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천 벚꽃길
2022년 부산 벚꽃 개화시기는 3월 24일이라고 한다. 때마침 부산에 갈 일이 생겼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개화 첫날이라서 만개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어느정도는 활짝 핀 벚꽃을 만날 줄 알았다. 그런데 벚꽃 대신 유채꽃을 만나고 왔다. 부산 온천천에 있는 벚꽃길이다.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부산에 오다니, 올해는 행운이 넝쿨째 들어오나 보다. 서둘러 일을 끝내고,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부산벚꽃명소라고 하는 부산 동래구 낙민동에 있는 온천천에 도착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들보다(서울사람이라서) 먼저 벚꽃을 볼 생각에 설렜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뿐, 길을 따라 벚나무는 쫙 있는데 벚꽃은 없... 아니 안 보인다. 분명 오늘(3월 24일)이 개화라 그랬고, 만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꽃망울을 터뜨린 아이들이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없어도 너무 없다. 봄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벚꽃은 없고, 휑한 벚나무만 가득이다. 꽃샘추위로 인해 예상을 하긴 했으나,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벚꽃 아래 핀 노란 유채꽃에 또다시 두근두근. 그래,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벚꽃 대신 유채꽃이다. 유채꽃을 만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야겠다.
온천천 벚꽃길? 혹은 산책로? 우리 동네에 있는 안양천만큼 길이가 꽤 되나 보다. 뒤로도 유채꽃이 만발이지만, 직진모드이기에 앞으로 나란히(?)다.
유채꽃하면 제주도인데, 부산 온천천에도 유채꽃이 만발이다. 벚꽃도 유채도 서울에서는 4월에 볼 수 있는데, 3월에 보다니 기분이 아닐 좋을 수 없다. 물론 벚꽃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명랑하고 쾌활한 꽃, 너의 이름은 유채다. 꽃말처럼 사람의 기분은 유쾌하게 만들어 주는 꽃이다. 산책로에는 사람이 많이 있던데,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 나와는 달리 무심하게 지나쳐 간다. 아마도 동네분들이서 그런가 보다. 멀리 서울서 온 촌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벚꽃과 유채꽃을 둘 다 볼 수 있는데, 꽃샘추위가 너무 밉다. 목요일과 달리, 금요일은 완연한 봄날씨, 주말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으니, 이번주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볼 수 있을 거다. 한주만 늦게 갔더라면, 후회한들 나만 손해다. 왜냐하면 일정을 내맘대로 조절할 수 없으니깐.
온천천에는 유채에 목련에 동백꽃까지 다 있는데,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벚꽃만 없다. 역시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오나 보다. 벚꽃이 무슨 죄가 있을까? 개화 시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뉴스와 물러갈 생각을 안한 꽃샘추위 때문일 것이다.
늦잠 자는 녀석도 있지만,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는 녀석도 있다. 꽃망울이 터질 듯 말 듯 하지만, 일찍 터뜨린 녀석을 찾아 나섰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기대조차 안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혹시나...
다른 꽃에 비해 벚꽃은 개화 시기가 짧다. 그래서 부산에서 한번, 서울에서 두어번 보려고 했는데, 수포까지는 아니고 애간장만 태우다 끝이 났다. 아쉽지만 방법이 없다. 절대 만족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산에서 벚꽃을 보긴 봤다.
유채꽃과 벚꽃을 같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사진을 보고 있으니 또 아쉽고 아쉽다. 서울은 3월 말부터 벚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올해는 여의도도 다시 개방을 한다고 하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여의도에 안양천 그리고 석촌호수까지 싹 다 돌아 보고 싶다. 그나저나 부산 온천천 벚꽃길, 내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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