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포 3대 떡볶이를 다 먹었다. 폭염이 앞길을 막아도, 먹고자 하는 열정은 막을 수 없도다. 같은 골목에 있는 같은 떡볶이집, 근데 맛은 각기 다르다. 3곳을 다 가보니, 무조건 한번씩은 다 가야한다. 그런 다음, 개취에 따라 더 자주 갈 곳을 정하면 된다. 그나저나 다 맘에 들어서, 개인 취향이고 나발이고 하나만은 못 정하겠다. 마포 도화동에 있는 코끼리 즉석 떡볶이다.
떡볶이 골목에서 가장 먼저 있는 집인데, 가장 나중에 왔다. 이유는 혼자 먹기에는 난감한 즉석떡볶이 집이기 때문이다. 떡볶이 같이 먹으러 갈 친구와 함께 룰루랄라~ 줄서서 기다리기 싫어 일부러 늦게 갔는데, 딱 한자리 남아 있다.
안에 에어컨이 있지만, 테이블마다 불이 있으니, 그리 시원하지 않다. 그래도 먹고 싶었으니깐, 더위따위는 상관없다. 맛을 보기 전 분위기만으로도 어릴적 자주 갔던 학교앞 분식집과 비슷하다. 추억이 새록새록~
가격이 어쩜, 와우~ 순진무구할 정도로 착하다. 기본 메뉴는 추가가 안된다고 하니, 처음에 주문할때 잘 해야 한다. 떡볶이는 2인분이 기본이니 하나만, 대신 오뎅과 라면을 같이 주문했다. 추가메뉴는 3가지 뿐이니 다 주문했다. 튀김은 김말이, 야끼만두 그리고 못난이 각 하나씩, 계란은 2개, 그리고 공기밥은 나중에 볶음밥으로 먹을 예정이다. 이렇게 주문했는데, 가격이 8,300원이다. 참, 카드결제는 안되고 현금만 가능하다.
국물이 많아 보이지만, 어차피 끓이면서 먹어야 하니 괜찮다. 매운맛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던데, 이건 오리지널이다.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매운 떡볶이는 여기보다는 옆집인 마포원조 떡볶이가 더 나을 거 같다.
머리 위에서 에어컨 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불 앞에 있으니 덥다. 그래도 먹고자 하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즉석이니 먹을 타이밍이 중요할 거 같지만, 라면이 익었다 싶으면 그때부터 먹으면 된다. 더 졸아야 하므로 불은 끄지 말고, 라면 위주로 앞접시에 덜으면 된다. 어릴때 자주 먹었던 학교앞 떡볶이에 가장 근접한 맛이다.
즉석떡볶이의 장점은 먹을 수록 맛이 더 깊고 진해진다.
라면을 어느정도 먹었다 싶으면, 본격적으로 달려야 한다. 완숙 삶은계란의 노른자는 그냥 먹으면 뻑뻑하니 떡복이 국물과 함께 먹으면 좋다. 떡볶이 국물에 튀김 본연의 모습은 사라졌다. 흐물흐물해졌지만, 요게 또 나름 매력적이다. 촉촉해진 튀김은 정확히 반으로 나눠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떡은 식감은 밀떡인데, 크기나 생김새는 쌀떡같다.
챔기름 향이 팍팍~
포만감은 왔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 없다. 공깃밥을 주문하면, 주인장이 냄비를 갖고가서 밥에 김가루 그리고 고소한 참기름까지 넣어서 다시 갖다준다. 처음에는 죽같은 비주얼이지만, 계속 끓이다보면 볶음밥으로 변한다. 계란을 넣으면 더 좋다고 하니, 안 먹고 아껴둔 계란을 투하. 밥까지 먹으니, 포만감 폭발이다.
왼쪽부터 다락, 마포 원조 떡볶이, 코끼리 즉석 떡볶이다. 매운맛은 마포 원조, 학교앞 떡볶이는 코끼리 즉석, 푸짐 갑은 다락이다. 그리고 3곳 다 바삭한 튀김을 기대하면 안된다. 다같은 떡볶이이지만, 각기 개성이 다르니 3대 떡볶이라고 아닐 할 수 없을 거 같다. 다 먹어봤으니, 이제는 그날 기분에 따라 끌리는데로 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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