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 운주당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대표 혹은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야 한다. 만둣집에서는 당연히 만두를 먹어야 하는데, 막국수가 매우 몹시 궁금했다. 겨울에는 평양냉면인데, 평냉이 아닌 비막을 먹는다. 물론 고기만두도 함께, 대흥동에 있는 운주당이다.
좁은문으로 들어와 통로를 지나면 번듯한 한옥집이 나온다. 숨은그림찾기는 아니지만, 밖에서 보면 한옥을 개조한 식당인지 아무도 모를 거다.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1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도착을 했다. 12시 무렵은 사람이 많아서 혼밥은 언제나 1시부터다.
만두 가격이 올랐다. 찐만두가 천원이 올라 7,000원이 됐다. 그래서 들기름막국수가 아닌 비빔막국수(8,000원)를 주문했다. 들기름막국수가 궁금했지만, 함흥냉면집에서 물냉면을 찾지 않기에 그나마 무난한 비빔막국수를 주문했다.
기본반찬은 덜 익은 배추김치와 잘 익은 깍두기다. 리필은 가능한데 셀프다. 비빔막국수용 식초와 겨자 그리고 가위가 나왔다. 면을 먹을때는 절대 자르지 않기에, 가위는 필요없다. 국물은 만둣국 육수이기에 후추를 톡톡했다.
물막국수는 살얼음 동동 육수때문인지 겨울에는 안된단다. 물막을 더 좋아하지만 없으니 비막이다. 김이 있으면 비막, 없으면 비냉일까나? 생각해보니 막국수에는 김가루가 꼭 들어가는데, 냉면에는 없다.
막국수의 매력은 투박하면서 무심하게 뚝 끊어지는 면발인데, 운주당의 막국수는 겁나 쫄깃하다. 마치 고급진 쫄면같달까? 탄력이 장난 아니다. 이렇게 쫄깃한 비빔막국수는 처음 아니 오랜만이다.
고기만두, 김치만두 다 먹어봤기에 고기만두를 찐만두로 주문했다. 반반도 되는데, 김치보다는 고기를 좋아하니깐. 역시 운주당은 만둣집이다. 직접 만든 만두로, 얇은 만두피에 속이 가득 들어 있다. 여기에 간장도 일반 간장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나 보다. 식초를 더한 듯 덜 짜고 새콤해서 만두랑 잘 어울린다.
간이 거의 없다보니, 간장은 필수 김치는 선택이다. 반으로 나눠서 깍두기랑 먹고, 배추김치랑 먹는다. 김치도 나쁘지 않지만, 담백하게 먹고 싶다면 오직 간장이다.
쫄면에 튀김만두를 같이 먹기에 한번 해봤다. 둘이 만나서 환상궁합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비빔막국수와 고기만두는 굳이 같이 먹지 않아도 된다. 혹시나 했는데 비막과 고기만두는 기대 이하다. 30% 남았을때, 식초와 겨자소스를 더하니 익숙한 냉면 맛이 난다. 예상치 못한 쫄깃한 막국수에 살짝 당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두는 역시 운주당이다.
운주당에 올때는 어김없이 용기를 주문한다. 위대하지 않기에, 만두는 2개만 먹고 나머지는 셀프포장이다. 요건 주말에 만두라면으로 해치울 생각이다. 겨울에는 연중행사처럼 평양냉면을 먹는데, 이번에는 아직이다. 무심하게 툭 끊어지는 메밀면이 먹고 싶으니, 육향 가득 평양냉면을 먹으러 운주당이 아니라 능라도로 가야겠다.
2021.12.13 - 시작은 만둣국 마무리는 만두국밥 대흥동 운주당
2021.11.24 - 속이 꽉찬 만두 국으로 찐으로 대흥동 운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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