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 프롤로그
공예박물관이라고 해서 소박한 규모일 줄 알았는데, 한번에 다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한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3~4시간 정도 박물관에 머물렀다. 꽝손은 전혀 알 수 없는 공예 장인이 만든 정교하고 세밀한 작품을 만나러 안국동에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으로 향했다.
출발하기 전, 서울공예박물관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앱으로 찾아보니, 너무나 잘 아는 곳으로 나온다. 어라~ 저기는 묵나물로 만든 김밥을 먹으로 가던 그 골목(감고당길)이 확실하다. 그때는 분명 높다란 외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는데, 그곳이 서울공예박물관이라니 전혀 몰랐다. 작년 7월 15일에 개관을 했다는데, 김밥집(조선깁밥)은 작년 봄 이후로 발길을 끊었다. 그래서 몰랐던 것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고자 서울시가 건립한 한국 최초의 공예 전문 박물관이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하더니, 박물관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관리동과 안내동을 제외하고 5개 건물이 있으며, 전시동 건물마다 상설전시실이 있다. 전시실마다 주제가 다르므로, 한곳만 보고 나오기가 어렵다. 입장료가 무료이니, 여러번 오면 되겠지만 이왕 왔으니 상설전시만은 다 보고 가야겠다.
서울공예박물관 자리는 안동별궁 터다. 안동별궁은 고종 17년 세자인 순종의 가례를 위해 지은 별궁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이곳은 세종대왕의 아들 영응대군의 저택을 건축한 이후부터 왕자와 공주의 저택으로 이용됐다고 한다. 1910년 이후 안동별궁은 궁중 나인들의 거처로 사용되다가 민간에 매각되어 1937년 경성휘문소학교, 1945년에 풍문여학교(이후 풍문여자중고등학교)가 개교했다.
전시1동 1층은 공예작품설치 프로젝트로 박물관 내와부 공간을 아홉 명의 공예가가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과정을 담아 놓은 곳이다. 미니어처가 있어 어떤 작품인지 확인이 가능하며, 작가의 이름과 인터뷰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다.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작품이다. 몰랐을때는 다른 곳과 달리 의자나 테이블이 독특하구나 했는데, 장인의 손길로 만든 작품이다. 참, 작품이니 사용은 못하고 관람만 해야 한다? 아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테이블에 가방을 올리고,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해도 된다.
전시1동 2층 상설전시실은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가 전시 중이다. 조선,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의 공예 역사와 장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전시2동 2층 상설전시실은 "자연에서 공예로 - 장인, 공예의 전통을 만들다"가 전시 중이다. 공예의 전통을 만든 장인들의 손에서 광석은 금속공예로, 흙은 토기를 거쳐 도자기로, 나무와 전복은 나전칠기로 새롭게 탄생했다. 고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공예와 장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전시3동은 사전가직물관으로 2층 상설전시실은 "자수, 꽃이 피다"가 전시 중이다. 자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편하며 일생상활 가장 가까이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자 공예 기법이었다. 여인들의 마음을 담은 문양의 의미와 자수 기법을 만날 수 있다.
같은동 3층 상설전시실은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가 전시 중이다. 궁중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화려한 문양이 있는 보자기에서부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보자기에 이르기까지 크기와 소재, 구성 방법 등의 차이와 보자기의 다양한 용도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동에 온 이유는 전망대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인왕산이 가장 멋있게 보이는 곳이라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안내문은 인왕산을 손에 담아보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그려보라는데, 글쎄(누구 따라하기 절~대 아님).
공예별당은 전시2동 뒤편에 위치한 한옥 건축물이다. 출입제한이라서 줌으로 당겨서 담았다. 박물관 규모가 이정도이니, 전시는 얼마나 대단할까? 그 대단한 이야기는 따로따로 리뷰를 할 예정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은 풍문여고 건물 5개 동을 리모델링해 건축한 박물관이다. 어쩐지 건물마다 개성이 넘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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