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동 리치몬드과자점 성산본점
역세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빵순이에게는 빵세권이 더 중요하다.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온다고 온다고 하면서 이제야 왔다. 늦었지만 자주 올테다. 대한민국 명장이 만드는 빵, 리치몬드과자점 성산본점이다.
나폴레옹과자점, 김영모과자점 그리고 리치몬드과자점을 서울 3대 빵집이라고 한다. 그 시작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나폴레옹과 리치몬드를 다녀온 지금, 인정을 안할 수 없다. 김영모까지 가야 완성인데, 강남에 갈 일이 아직은 없다. 그나저나 3곳 다 제과점이 아니라 과자점이다. 빵집이니 제과점이 맞을텐데, 왜 과자점일까?
대학로에 있는 솔트24는 대한민국명인(2021년)인데, 리치몬드과자점은 대한민국명장(2002년)이다. 명장에서 명인으로 바뀐 것일까? 명장이듯, 명인이듯 나라에서 인정했으니 빵맛 하나는 확실할 것이다.
건물 전체가 다 빵집이라서 층별로 빵이 있는 줄 알았는데, 1층에 다 모여있다. 카페 공간을 제외하고도 규모가 꽤나 넓다. 동네 빵집 수준은 절대 아니고, 성북동에 있는 나폴레옹과자점처럼 거의 재벌 수준이다. 처음 왔으니, 어떤 빵이 있는지 스캔 시작이다.
굴짬뽕을 처음 선보인 곳이 안동장이라면, 처음으로 밤식빵을 만든 곳은 리치몬드과자점이다. 밤식빵은 어느 빵집에 가도 다 있기에, 그닥 궁금하지 않았다. 그런데 밤식빵의 시작이 여기라고 하니 매우 몹시 놀랍다. SINCE 1979, 신뢰가 팍팍팍~
판매순위는 모르지만, 리치몬드에 가면 밤식빵과 레몬케이크는 무조건 무조건이라고 한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있으니, 쟁반 위로 살포시 옮겨담았다.
밤식빵, 레몬케익 그리고 슈크림은 리치몬드과자점 스테디셀러 빵이다. 부드러운 슈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는데, 이번에는 못먹었다. 구입 후 바로 먹거나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데, 둘 다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기에, 매장에서 취식이 가능해지면 슈크림부터 먹을 생각이다.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최초로 밤식빵을 만든 곳이니, 무조건 구입을 했어야 한다. 그러나 밤식빵보다 더한 녀석이 등장했다. 공주밤파이, 파이 안에 공주밤이 통으로 들어있다. 그 맛이 매우 몹시 궁금하다.
땅콩크림에 약한 1인이라서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쟁반에 담았다. 겉과 속에 땅콩크림이 들어 있고, 으깬 땅콩도 잔뜩 들어 있다. 땅콩크림빵(2,900원)은 특별한 맛보다는 익숙한 맛인데 땅콩이 많아서 식감도 맛도 더 고소하게 느껴졌다.
진짜로 통밤이 파이 속에 들어 있다. 겉은 파이라서 바삭하고, 밤을 감싸고 있는 부분은 촉촉하다. 아몬드 페이스트라고 하던데, 부드럽고 달달하나 밤과 잘 어울린다. 밤식빵이 궁금하긴 했지만, 밤파이를 선택하기 잘했다. 양이 적어서 금방 사라지지만, 커피랑 잘 어울린다.
대체로 빵은 달고 고소한데, 레몬케이크(3,100원)는 상큼 고소 달달 촉촉이다. 겉에 하얀 부분은 달달함을 책임지고, 빵은 파운드케익인듯 촉촉하니 고소하다. 여기에 은은하게 퍼지는 상큼한 레몬향은 맛을 더 고급지게 만든다. 역시나 커피랑 잘 어울린다.
무화과를 생으로 먹어 본 적은 별로 없지만, 빵에 든 무화과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과일은 열을 가하면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는 법인데, 무화과는 예외다. 무화과 타르트에 스콘이 있지만, 무화과파운드(6,500원)를 선택했다. 이유는 처음이라서. 파운드의 부드러움에 무화과의 아삭함을 더하니 아니 좋을 수 없다. 그런데 단점이라면 양이 넘 적다.
구움과자 종류도 겁나 많던데, 다음은 구운 녀석들(?)로 가득 담아와야겠다. 이번에 놓친 밤식빵도 무조건 무조건이다.
2020.10.05 - 고급진 사라다빵과 토종밤식빵 서울미래유산 나폴레옹과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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