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름레지던스호텔
이유는 모르지만, 부산여행을 오면 언제나 해운대에서 숙소를 잡았다. 딱히 오션뷰를 원한 것도 아닌데, 자주 갔던 곳이라 익숙해서 그랬나 보다. 가끔은 변화가 필요하기에, 이번에는 해운대를 벗어나 부산역 근처로 숙소를 잡았다. 부산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오름레지던스호텔이다.
부산역 근처로 숙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캐리어를 맡기기 위해서다. 부산역에 있는 짐캐리를 이용하면 해운대에 있는 호텔로 짐을 가져다 준다. 무료라면 좋겠지만 유료이기에, 해운대가 아니 부산역을 선택했다.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이니, 도착하자마자 오름레지던스호텔로 향했다.
체크인은 이따가 하기로 하고, 빨간 줄이 있는 저 안에 캐리어를 두고 밖으로 나왔다. 커다란 짐을 두고 다니니 겁나 편하고 좋다. 여행객이 아니라 현지인 느낌으로 업무도 빠르게 처리하고, 벚꽃이 아니라 유채꽃 구경도 하고, 하루종일 돌아 다니다가 해가 진 후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참, 체크아웃을 한 후에도 짐을 맡길 수 있다.
호텔스닷컴에서 비밀가격으로 디럭스 더블룸으로 예약에 결제까지 끝내고, 체크인을 할때는 조식(7,000원)만 추가결제를 했다. 카드키를 전달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왔다.
디럭스 더블룸인데 침대는 싱글? 혹시 방을 잘못 준 것일까? 아니다. 호텔을 여러번 이용했지만, 업그레이드는 난생처음이다. 체크인 시간이 늦기도 했고, 단체 외국인 손님이 있기도 했고, 이런저런 이유로 호텔측에서 싱글에 더블침대가 있는 방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줬다. 아싸~ 놀러오겠다는 부산 친구는 코로나 밀접 접촉자가 되는 바람에, 넓은 방을 혼자서 보냈다.
싱크대에 식탁까지 다 있는데, 주방용품은 하나도 없다. 만원이던가? 돈을 내면 기본적인 도구는 준다는데 밥을 해 먹을 생각이 없으므로 필요없다고 했다. 식탁은 재활용품(캔, 물병 등) 수거함으로 사용했고, 겉옷은 바로 옆에 있는 옷걸이에 걸어뒀다.
문을 열었을때는 싱글침대만 있지만, 안으로 들어오니 널찍한 더블침대가 놓여있다. 구석까지는 아니지만, 침대만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호텔답게 까슬까슬한 질감의 침구다. 피곤해서 바로 눕고 싶지만,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기 전까지는 누워서는 안된다. 침대는 잠을 잘때 들어가는 공간이니, 그때까지는 테이블에서 나혼자 논다.
레지던스호텔이라서 그런가, 베란다가 있다. 방충망을 열고, 부산역 야경을 담는다. 저 멀리 보이는 건, 부산대교가 맞겠지. 부산역과 호텔이 가까워서 기차 소리가 거슬릴까 했는데, 그리 심하지는 않다. 야밤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서 조용한데, 문제는 수리라고 해야 하나? 덜컹거리를 기차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무언가를 고치는 소리로 인해 두어번 잠을 깼다. 아무래도 창문을 살짝 열고 자는 바람에 더 크게 들리지 않았나 싶다.
더블에 싱글침대이다 보니, 욕실 비품은 3개가 준비되어 있다. 주로 일회용품이라서, 세안용품은 다 챙겨 갔다. 샴푸와 린스까지 챙겨서 가다보니, 짐을 줄이고 싶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요즘 호텔은 기종별로 충전을 할 수 있는 케이블이 있어 이번에는 챙기지 않았는데 오름레지던스호텔은 없다. 외장배터리를 2개 챙기길 정말 잘했다.
다음날 조식을 먹기 위해 7시가 조금 지나서 지하 1층으로 내려왔다. 둘째날은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있어, 서둘러 준비를 해야했다.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조식을 먹는 분들이 많아서 음식 촬영은 하지 않았다. 오른쪽 벽면에는 한식이, 중앙은 양식으로 음식이 진열되어 있다.
한식은 이것보다 종류가 더 많았지만, 잠을 설치다 보니 입맛이 없다. 전날 음주를 했기에 해장이 매우 몹시 필요했다. 한식에서 국은 기본인데, 애석하게도 국물은 없고 죽이 있다. 국물 없이 볶음밥을 먹으려고 하니 들어가지 않는다. 아침부터 튀김은 목넘김이 힘든 법, 해쉬브라운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역시 아침에는 국물을 먹어야 한다. 우유가 이리도 해장에 좋았던가 싶다. 2종류의 시리얼을 다 넣어서 개운하게 해장을 했다. 빵은 가볍게 구워서, 버터를 바르고 오믈렛에 딸기잼을 더했다. 호텔 조식은 주로 한식을 좋아했는데 입맛이 번했는지, 이번에는 양식이 훨씬 좋았다. 토마토와 커피는 방으로 가져와서 먹었다.
숙소 근처에는 포장마차가 있다. 저녁을 다 먹고, 숙소에서 마실 맥주를 편의점에서 구입한 후에야 포장마차를 발견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여기서 꼼장어구이에 녹색이를 한잔 했을텐데 아쉽다.
숙소가 해운대에 있을때에는 해운대 주변에서 놀았는데, 이번에는 부산역에 숙소가 있다보니 멀리(온천천 제외) 가지 않고, 역 주변에서 놀았다. 저녁도, 다음날 점심도 그리고 어묵까지 여기서 다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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