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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는 뭘 먹을까 늘 고민하지만, 막상 도착하면 가는데만 간다. 늘 변함이 없었는데, 폭염 앞에 무릎을 꿇고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갔다. 괜한 짓이 아닐까 했는데, 결과는 대만족. 몇년동안 바뀌지 않았던 인천 신포국제시장내 치킨집, 이제부터는 신포야채치킨으로 간다.

 

정말 눈이 왔으면 좋겠다.

날이 더워서, 날이 적당하지 않고 겁나 더워서, 모든 날이 다 폭염이다. 지난 번에 갔을때는 눈이 내렸는데, 지금은 땀이 내린다. 1호선 동인천행 급행, 시원하니 좋다. 급행이라 모든 역을 다 거치지 않으니, 냉기가 밖으로 빠지지 않아 훨씬 더 시원하다. 이곳이 지상낙원이구나 했는데, 동인천역에 도착해 전철 문이 열리는 순간 지옥을 맛봤다. 더구나 동인천역에서 신포국제시장까지 7분 정도 걸어가야 간다. 그나마 지하도라서 다행인데, 하필이면 휴가철로 상점마다 문이 닫혔다. 그래도 가야하니깐, 손선풍기를 들고 시장으로 갔다.

 

여름 전통시장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그늘이 있어 시원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내부의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시장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초입에 있는 닭강정집에서 나오는 엄청난 기름 열기로 인해 시장내부 온도는 바깥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서서 기다리는 분들을 보니, 더위도 식욕만은 이길 수 없나보다. 예전같았으면 저들처럼 저기 서 있어야 하지만,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치킨을 포기해야 하나? 아니다. 

 

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치킨집으로 가면 된다. 원래는 치킨만큼 신포시장에 명물인 민어회를 먹으러 가려고 했다. 혼자서 민어회는 부담스러우니, 민어탕이라도 먹어야지 했는데, 탕만은 주문이 안된단다. 회를 먹어야 탕을 먹을 수 있단다. 횟집을 나와 간 곳이 신포야채치킨이다. 늘 언제나 신포닭강정에 밀려 못갔던 곳인데, 플랜B는 너다.

 

에어컨 맛집으로 인정. 화장실이 내부에 있으며, 여자 남자 구분되어 있다.

찜통같은 시장과 달리, 안은 천국이다. 예전에는 낙서로 가득찼던 벽면이었던 거 같은데, 깔끔하게 내부수리를 했다. 2시 언저리여서 한적하다 못해 썰렁하지만, 다 먹고 계산할 즈음에는 북적북적해지기 시작했다.

 

양배추 추가는 셀프지만, 넉넉하게 나와서 리필을 할 필요가 없었다. 타는 듯한 갈증은 시원한 생맥으로 날려주고, 치킨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추억맛이 나는 양배추 샐러드를 먹었다. 주문은 반반(18,000원)으로 야채치킨 반, 닭강정 반이다.

 

신포야채치킨의 반반치킨 등장이오.

반반인데, 야채치킨이 좀 더 많은 거 같다. 혼자서 다 먹을 자신 완전 없다. 고로 포장을 생각해, 닭강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야채치킨

갓 튀겨 나온 야채치킨을 안 먹을 수는 없는 법. 딱 한점만 때렸다(?). 튀김반죽에 야채가 들어가서 야채치킨인 건가? 기존에 보던 후라이드와는 다르다. 매운맛은 전혀 없고, 기름 처리를 깔끔하게 했는지 엄청 담백하고 바삭하다. 양념소스가 나왔지만, 굳이 찍어 먹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면,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된다. 

 

닭강정

늘 갔던 신포닭강정은 언제부터인가 엄청 많이 매워졌다. 예전에는 고추를 곁들어 먹어야 "아~ 좀 맵네" 였는데, 지금은 그냥 맵다. 신포시장내 치킨집의 닭강정은 다 매운줄 알았다. 여긴 고추를 곁들어도 그리 맵지 않다. 또 소스가 많지 않아서, 바삭하다. 담음새는 부먹인데, 맛은 부먹보다는 찍먹같다. 

 

닭모가지살을 좋아하는 아니 좋아하게 된 1인이다. 뼈가 약하면 사골을 먹어야 한다고 했던가? 어릴때부터 목이 약해서, 목살을 먹으며 좋다고 누가 말했던 거 같은데, 그때는 진짜 믿었고, 지금은 먹다보니 그 맛에 빠져 계속 먹고 있다. 

폭염이 고마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니었더라면 여전히 늘 가던 곳만 갔을텐데, 덕분에 좋은 곳을 찾았다. 포장을 해온 야채치킨은 다음날 "어머니는 야채치킨을 좋다고 하셨어~♬" 반반은 이번만, 다음부터는 무조건 야채치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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