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포야채치킨 (in 신포국제시장)
먹거리가 많은 신포국제시장에서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고 익숙함을 찾는다. 시장 통닭에 대한 그리움과 매운맛에 약한 1인은 줄서서 기다리는 그곳이 아니라 여기로 향한다. 인천 신포국제시장에 있는 신포야채치킨이다.
자주 오고 싶은 맘은 굴뚝이지만, 어쩌다 사장이 아니라 어쩌다 4년만이다. 2018년에도 그집에 갔고, 2022년에도 그집으로 간다. 왜냐하면 그집은 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깐.
하지만 산동만두와 신포닭강정은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항상 줄이 있다. 산동만두에서 중국식 만두와 공갈빵을 먹어야 하는데, 4년 전에도 이번에도 결론은 못먹었다. 왜냐하면 줄서서 기다리는 거 너무너무 싫다.
예전에는 닭강정을 먹으러 신포국제시장에 오면 무조건 신포닭강정으로 갔다. 그때는 그리 맵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지 매운맛이 강해졌다. 예전에는 불닭발도 아주 잘 먹었는데, 지금은 생각만 해도 속이 아프다. 매운맛에 약한 인간이 되고 나니 신포닭강정을 멀리하게 됐고, 차선으로 신포야채치킨을 선택하게 됐다.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여기가 베스트다.
커다란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면, 신포국제시장의 명물(?)이 등장한다. 등대는 등대인데 바다가 아니라 시장을 밝히는 등대다. 겉옷을 벗어두고 나갔다가, 사진만 찍고는 후다닥 안으로 들어왔다. 왜냐하면 느무 추우니깐.
4년 전에 비해 가격이 천원 올랐다. 그때도 반반을 먹었고, 이번에도 역시나 야채치킨과 닭강정을 다 먹을 수 있는 반반(19,000원)을 주문했다. 그리고 치킨에는 뭐다? 치맥이다. 시원한 생맥주도 추가요~
요즘 케요네즈 양배추 샐러드를 주는 곳이 많이 사라졌는데, 신포야채치킨은 여전하다. 딱히 대단한 맛은 아닌데, 양배추의 시원아삭함에 케요네즈를 더하면 그 어떤 비싼 샐러드보다 더 맛나다. 단, 치킨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박물관 투어로 지친 나에게 생맥주는 오아시스다. 벌컥벌컥 들이킨 후 양배추 샐러드를 먹으니 이게 바로 행복이다.
녹차, 다시마 및 각종 야채로 밑간을 만들어 닭에 버무린 후 24시간 저온숙성을 한다. 고로 야채치킨은 담백하고 깊은 맛을 살린 웰빙치킨이라고 메뉴판에 나와 있다. 웰빙까지는 모르겠지만, 브랜드 치킨과는 맛이 다르다. 시장 통닭이 주는 그리움이랄까? 살짝 카레맛도 나면서 바삭함, 담백함 그리고 정겨움이 있다.
남들은 닭다리부터 먹는다지만, 특이한 입맛답게 목살부터 뜯는다. 먹을게 없는 부위같아 보이지만, 쪽쪽 빨아먹는 재미가 있다. 튀김의 정석은 겉은 바삭 속은 촉촉이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기름에 튀긴 음식은 나오자마자 먹어야 제맛이다.
닭강정은 확실히 양념통닭과는 다르다. 매운맛은 덜하고, 단맛은 강하지만, 기분이 나쁠 정도는 아니다. 물엿때문인지 끈적임이 과하지만, 요게 또 닭강정의 매력이다. 교촌치킨도 1인 1닭을 못하는데, 신포야채치킨은 1.5인분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양이 겁나 많다.
둘 다 먹을 수 없기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치킨은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먹기로 하고, 닭강정에 집중했다. 반마리는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버거웠지만 닭다리만을 남기고 성공했다.
여기서 잠깐, 어렸을때 닭다리는 아부지와 호적브라더만이 먹는 부위였다. 나도 닭다리 먹을 줄 안다고 칭얼대도 어무이는 무시를 했다. 그러다보니 닭다리를 제외한 다른 부위를 찾게 됐고, 아무도 건들지 않았던 목살과 가슴살은 언제나 내 차지였다. 어른이 된 지금은 닭다리를 맘껏 먹을 수 있지만, 기름져서 싫다. 하지만 목살과 가슴살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좋아한다.
신포국제시장에는 민어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민어가 여름 생선이긴 하나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통닭이냐? 민어냐? 살짝 고민을 하긴 했지만, 알콜에서 갈렸다. 초록이보다는 생갈색이가 더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에는 기필코 민어회를 먹을테다.
2018.08.17 - 인천 신포야채치킨 남들과 다른 선택 옳았다 in 신포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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