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전시3동 사전가직물관 2층 자수전
자수란 옷감, 헝겊, 가죽 등의 바탕에 여러 가지 색실로 무늬를 수놓아 장식하는 공예미술이라고 한다. 공예하면 대표적인 분야가 자수가 아닐까 싶다. 십자수 하나 제대로 못하는 꽝손에게 전통자수는 넘사벽이다. 애당초 배울 생각은 버리고, 작품 감상만 했다. 안국동에 있는 서울공예박물관 전시3동(사전가직물관) 2층 자수전이다.
전통 자수는 삼국시대에 이르러 크게 발전을 했다. 삼국사기에는 통일신라 흥덕왕 9년에 귀족 이외는 자수 장식 의복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당시 자수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자수 유물은 사슬이 연결된 모양의 수가 놓여 있는 조각천이 대부분이다.
자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려함이다. 그때문일까? 다른 전시관과 달리 배경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화려함은 빨간색이니깐.
자수 화조도 10폭 병풍은 꽃과 새를 그린 화조도를 수놓아 꾸민 열 폭 병풍으로, 폭마다 바탕천의 색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매화, 연꽃, 복숭아꽃, 월계화, 모란, 석류, 국화 등의 꽃과 그에 어울리는 여러 종류의 새 또는 나비 한 쌍씩을 수놓았다. 화조도는 장수, 부귀, 다산, 출세, 부부금술 등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자수 노안도 10폭 병풍으로 노안도는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화초도의 한 종류로 노후의 평안을 기원한다. 열 폭을 한 화면으로 삼아 쉰세마리의 기러기를 여러 색실과 자수기법을 사용해 생동감 있게 표현했고, 기러기 크기를 다르게 해 원근감을 줬다.
자수 병풍은 그림 병풍보다 제작에 품이 많이 들지만, 입체적으로 화려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이유로 통일신라 시대 이래 자수 병풍은 귀족과 부유층만이 누릴 수 있던 호사품이었다.
자수 사계분경도는 폭마다 다른 종류의 꽃과 분재를 수놓아 만든 네 폭 병풍으로, 고려후기 작품으로 국내 현존하는 자수 병풍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각형의 그림에 직물로 테두리를 둘러서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달리 사각형 직물 안에 자수가 놓여진 원형 직물을 배치한 보기 드문 구도라고 한다.
사는 동안은 다복하게, 사후에는 좋은 곳으로 가거나 환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땀 한 땀 수를 놓았다. 저녁에 지고 아침에 새롭게 피어나는 연꽃에는 환생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고, 악귀를 쫓아낸다고 믿었던 복숭아로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석류가 어린아이를 보호한다는 설화때문에 다산과 풍요를 소원할 때는 석류를 수놓았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물건에 소망이나 염원을 담을 수 있는 방법 중에는 자수가 있다. 병풍처럼 크고 화려한 물건을 비롯해 늘 몸에 지니고 활용하는 주머니, 안경집, 보자기와 옷, 쓰개, 신발에도 원하는 모양과 글자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여성의 혼례복인 활옷에는 봉황과 모란, 나비 등을 수놓아 행복과 자손번창의 소망을 담았다. 두 손을 모았을 때 자수가 잘 보이도록 소매 앞보다 뒤쪽에 수를 빽빽하게 놓았다.
유교를 나라의 근간으로 삼았던 조선에서는 유교적 소양을 쌓을 것을 사대부 남성에게 강조했다. 병풍 등으로 사랑방을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베개나 주머니 등 일상용품에 유고의 가르 침을 담은 구절을 수놓아 가까이에 두고 마음에 새겼다.
의약과 의술의 혜택이 부족했던 조선 후기, 많은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기에, 부모는 아이가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과 복을 의미하는 박쥐 모양을 비롯해 오래 살고 복을 많이 받으라는 뜻의 백수백복(百壽百福), 기쁜 일이 생기라는 뜻의 희 등의 글자를 돌띠, 굴레, 댕기, 주머니 등에 수놓았다.
자수 책가도 10폭 병풍은 서책과 문방사우 등 책거리를 수놓아 만든 열 폭 병풍이다. 폭마다 서책과 그릇, 여러 종류의 문방사우와 진귀한 소품들을 수놓았다. 두가지 색실을 합한 자수 실을 사용해 무늬의 색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자수의 역시는 길지만 제작자의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조선 시대에 궁에서 필요한 자수품을 제작한 수방 나인들의 이름이나 자수 솜씨가 뛰어난 인물에 관련된 일화가 더러 남아 있을 뿐이다. 근래에 들어서 자수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경제적 자립을 가능케 해 근대 여성들을 위한 신교육 과목으로 선택되었다.
수는 놓는 기법은 매우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선을 표현하는 기법과 면을 채우는 기법, 입체감을 주며 장식하는 기법 등이 있다. 이러한 기법을 활용하려면 수를 놓고자 하는 도안을 천에 옮겨야 한다. 수놓을 밑그림을 직접 바탕 천에 그릴 수도 있으나, 만들어져 있는 도안을 목판으로 만들어 찍거나 천 위에 종이 수본을 올려놓고 옮겨 그리기도 한다.
설명만 간단할뿐 실제로 해보면 엄청 어려울 거다. 십자수가 아닌 전통 자수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엄청난 ㄸㅗㅇ손이라서 엄두가 안난다. 수를 놓고 있는 나의 모습이라, 그날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물 들어 왔을때 노 저어라고 하던데, 지금 시작해 볼까나.
2022.04.07 -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서울공예박물관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서울공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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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올초에 다녀온 곳이지만
정말 다시 가고픈 곳이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멋진 곳 같아요. ^^
사극에서 대청마루나 방에 앉아 자수를 놓고 있던 아낙네들이 생각나네요.
저걸 한땀한땀 수 놓아서 다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예전에도 도안 같은 건 있었겠죠?(있었네요...)
도안도 없이 머릿속에 구상해서 모양을 잡고 색상까지 한 번에 했다면
정말 천재일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53마리의 기러기가 있는 노안도 10폭 병풍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오...고즈넉함이 물씬 나네요 실제로 접하면 감동이 더할것같아요!
저도 그 옛날 어떻게 저런 모양을 만들 수 있었을까 신기해 하며 전시를 봤었던 기억이 있네요.
포스팅 잘 보고 공감누르고 갑니다
요런부류의 전시회를 좋아해서 꼭 가보고싶네요^^좋은 정보감사합니다
포스팅잘보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후회보다 만족하는
행복한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구독도 하고 갑니다 소통하며 지내요 ~!
이런데가 안국동에 숨어있었네요.
안국역 근처에서 근무했었는데요.
그땐 못봤네요.^^
단아함 속에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이 바로 자수인 것 같아요.
사진으로만 봐도 넘넘 예쁩니다. ^*^
공예품이 너무 아름답네요~
섬세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자수가 정말 이쁘네요 ~ 실제로 가서 보면 더 이쁘겠어요 ~
실제로 보면 더 멋지겠네요 😀
포스팅 잘보고
공감 꾸욱 누릅니다 ❤️
편안한 밤 되세요 🤗
자수 박물관이 있군요 ㅎㅎ
저도 자수 배워보고싶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실천으로 옮기진 못했어요
저도 자수 박물관은처음이네요.
ㅎㅎ
잘 보고가요
훌륭한 전통 얘술입니다 ㅎ
볼 만 하네요^^
자수 꽃이 피다..어쩜 제목을 이리도 잘 지었을까~
우리는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감상할 뿐이지만
10폭 병풍을 완성하기 위해 호롱불 하나 켜놓고
쭈그리고 앉아 한땀한땀 수를 놓았을걸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ㅠ.ㅠ
손가락에 끼는 작은 골무 하나 생활용품에도 깊은 뜻을 담아 만든것 같아요
자수를 직접 놔본적 있는데 천이 엄청 촘촘하고
실도 가늘어서 어지간한 성품 아니면 바느질 하기 힘들거든요
지금 하라면 절대로 못할거에요~생각만해도 눈이 다 시리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