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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에 앉아 어느 부위인지 물어보면서 먹어야 하는데, 도착을 하고 보니 룸으로 가란다. 원하는 만큼 찍어야 만족을 하는데, 처음 만나는 이가 있으면 불편하고 어색하다. 특히 윗사람일 경우, 더더욱 움츠러든다. 그렇다고 안 찍을 인간이 아니다. 촬영보다는 먹고, 얘기하는데 집중했을 뿐이다.



구로역 애경백화점 뒤편에 있지요.


다찌는 비어있고, 테이블과 룸은 거의 꽉 찼다.


예전에는 독도참치였는데, 오랜만에 가니 동원참치로 이름이 바꿨다.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인데, 이름도 사람도 다르다. 000 이름을 말하니, 룸으로 안내해준다. 텅텅 빈 다찌를 보면, '저기 앉아야 좋은데' 하면서 직원을 따라갔다.



기본세팅


총인원은 3명인데, 나와 그가 알고 있는 너는 아직이다. 즉, 너는 우리를 다 알고 있는데, 우리는 처음 본 사이다. 너가 오려먼, 15분 정도 걸린다. 그때까지 이 어색함을 어떡하지. 그나저나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눈치가 보인다. 우선 바로 앞에 있는 앞접시와 수저를 찍고, 기본찬으로 가려고 하는데 '쟤는 왜 저러고 있지'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생각해보니, 서로 어색할 텐데 말도 안 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때야 음식을 보면, 자동적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고 말했더니, 알겠다는 표정이다. 그래도 어색했던지, 항공샷은 하나도 못 찍었다. 



메뉴판


동원참치 특선도 괜찮은데, 그는 로열 스페셜(55,000원)을 주문했다. 지금은 절대 못하지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소백산맥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소주의 소, 백세주의 백, 산사춘의 산, 맥주의 맥 여기에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웰치스까지 추가하면, 엄청난 녀석이 된다. 주류 페이지를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나 혼자서 피식 웃었다.




참치회가 나오기 전에, 뭐가 참 많이도 나온다. 처음에는 손이 안가지만, 참치회를 먹다 보면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하나씩 찾게 된다.




스페셜이라서 금가루가 내렸나 보다. 다찌에서 먹었더라면, 이게 어느 부위에요 하면서 물어보면서 먹었을 텐데,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그냥 먹어야 한다. 그나마 기름 많은 허연 부위보다는 빨간 부위를 좋아해서 다행이다. 스페셜이니, 주로 뱃살 위주와 특수 부위를 줬을 거야 하면서 먹었다.




참치만으로도 충분히 기름진대, 굳이 기름장에 조미김까지 더하지 않는다. 알싸한 와사비와 간장 그리고 무순만 있으면 된다.




느끼함이 올라온다 싶으면, 여기에 묵은지를 추가한다. 참치 회에 없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느끼함이 어느 정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한리필이니, 거의 다 먹었다 싶으면 자동적으로 리필이 된다. 룸이다 보니, 직원이 문을 열고 얼마큼 먹었나 체크를 한다. 한 접시를 다 먹는데, 정해진 시간은 없겠지만, 평균 시간은 있나 보다. 직원은 두번이나 문을 열었고, 세번째에 리필을 했다. 너와 그의 대화를 지칠 줄 모르고, 나는 참치와 대화를 나눴다. 가끔 그들 대화에 끼기도 했으나, 빨간 참치가 눈앞에 있으니 대화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미안하지만, 저는 좀 달리겠숨다.' 엄청나게 더우니, 녹색이는 최대한 자제를 하고, 오로지 참치만 공격했다.



새우튀김


참치조림과 맑은탕 같은데 안 먹어서 모름


뜬금없이 랍스터가 뙇


참치회의 느끼함에 지쳐갈 무렵, 색다른 녀석들이 등장했다. 참치회가 비쌀까? 랍스터가 비쌀까?




알던 맛이 아니다. 버터구이 같은데 풍미가 덜하고, 질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바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미리 만들어 놓고 데운 듯하다. 생각이 사실로 바뀌게 된 시점은 중간에 화장실 갈 때, 전자레인지 안에서 돌고 있는 랍스터를 봤다. 역시 참치횟집에서는 참치만 먹는 걸로.




원하면 리필을 더 해주겠지만, 우리의 젓가락 속도를 한없이 떨어졌다. 스피드를 올릴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너가 먼저 회는 됐고, 다다끼를 주문했다. 인당 3점씩인데, 너가 다 먹었다. 왜냐하면...




네기도로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끼함으로 충분한데, 부채질이 아닌 에어컨을 틀었다. 혼자 다 먹었다면,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엄청 매운 라면을 먹었을 테지만, 강제로 너와 그에게 먹으라고 했다. 



역시 네기도로는 느끼함의 끝판왕답다. 초생강과 무순 그리고 와사비까지 엄청나게 먹었는데도, 느끼함은 이틀정도 유지된 듯하다. 매움과 느끼함은 참 특이하다. 먹고 있으면 힘든데, 주기적으로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끼한 사람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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