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유익한상점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꿈꾸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텀블러, 옥수수칫솔, 고체치약, 생분해 목욕타월 등 조금은 비싸더라도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유익한상점이 우리 동네에 있으면 출근도장(?)을 찍을텐데, 서울이 아닌 전남 순천에 있다.
유익한상점은 유익한 가치가 담긴 제품을 판매하는 잡화점이다. 순천역에서 천천히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하다. 오래된 한옥은 도시재생을 통해 잡화점으로 변신을 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우유팩을 수거하는 종이상자가 있다. 예전에는 우유나 콜라 등 마시고 바로 버렸지만, 이제는 물로 헹군 다음에 버린다. 그럼 냄새도 나지 않고 깔끔하게 버릴 수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외관처럼 내부도 한옥 느낌이 물씬 난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공정무역과 제로웨이스트 상품이 꽤 많다. 알고 있던 제품보다는 처음 보는 제품이 더 많다는거, 안 비밀이다. 완전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는 여전히 멀었다. 또한, 순천을 상징하는 로컬 상품도 있다.
순천만 갈대는 그저 바라보기만 했는데, 갈대는 빗자루로 다시 태어났다. 김진두 장인이 만들었다는데, 거친 느낌은 전혀 없고 부드럽다. 하나 장만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은근...
공정무역이란 경제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불공정 무역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부의 편중, 환경 파괴, 노동력 착취,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무역형태이자 사회운동이다. 커피, 코코아, 쌀, 과일, 차, 설탕, 수공예품, 침구류, 화훼류, 목재, 인형 등 품목이 다양하다.
직물로 짠 가방을 사면 네팔, 가나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으며, 커피를 사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노동자들의 휴식이 보장된다. 제리백을 사면 우간다 어린이들이 더욱 쉽게 많은 물을 길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이듯, 이왕이면 공정무역 제품이다.
손글씨로 적힌 메모는 다음과 같다. "이 수세미는요. 우리 양수석 할아버지가 구례 냉천리에서 직접 농사지어서 키워서 삶고 씨빼고 말려가지고 파는 것입니다. 할아버지의 모든 계절이 들어있댔어요. 그래서 예쁘대요."
코끼리는 하루에 최소 50kg 정도의 똥을 싼다. 처치 곤란한 양이 아닐 수 없는데, 누군가 코끼리 똥에 풍부한 섬유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부터 똥을 깨끗하게 말리고 씻어 열을 가해 세균을 제거한 후, 압축해서 종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다? 종이의 원료는 나무인데, 똥으로 만들면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된다. 이보다 더 좋은 제로웨이스트가 있을까 싶다. 기존 종이에 비해 질감은 살짝 거친 편이다. 혹시나 똥냄새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일절 나지 않는다. 신기하기도 하고 판매금의 일부는 기부를 한다고 해서, 수첩을 하나 샀다.
대나무칫솔에 이어 지금은 옥수수로 만든 칫솔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치약 대신 고체치약으로 바꿨는데, 익숙해질때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짜고 덜 짜고 이런 거 없이 한번에 한알이면 충분하다. 다 쓰면 용기는 쓰레기가 되지만, 현재 사용 중인 고체치약 용기는 옥수수로 만들어서 생분해가 된다.
나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첫 시작은 빨대였다. 거북이 코에 낀 빨대 사진을 보고 난후, 스댕 빨대로 바로 교체를 했다. 더불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때 빨대는 꼭 빼달라고 요청한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의 단점은 가격이 고가라는 점이다. 최근에 생분해가 되는 목욕타월을 구입했다. 근처에 유익한상점이 없어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8,000원에 택배비까지 더해 12,000원을 결제했다. 다이땡에서 1,000원이면 목욕타월을 살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나의 투자다. 화장품 용기도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아니라 생분해가 되는 용기를 사용하는 좋을텐데, 아직 찾지 못했다.
핫팩은 재활용이 안되며,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한번 쓰고 버릴때마다 아깝다 여겼는데, 재활용도 안된다고 해서 끊었다. 대신 두툼한 장갑을 장만했다. 팥들었슈는 천연으로 만들었기에 일회용이 아니다. 겨울에는 전자렌지에 돌려서 뜨겁게, 여름에는 냉동고에 넣어서 차갑게 사용하면 된다.
제주해녀 브로치는 제주도 해변에서 버려진 유리조각을 주워서 만든 악세서리다. 반지는 본 적이 있는데, 브로치는 처음이다. 해변에서 빗질하듯이 바닷가로 떠밀려 온 쓰레기 따위를 거두어 모으는 행위를 비치코밍이라고 한다. 그 쓰레기는 업싸이클링을 통해 멋진 악세서리로 새롭게 태어난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는 솔직히 쉽지 않다. 돈도 돈이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 비닐 제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유익한상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굳이 플라스틱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 유익한상점은 순천을 벗어나 전국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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