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에 이어 광화문 600년 세가지 이야기 그 마지막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다. 해방무렵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광화문은 시대의 바로미터였다. 아픔의 광장은 이제 그만, 이제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소통의 광장으로 다시 돌아와주렴.
광화문 거리는 조선왕조의 중심이었다는 역사성과 대한민국 정치 행정 외교의 중심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그리고 시민의 문화 활동과 집단적 의사 표현이 이루어지는 군중집회현장이라는 공공성이 혼재되어 왔다.
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 특별전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상징공간인 광화문 거리가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현장이었음을 재발견하고, 공간 변천에 따라 우리들의 기억에 각인된 다양한 의미를 되새겨 광화문 공간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1910년 일제는 식민 지배를 위해 경복궁 안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세웠다. 그리고 광화문을 해체해 경복궁 동문 북쪽으로 강제 이전시켰고, 이 거리를 광화문통이라고 불렀다. 광복 후 미군정은 구 조선총독부 청사를 군정청사로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군정청사를 중앙청으로 그 앞 광장을 중앙청 광장으로 불렀다.
일제 식민 지배 흔적을 지우기 위해 광화문 거리는 광화문통에서 세종로로 이름을 바꿨다. 정치적 혼란 속에 광화문 일대는 신탁통치 반대와 같이 정치적 시위가 일어나는 무대가 됐다.
광화문 거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곳이다. 대한민국 정·부통령 취임과 함께 1948년 8월 15일 중앙청 광장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선포식이 거행됐다.
한국전쟁은 중앙청에 인공기와 태극기가 번갈아 걸릴 정도로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중앙청이 화재로 파손되고, 광화문은 문루가 파괴되어 석축만 남게 됐다. 숱한 폭격과 시가전으로 광화문 일대는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된 채 폐허가 됐다.
광화문 거리는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4·19혁명의 주요 현장이다. 주변에 언론사와 중고등학교가 밀집된 영향이 컸다. 4·19혁명은 이듬해 일어난 5·16 군사정변에 권력을 장악당하며 반쪽의 성공에 그쳤지만, 광복 이후 광화문 거리가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소로 성격을 확립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60년대에 광화문 일대가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현대적 경관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현대식 건물이 하나둘 들어서는 가운데 정부는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세종로에 국가행정기관을 밀집시켰다. 1980년대 중반까지 광화문 거리는 권위주의 권력의 전시 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화되어 국군의 날 퍼레이드와 같은 공식적이고 엄숙한 행사 현장으로 활용됐다.
시민회관은 애초에 이승만 기념관인 우남회관으로 조성했으나, 4·19혁명 이후 시민회관으로 이름이 바뀌어 건립됐다. 1972년 화재로 소실되어 그 자리에 다시 지은 것이 세종문화회관이다.
1960년대 광화문 거리는 도시 인구 급증에 따라 심각한 교통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교통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세종로 사거리에 지하보도가 건설되고, 1968년에는 전차가 철거됐다. 인도와 차도가 분리되고, 세종로에서 보행자가 사라지면서 광화문 거리는 자동차 중심의 공간으로 재편됐다.
1961년 정부 신청사가 건립되고, 다음해 중앙청이 복구되어 중앙 행정기관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후 정부는 서울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국가 행정기관을 세종로에 집결시켰다. 1970년 19층 높이로 건립된 정부 종합청사는 광화문 일대가 조선시대 육조거리와 같은 맥락의 관청 거리로 회복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60년대 후반 급격한 경제성장의 영향으로 광화문 일대에 번화가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문화 예술 공간으로 국제극장과 시민회관, 예총회관이 있었고, 명문중고등학교와 다수의 유명 사교육 시설도 광화문 언저리에 자리를 잡았다. 세종로가 국가 권력의 무대였다면, 세종로 주변으로는 평범한 사람들의 자유롭고 개인적인 삶이 펼쳐졌다.
1980년 올림픽 유치는 도심부 전면 재개발과 함께 광화문 거리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정부 주도로 세계적 선진 도시에 어울리는 도심부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됐다. 그 과정에서 광화문 일대의 오래된 주택과 식당, 명문 학교와 학원, 출판사와 서점, 중소형 건물 상당수가 강남 및 주변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고, 그 자리에는 중대형 고층건물이 들어섰다. 오늘날 광화문 거리의 현대적 공간 구조는 대부분 1970~80년대에 확정되었다.
광화문 일대는 횡단보도 없는 자동차 중심 거리로 개발되어, 보행자들이 오랜 기간 육교나 지하보도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1999년 세종로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자동차 중심이던 광화문 거리는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광복 이후 미군정 청사, 국가 행정기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되었던 구 조선총독부 청사는 세워진 지 7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광복 50주년을 맞은 1995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건물의 첨탑이 제거되고, 이듬해 완전히 철거가 됐다. 이로써 광화문 공간에 군림해 온 일제 식민 권력의 상장물이 완전히 제거되었다. 이후 경복궁 복원사업이 본격화 됐다.
2006년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일환으로 콘크리트 광화문이 철거되었고,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재복원 작업이 진행되어 2010년 8월 15일 다시 일반에 공개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61년에 건립된 세종로 정부신청사 자리에 개관을 했다.
광화문 거리의 시민 참여형 광장 기능은 2000년대 들어 문화활동의 무대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새천년맞이 국민 대축제 행사와 2002년 월드컵 응원을 계기로 광화문 거리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탈권위주의적 축제의 장이 됐다. 정치적 시위도 이전의 과격하고 조직화된 거리 투쟁 방식보다는 촛불집회와 같은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형태를 띠게 됐다.
광화문 거리는 파란만장했던 대한민국 현대사의 목격자이자 주인공이다. 민주주의를 향한 정치적 열정이 표출되고,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졌다. 광화문 광장을 세대와 계층, 민족 그 어떠한 구분 없이 다양한 가치와 주제, 활동이 공존 소통 융합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광화문 광장은 2022년 4월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새로 발굴된 조선시대 유물들을 원형 그대로 전시하고, 옛 배수로를 재현한 물길을 조성해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가 살아 숨 쉬도록 할 전망이라고 한다. 섬이라는 오명을 벗어 버리고, 사람내음 가득한 진짜 광장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래본다.
경복궁 전경을 보기위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상에 갔는데, 이제는 5층으로 간다. 복원 중인 옛 의정부터에서 경복궁까지 전망이 끝내준다. 물론 옥상에서도 볼 수 있지만, 겨울은 추우니깐 따뜻한 실내에서 바라본다.
광화문 600년 세가지 이야기는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그리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를 보고난 후 스탬프를 받는다. 모든 전시를 다 관람했다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역사와 국립고궁 박물관은 그립톡을 준다는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달무드등을 준다. 각 박물관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니 전시도 보고 기념품도 받고, 이게 바로 일거양득이다.
2021.12.14 - 광화문 600년 세가지 이야기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서울역사박물관
2022.01.13 - 광화문 600년 세가지 이야기 "고궁연화"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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