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김만수키친
평양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하고, 함흥냉면은 비빔이라 시원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 고로 시원열전에 적합한 냉면은 분식집냉면이며, 아삭한 열무를 더한 열무냉면이 딱이다. 인천 아니고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김만수키친이다.
김만수,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이다. 김밥의 김, 만두의 만, 국수의 수가 모여 김만수다. 분식이 먹고 싶을때는 어김없이 여기로 간다. 직접 만든 만두라 만두는 언제나 기본, 라면이나 쫄면, 비빔국수를 더해서 먹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름이고 시원열전을 해야 하니, 살얼음 동동 열무냉면을 먹을거다.
테이블이 그리 많지 않아서, 한창 바쁜 12시대는 피한다. 왜냐하면 혼밥이니깐. 1시가 지나, 한가로울때 들어와 QR체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맞은편에 있는 셀프바에서, 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장국을 가져오면 된다. 물도 셀프지만, 종이컵만 있어 마시지 않는다.
메뉴판에 열무냉면은 없지만, 계절메뉴라 여름에는 열무냉면과 열무국수를 한다. 국수보다는 냉면을 좋아하니, 열무냉면(7,000원)을 주문하고, 만두는 기본이라 고기만두(4,000원)를 같이 주문했다. 만두는 고기반, 김치반으로 먹으면 좋은데, 반반은 안된다.
고향만두에 비해서는 살짝 크지만, 왕만두는 절대 아니다. 그래서 반으로 잘라 먹지 않고 입이 작아도 한입컷이 가능하다. 얇은 만두피에 만두속은 꽉보다는 적당히 들어있다. 김치만두는 왠지 매울 듯 싶어, 맵린이는 올때마다 고기만두만 먹는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살얼음 동동 열무냉면이다. 역시 냉면은 사발이 딱이지, 길쭉한 중국냉면 그릇은 늘 어색하다. 냉면은 평양, 함흥 그리고 진주로 지역적인 차이가 있는데, 여기에 분식집 냉면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면이나 육수를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분식집 냉면도 정체성은 확실하니깐.
매운냉면이라면 삶은계란부터 먹지만, 안매운 냉면일 때는 마지막에 먹는다. 고로 삶은계란은 단무지 그릇에 옮겨 놓는다. 채썬 오이가 조금 있고, 그 아래에 양념장 그리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열무김치가 들어있다.
그래~ 분식집 냉면 면발은 바로 이거다. 메밀이나 고구마전분이 아닌 불량스런 면발이긴 하나, 이게 또 은근 매력있다. 면발이 질겨 가위가 필요하지만, 냉면을 먹을때 가위는 귀찮은 존재다. 냉면은 툭툭 끊어져도, 질겨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기에 가위질은 절대 하지 않는다.
열무냉면 때문인지, 에어컨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잠시나마 시원 아니 춥다. 이곳을 벗어나면 폭염이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그저 행복하다.
열무김치 하나 더했을 뿐인데, 냉면 맛이 이리도 달라질 수 있을까 싶다. 맛에 식감까지 여름 분식집 냉면은 열무가 답이다. 여기에 시원 새콤한 국물은 필수다.
냉면과 고기는 같이 먹어도 되는데, 냉면과 고기만두는 굳이 같이 먹을 필요는 없다. 고기만두는 냉면보다는 단무지가 더 잘 어울린다.
다 먹고, 국물 조금과 삶은계란만 남았다. 으깨서 먹을까 하다가, 탁한 국물이 싫어 따로 먹었다. 계란까지 다 먹고 나니, 아니 그 전부터 포만감은 왔다. 냉면만 먹었다면 살짝 아쉬웠을텐데, 고기만두가 그 아쉬움을 꽉 채웠다.
그나저나 시원열전도 좋은데, 이눔의 폭염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나? 대구의 여름이 대프리카라면, 서울의 여름은 울프리카다. 울고 싶을만큼 넘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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