 않고 마포역 방향으로 가면 능라도 마포점이 나온다. 평양냉면은 겨울이 시즌이긴 하나, 차가운 고기국물보다는 뜨끈한 고기국물이 더 끌린다. 고로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길을 건넜다.

 

2018, 2019, 2020 그리고 2021 축하해요~

타이어 가이드 인증서일 듯, 처음 봤는데 뭔가 거창해 보인다. 그 아래에는 서울미래유산 인증서도 있다. 2개의 인증서는 마포옥을 선택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 맛을 아는 사람들은 인증서따위 개념치 않는다. 왜냐하면 맛을 알고 있으니깐.

 

설렁탕, 곰탕, 해장국을 하는 식당은 대체적으로 혼밥러들이 많다. 혼밥 초보는 아니지만, 4인 테이블을 혼자서 차지해도 눈치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해 이번에는 6인 테이블을 혼자서 독차지했다. 12시였다면 불가능일테지만, 1시가 넘었기에 가능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은 따로 없다.

 

양지설렁탕과 명품양지설렁탕을 먹어봤는데, 개인취향은 비계가 거의 들어있지 않은 양지설렁탕(15,000원)이다. 고로 "양지설렁탕 하나 주세요."

 

김치를 덜어 먹어야 하지만, 굳이 덜어야 할 정도로 김치를 과하게 담지 않았다. 개인접시에도 처음부터 과하게 담기 보다는 살짝 부족하게 담아야 한다. 왜냐하면 마포옥은 깍두기와 겉절이에 이어 히든김치가 있기 때문이다.

 

파김치는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절대 안준다. 고로 설렁탕을 주문하면서 파김치를 달라고 꼭 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옆테이블은 나왔는데, 왜 우리는 없지 하면서 투덜대도 안준다. 왜냐하면 주문을 안했으니깐.

 

마포옥 양지설렁탕 등장이오~

일부러 온도를 조절하는지 마포옥의 양지설렁탕은 무지 뜨겁다기보다는 먹기 좋게 뜨끈하게 나온다. 파는 마지막에 직원이 넣어주는데, 파국을 원하면 더 넣어달라고 하면 된다. 예전에는 파국으로 달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본연의 국물맛을 느끼기 위해 따로 요청하지 않았다.

 

자고로 설렁탕이라고 하면 우윳빛 국물인데, 마포옥은 맑은 국물이다. 맑다고 해서 깊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맑고 깊고 깔끔하다. 육향도 강하지 않아 거부감은 일절 없다. 개인적으로 설렁탕, 곰탕을 그닥 즐겨먹지 않지만, 마포옥만은 예외다.

 

면과 밥은 따로 나오지 않고, 다 들어 있다. 토렴을 하는지 밥은 가장 아래에 있고, 그 위에 면이 들어 있다. 면은 미리 삶았을테니, 쫄깃한 면발을 기대하면 안된다. 툭툭 끊어지는 면이지만 설렁탕이라 그런지 그리 나쁘지 않다. 토렴을 했는지 물어보지 않아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밥알 하나하나 고기국물을 충분히 머금었다.

 

양지말고도 다른 부위의 고기가 있는 듯 생김새가 다채롭다. 비계없이 살코기 위주로 고기가 가득 들어있다. 양지설렁탕이 앞에 있으니, 동장군 쯤이야 절대 두렵지 않다. 

 

어느 정도 간이 된 상태지만, 져염식이라 느낄 정도로 슴슴하다. 테이블에 있는 소금에 자동적으로 손이 가야 하지만, 후추만 추가할 뿐이다. 왜냐하면 부족한 간은 김치로 채우면 된다. 파국은 놓쳤지만 통후추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뿌려준다.   

 

마포옥 숟가락 플랙스!

라면에 파김치도 좋지만, 설렁탕 고기에 파김치도 더할나위 없이 좋다. 파의 알싸함이 혹시 모를 고기 잡내를 잡아주니 거부감이 없다. 과히 신의 한수라 해도 될 듯 싶다. 

 

개인적으로 요런 탕을 먹을때는 잘 익은 깍두기를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겉절이가 더 끌린다. 씹는 맛이 좋은 줄기부분보다는 촉촉한 잎사귀 부분이 더 좋다. 사람 입맛은 간사하다고 하더니, 깍두기보다 겉절이를, 줄기보다 잎사귀를 찾다니 까칠양파가 아니라 간사양파다.

 

뭐니뭐니 해도 승자는 파김치!

양지설렁탕 먹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한입만을 하듯, 밥도 고기도 크게 크게, 행복은 그리 멀지 있지 않다. 지금 이순간 충분히 행복하다.

 

동장군과 싸워 이겨야 하니 국물을 남겨서는 안된다. 점심을 먹으러 마포옥으로 향할때는 무지 추웠는데, 양지설렁탕을 완탕했다고 밖에 나오니 덜 춥다. 주말까지 내내 춥다고 하던데, 이번주도 어김없이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해야겠다. 이불 밖은 무섭고 추우니깐. 

 

 

 

가을맞이 보양식은 명품양지설렁탕 용강동 마포옥

용강동 마포옥 설렁탕을 멀리했던 시절이 있었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맑은 깔끔한 국물에 토렴된 밥 그리고 국수와 굵고 큼지막한 고기가 가득 들어 있는 설렁탕이라면, 베리베리 땡큐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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