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청춘창고 & VR스퀘어
오래된 곡물창고는 청춘들의 위한 창업의 발판을 넘어, 이제는 VR 테마파크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곡물을 저장했지만, 디지털 시대는 최첨단 VR장비를 갖춘 놀이시설로 변했다. 창고에서 테마파크로 도시재생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전남 순천에 있는 청춘창고와 VR스퀘어다.
청춘창고는 순천 도시재생에 있어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1945년에 지어 80년 넘게 정부의 양곡을 보관하던 창고는 도시재생을 만나 청년점포와 공연이 가능한 무대 및 작품전시 공간으로 변모했다. 청춘창고는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창업공간이자, 청년들의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는 공간이다.
브루웍스와 순천양조장이 생기기 전에는, 주로 여기서 시간을 보냈다. 순천역에 걸어서 5~7분이면 갈 수 있기에,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면서, 순천 여행을 마무리하곤 했다.
우주선 내부, 아니면 영화세트장, 둘다 아니다. 여기는 창춘창고 옆에 있는 또다른 창고로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VR스퀘어다. VR테마파크는 서울에서 한번 체험해본 적이 있어 어떤 곳인지 잘 안다. VR 장비를 착용하면, 좀비를 잡는 헌터가 되거나, 번지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 더불어 화려한 레이싱에 슈팅 게임도 가능하다.
VR스퀘어에는 12종의 콘텐츠가 있다. 롤러코스터, 비행 전투, 슈팅, 번지, 레이싱 등 익숙한 10개 엔터콘텐츠와 순천형 콘텐츠 2종이 있다. 판타지 세계에서 만나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이 천이와 함께 떠나는 순천만습지 여행이다.
놀이공원처럼 자유이용권(5시간, 15,000원)도 있고, 1(3,000원), 2, 3회권도 있다. 순천형 콘텐츠가 궁금했지만, VR 장비를 착용하고 나면 멀미가 나서 체험은 하지 않았다.
VR스퀘어는 눈으로만 즐기고, 청춘창고로 들어왔다. 이곳은 1,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주로 카페와 음식점이 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시절에는, 푸드트럭이 실내로 들어온 듯, 음식을 파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과 달리 너무 썰렁하다.
2층은 사진관, 꽃집, 네일샵 등 다양한 공방이 있다. 여기도 1층처럼 비어있는 공간이 많이 보인다. 초창기에는 곡물창고라는 독특한 분위기에 청년창업이라는 컨셉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몰렸는데, 근처에 카페가 생기면서 아무래도 타격을 받지 않았나 싶다.
카페만 있고 음식점은 다 사라진 줄 알았다. 청춘창고내 유일한 밥집이랄까? 이유부는 대형 유부초밥 전문점이다. 유부초밥은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기에 끌리지 않았는데, 공복이라서 배가 매우 몹시 고프다. 선택을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연신 울리는 배달앱 소리가 '먹어도 후회하지 않을거야'라고 속삭이는 거 같다.
국물과 수저는 원래 없다. 대신 단무지와 비닐장갑을 준다. 대형 유부초밥이라서 손으로 들고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텀블러에 있는 생수를 마시면서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예전에 비해 한산해진 모습은 코시국 때문일까? 브르웍스와 순천양조장, 밀림슈퍼 등 주변에 괜찮은 카페가 많이 생겨서 그런 걸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만들던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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