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 찜, 탕은 2인분이 기본이라, 나홀로 먹기 힘든 메뉴다.
혼자서 다 먹을 수 있다면야 문제없지만, 그만큼 위대하지 않다.
그런데 대놓고 혼밥을 해도 된다고 하니, 이거 참 무지 반갑다.
신정동에 있는 24시 누름돌 생고기 김치찌개다.
혼밥에 24시간 그리고 가격까지 참 고마운 곳이 아닐 수 없다.
혼밥하는 분들이 은근 많다.
이런 곳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4인 테이블이다.
그래서 혼밥이 어렵다. 끓이면서 먹어야 하니, 불이 없으면 안된다.
혼자서 널찍한 4인테이블에 앉기란 여간 강심장이 아니면 힘들다.
특히 가장 바쁜 점심시간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2인분을 기본으로 하는 곳도 많아, 애당초 포기했다.
김치찌개 정도는 집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지만, 라면사리가 들어간 김치찌개는 집에서 먹기 힘들다.
라면이 들어가면 텁텁해진다면서 못 넣게 한다.
또 한 번 먹을 양이 아니라, 며칠 동안 먹을 양을 만들기에 면사리를 넣을 수가 없다.
대놓고 혼밥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과감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
"김치찌개 1인분(5,500원)이요 그리고 라면사리(1,000원) 추가요"라고 당당히 주문했다.
라면은 반쪽, 밥과 반찬은 리필 가능
직접 끓이면서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주문과 거의 동시에 상차림이 끝났다.
4가지 반찬이 있지만, 딱히 그닥 손이 가지 않는다.
김치찌개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육수가 많아 보이지만, 아직 라면을 넣지 않아서 그런 거다.
반찬에 밥은 무한까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리필이 가능하다.
옆 테이블에서 육수를 추가하고 있으니, 육수 역시 리필이 가능한가 보다.
테이블마다 작은 통이 있고, 그 안에는 생김이 들어있다.
김을 보니, 이따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보인다 보여.
에어컨 방향에 따라 김이 나고, 그 방향에 따라 시원했다가 덥다가를 반복했다.
7~8분 정도 끓인 후에 먹으면 된다.
6분 30초 즈음에 라면 투하.
꼬들꼬들 면발이 살아 있을 때 먹어야 제맛.
라면에 밥까지 역시 탄수화물이 좋구나.
생각해보니, 끓이면서 먹는 김치찌개는 처음이다.
만약 주변에 혼자서 먹는 사람이 없다면, 1인 식사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없다면, 못 들어왔을거다.
혼자 먹지만, 동지(?)들이 있어서 그런가 혼자가 아닌 거 같다.
라면 깔고, 김치 올리고, 두툼한 살코기로 마무리하면, 김치찌개 삼합이 됩니다~
여느 삼합보다 확실하게 아는 맛이니, 더 괴롭지 않을까?
가장 괴로운 사람은 나다. 직접 먹었고, 보았고, 느꼈으니깐.
건더기파답게 국물은 빼고, 김치와 고기만 잔뜩 담아서 쓱쓱 터프하게 비빈다.
혼자 먹으니 좋은 점은, 나눠줄 필요 없이 모두 다 내 거다.
김은 3장을 기본으로 깔아야 덜 뜨겁다.
여기에 터프하게 비빈 김치찌개 밥을 올리면 끝.
누린내 없는 생고기와 아삭한 김치 그리고 김의 향기까지 맛있으면 0칼로리라고 하던데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늦은 밤 이래도 되나 싶지만, 국물을 별로 안 먹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고 싶다.
아이폰으로 달님 찍기는 역시 힘들다.
김치찌개에 성공했으니, 다음은 부대찌개다. 찾아보면, 혼밥이 가능한 부대찌개집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부대찌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찾아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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