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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동 능라도 마포점

짜증날 정도로 더우니 김이 펄펄나는 뜨거운 음식보다는 살얼음 동동 시원한 음식을 찾게 된다. 배앓이를 할까 걱정도 되지만, 국밥이나 탕은 누가 사줘도 싫다. 그런데 평양온반은 예외다. 왜냐하면 60도라서 뜨껍지 않고 따끈하니깐. 마포동에 있는 능라도 마포점이다.

 

서울시 마포구 마포동에 있는 능라도 마포점!
어복쟁반을 좋아하지만 혼밥용은 아냐~
평양냉면은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 제철~

메뉴판이 밖에 있으니 좋다. 들어가기 전 무엇을 먹을지 사진을 찍으면서 고민을 한다. 시원한 평양냉면이 끌리지만 겨울에 먹어야 하므로, 그나마 덜 뜨거운 평양온반(12,000원)으로 정했다.

 

식당 모습을 전체적으로 담고 싶어, 구석에 앉다보니 리필을 할때 난감하다. 테이블에 호출벨도 없고, 여기요라고 외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 그래서 직원이 왔을때, 한꺼번에 부탁을 드렸다. 이번에만 구석에 앉고 다음부터는 센터 자리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능라도 마포점 평양온반 등장이요~
잘 익은 깍두기와 겉절이같은 배추김치 / 청양고추

온반은 이북음식이다. 결혼식 날 신랑 신부가 뜨거운 정으로 살라는 의미에서 온반을 만들었고, 잔치에 온 많은 사람들이 먹었다고 한다. 모양새는 딱 국밥이지만, 호호 불어서 먹어야 할 정도로 뜨겁지 않다. 왜냐하면 온반은 영양소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고온에서 조리를 하지 않는다고 메뉴판에 나와 있다. 그리하여 적정온도는 60℃다.

 

기름진 고소함을 담당하는 녹두전
국수인 줄 알았는데 숙주나물
소고기는 아주 많이, 닭고기는 아주 조금만 들어있다~
국밥처럼 밥이 들어있다~

설렁탕, 곰탕 등 물에 빠진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능라도의 평양온반은 예외다. 우선 잡내나 누린내는 일절 없다. 고기를 작게 토막을 내서 먹기 편하고, 비계를 씹어도 물컹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슴슴하게 그냥 먹어도 좋지만, 고기 국물에 후추가루는 무조건 무조건이야~

고기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숟가락으로 담았을때 밥과 고기의 비율이 적당해서 좋다. 잘게 찢은 고기와 달리 토막이라서 저작운동을 많이 해야 하고, 크기가 작을 뿐이지 향이나 맛은 온전하다.

 

잘 익은 깍두기가 더 좋아~

설렁탕이나 곰탕에 깍두기 국물을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 평양온반은? 국물을 넣을까 말까, 잠시 고민했지만 담백한 국물이 좋아서 이렇게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깍두기는 아직 다 먹지도 않았는데, 분명히 다 먹을 거라서 미리미리 더 달라고 했다. 

 

녹두전 한 조각은 평양온반의 담백한 국물을 해치지 않는다. 많고 많은 전 중에서 왜 녹두전일까? 잔칫날 녹두전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전을 할텐데, 맛으로 녹두전이 으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1/3 정도 먹었다면 맛의 변화를 줘야 한다. 처음부터 청양고추를 넣어서 먹어도 되지만, 단계별로 변화를 주고 싶어서 꾹 참았다. 청양고추의 효과는 역시 대단하다. 담백, 고소에 매운맛이 추가됐다.

 

끝까지 깍두기 국물을 넣지 않으려고 했는데, 끝내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그나마 20% 남았을때 넣었다. 담백, 고소에서 매운맛을 지나 깍두기의 단맛과 시원함이 추가됐다.

 

국물만 조금 남겼을 뿐, 야무지게 다 먹어 치웠다. 처음에 시원한 물만 나와서 면수는 없구나 했는데, 요청을 하면 된다. 온반과 달리 면수는 겁나 뜨거워서, 계속 나뒀다가 마지막에 디저트로 마셨다. 구수한 면수를 마시니, 평양냉면이 먹고 싶다. 하지만 평양온반이 위를 장악했으므로, 평냉은 지금이 아닌 겨울에 먹어야겠다.

2022.03.18 - 평양냉면은 메밀향을 싣고 마포동 능라도

 

평양냉면은 메밀향을 싣고 마포동 능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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