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 도트블랭킷
브런치를 즐기지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아니다. 자주 접한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샐러드보다는 밥을 더 좋아하지만, 든든한 아보카도 파스타 샐러드라면 한끼 식사로도 괜찮다. 안국동에 있는 브런치카페 도트블랭킷이다.
서울공예박물관 관람을 너무 오래하다보니, 점심시간을 놓쳐버렸다. 브레이크타임이라서 갈만한 식당도 없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도트블랭킷 브런치카페 앞에 섰다. 사실 밥집을 찾으려고 안국동 일대를 한시간 가량 돌아다녔다는 거 안비밀이다. 찾다 찾다 못찾고, 시작점(서울공예박물관)에 다시 왔고, 처음부터 여기 갔더라면 이런 개고생은 안했을 거다.
브런치 카페는 혼밥보다는 여럿이 와서 먹어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너무 고팠기에 편견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도트블랭킷은 물만 셀프가 아니라 음식도 직접 가져와야 한다. 시원한 갈색이가 매우 몹시 생각났지만, 시원한 물 한잔으로 대신했다.
문 앞에 메뉴판이 있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주문을 했다. 브런치카페이니 브런치 메뉴에 적합한 한끼 든든 아보카도 파스타 샐러드(12,500원)을 주문했다. 참, 도트블랭킷은 선불이라서 주문과 동시에 계산을 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더니, 담음새가 예술이다. 샐러드는 섞어서 먹어야 하는데, 이건 요상태 그대로 먹어야겠다. 샐러드인데 파스타와 새우, 계란은 생이 아니라 조리가 된 상태다.
한 끼 든든 아보카도 샐러드 파스타는 아보카도, 새우, 계란, 파스타, 병아리콩, 올리브, 스위트콘, 방울토마토 그리고 샐러드 채소가 들어 있다.
샐러드이니 드레싱은 필수다. 향으로 녀석(?)을 정체를 충분히 알 수 있다. 바질페스토. 샐러드에 뿌리고 난 후, 남아 있는 부분은 삶은계란으로 처리 중이다. 왜냐하면 아까우니깐. 이렇게 먹는 사람이 별로 없겠지만, 요플레 뚜껑을 그냥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공감가는 부분이 아닐까?
소스 양이 적은 듯하나, 메뉴판에 소스 추가가 없다. 리필이 되냐고 물어보고 싶으나, 초보티가 날까봐 꾹 참았다. 소스는 넉넉하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았다.
아보카도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보카도를 재배하기 위해 들어가는 물 소비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기사를 본 후 자연스럽게 끊었다. 아보카도는 있어 보이려고 먹었던 과일이라서 금단증세 없이 잘 견뎠다. 딸기나 귤처럼 새콤한 과일을 좋아하는데, 아보카도는 고소하다고 하지만 기름지고 느끼하고 그랬다. 오랜만에 다시 먹었는데, 맛은 변함이 없다.
아보카도만 먹으면 이도저도 아닌 맛인데, 무엇을 더하면 신기하게도 맛이 확 산다. 아보카도가 갖고 있는 부드러운 고소함이 다른 재료와 만나 상승작용을 하나보다. 특히 블랙올리브와 매우 몹시 잘 어울린다.
양이 많아서 아보카도가 주연인 줄 알았는데, 주인공을 더 돋보이게 하는 여주인공 친구랄까? 확실히 단독보다는 같이 먹어야 좋다. 마치 버터인 듯 고소함은 더 풍부해지고,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아보카도 맛을 다시 알게 됐지만, 그렇다고 즐겨먹고 싶지는 않다.
한 끼 든든 아보카도 파스타 샐러드라는 이름처럼 든든하기는 하다. 하지만 샐러드여서 포만감은 없다. 여기에 호밀빵이나 베이글을 더한다면 진짜 든든한 식사가 될텐데 살짝 아쉽다.
텀블러가 있으면 종이컵은 필요없다. 예전에는 있어 보이기 위해 아보카도를 먹었지만, 지금은 아보카도 대신 텀블러를 챙긴다. 환경 파괴보다는 환경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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