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아랫장 2, 7일 오일장
그곳에 여행을 가면 시장을 꼭 가려고 한다. 그곳만의 매력은 시장에 가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산책하려고 동천으로 향했는데 발길은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간다. 가는날이 장날은 좋지 않은 의미지만, 이날은 진짜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순천역 근처에 숙소를 잡고 다음날이 됐다. 조식이 없는 곳이라 아침대신 산책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아침으로 브런치를 먹을 예정이니깐. 전날은 비가 올듯말듯 우중충한 날씨더니, 지금은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다. 원래 계획은 다리를 건너지 않고 동천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시장 구경도 산책이니, 발걸음은 아랫장으로 향했다.
아직 시장 입구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주변은 북새통이다. 아랫장은 오일장으로 2일과 7일에 장이 열린다. 뜻하지 않았는데, 장날에 온 것이다. 길은 좁지만 북적북적하니 오일장 느낌이 완전 살아있다. 동천 산책대신 시장으로 오길 아주 잘했다.
전남 순천시 풍덕동에 위치한 아랫장은 웃장과 썽벽을 이루는 순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매월 끝 자릿수 2일과 7일에 운영되는 오일장으로 전국에서 열리는 정기시장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순천은 물론 순천 인근의 전남지역에서 찾아오는 상인들과 사람들이 많아서 남부5일장이라고도 불린다.
국밥을 좋아한다면, 여기서 아침을 먹었을 거다. 순천 국밥하면 건봉국밥이라고 하던데, 먹지 못하니 사진만 담는다. 언제쯤 순댓국이나 내장탕을 좋아하게 될까?
아랫장에 청과물과 육고기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순천만과 남해가 근처에 있어 싱싱한 해산물도 그득그득하다. 육해공을 다 만날 수 있는 곳, 순천 아랫장이다.
아랫장 야시장은 주말 저녁에 열리고, 오일장일 때는 할머니들을 위한 장터로 바뀐다. 사고 싶은 건 가득인데 서울까지 들고 갈 수 없어서 답답하다. 구경으로 끝내고 싶지 않지만, 방법이 없으니 촬영에 집중한다. 사지도 않으면서 카메라를 들이밀면 싫어할텐데, 촬영을 부탁하면 싫다고 하는 분들이 없다.
순댓국에 족발 그리고 순대까지 참 맛깔스러운 비주얼인데,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해산물은 살은 물론 껍질에 내장까지 환장을 하면서, 왜 육고기는 살코기만 좋아할까? 저 상이 내 밥상이었으면 정말정말 좋겠다.
방금 부친 녹두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생각만 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는 분들이 은근 아니 꽤 많다. 낮술이 아니라 조(朝)술이다.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브런치를 먹어야 하기에 참아야 한다. 그런데 괜히 참았나 싶다.
그 많던 먹거리를 다 포기하고, 고작 김부각 하나만 구입을 했다. 바삭고소하고 짭짤하니 간식이 아니라 맥주를 부른다. 딱 3개만 먹고 나머지는 눅눅해지지 않게 포장을 한 후, 집으로 가져 갔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와 함께 나홀로 여행 뒤풀이를 했다.
사람내음 가득한 오일장은 언제나 북적북적하고 정겨워서 좋다. 이래서 어디를 가듯, 전통시장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2022.05.03 - 오래됨은 멋스러움으로 전남 순천 브루웍스 & 순천양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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