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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동 서촌식당 (feat. 호랑이 생 막걸리)

하염없이 내리는 장맛비에 도토리묵, 애호박새우젓볶음 그리고 곤드레밥까지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날에 반주를 하지 않는 건, 배신이다. 초록이는 무거우니, 그나마 가벼운 누룩이로 결정. 한술 먹고, 한잔 마시고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옥인동에 있는 서촌식당이다.

 

옥인동 서촌식당

방문은 처음이지만,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효자베이커리에 가려면 여기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매번 브레이크타임(다음 포털에는 3시부터라 되어 있지만, 실제는 2시부터)이라서 놓쳤는데, 이번에는 늦지 않게 도착했다. 사진과 달리, 처음에는 빈자리가 없어서 잠시 기다린 다음에 문 앞에 있는 2인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판!

입구에 있는 칠판에 오늘의 메뉴가 무엇인지 적혀 있다. 비오는 날 순두부찌개라니 끌리지만, 처음이라서 계속 먹고 싶었던 곤드레밥(8,500원)을 주문했다. 물과 함께 수저는 인원수에 맞춰 주인장이 가져다 준다.

 

비는 내리고, 옆 테이블에서는 낮술을 즐긴다. 아주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나도... 메뉴판을 보니 이달의 막걸리가 있다. 6월은 해남에서 온 해창막걸리란다. 혼술하기에 양도 양이지만, 알콜이 9도다. 아쉽지만 밥만 먹어야지 했는데, 결론은 잠시후에 공개.

 

옥인동 서촌식당 곤드레밥 등장이요~
숙주나물, 도토리묵
배추김치, 애호박새우젓볶음

그리고 연하게 끓인 된장국에 곤드레밥에 넣을 양념간장이다. 애호박새우젓볶음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간이 슴슴한 편이다. 그나저나 반주는 반찬이 좋아야 하는데, 도토리묵이 자꾸만 유혹을 한다. '나를 반찬이 아니라 안주로 대해줘~'

 

화성에서 온 호랑이 생막걸리!

이달의 막걸리라고 해서 종류가 한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경기도 화성시 배혜정도가에서 만든 호랑이 생 막걸리가 있다. 원재료명을 확인하니, 쌀은 국내산이며 아스파탐이 없다. 그렇다면 아니 마실 수 없다.

막걸리를 흔들지 않고 첫잔을 따랐다. 막걸리가 아니라 청주처럼 맑으며, 은은한 향과 함께 달큰한 맛이 느껴진다. 계속 이렇게 마실까 잠시 고민하다가, 막걸리는 막걸리답게 마셔야 하므로 고루 섞이도록 흔들었다. 이제야 막걸리 맛이 제대로 난다. 

 

곤드레밥!

집이 아니라 식당이다 보니, 곤드레나물 양이 상당히 섭섭하다. 집에서는 곤드레향이 겁나 진했는데, 여기는 은은하다. 주인장이 밥에 어느정도 간이 되어 있으니, 양념간장은 적당히 넣으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밥만 먹으니 심심하다.

 

양념간장을 넣고 비벼주세요~

양을 조절하면서 양념간장을 넣었더니, 그제야 곤드레밥이 완성됐다. 간장으로 인해 감칠맛이 더해지고, 밥만 먹어도 좋지만 한잔을 더하면 더 좋아진다. 한점에 한잔이 아니라 한술에 한잔이다.

반주를 즐겨하지는 않지만, 이런 날, 이런 밥, 이런 반찬에는 무조건이다. 곤드레밥과 한잔, 도도리묵과 한잔, 애호박새우젓볶음과 한잔 그리고 장맛비 소리를 들으면 또 한잔. 이래서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하나보다. "행복하도다~"

 

반찬 리필 오케이~

모든 것이 완벽했으니, 남김은 있을 수 없다. 검색을 하지 않고 그저 느낌으로 들어왔는데, 역시 나의 감은 죽지 않았다. 이렇게 또 좋은 식당을 발견했고, 재방문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다음에는 어떤 음식일지 알 수 없는 오늘의 메뉴를 먹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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