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인삼추어탕
초복에 초계탕을 먹고, 중복에는 인삼추어탕에 인삼튀김을 먹는다. 몸보신 하나는 기똥차게 하고 있는데, 세월이 아니라 폭염 앞에 장사 없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폭염에 열대야까지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가 힘들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잘 챙겨 먹고 있다. 버텨야 스산한 가을을 만날 수 있으니깐. 충남 예산에 있는 인삼추어탕이다.
예산은 어죽이 유명하다지만, 어죽보다는 추어탕이 끌렸다. 둘다 보양식이지만, 어죽은 낯설고 추어탕은 여러번 먹어서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당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인삼이 들어있는 추어탕이니 더위로 지친 몸을 충전하는데 딱 맞는 음식이다. 사실 인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중복에는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어줘야 하니깐.
예산이 처음이니 뭐 먹어야 하나? 폭풍검색에 검색을 하다가, 인삼추어탕이 짠하고 나타났다. 추어탕에 인삼이라니 더이상의 검색은 불필요하다. 바로 이동을 했고 도착을 했다. 입식보다는 좌식테이블이 많은데, 테이블보다는 선반 위에 있는 유리병에 자꾸만 시선이 꽂힌다.
단골이 되면 인삼주 한잔을 마셔볼 수 있을까나? 인삼도 있고, 이름모를 약초도 보이고, 오른쪽에 있는 건 벌집이 아닐까 싶다. 주인장이 직접 담갔다고 하던데, 삼계탕을 먹을때 인삼주가 나오듯, 인삼추어탕이니 여기도 인삼주가 나올까나. 살짝 기대를 했는데, 아무래도 전시용인 듯 싶다.
이름도 그러하고, 메뉴판 맨 윗줄을 차지하고 있으니, 주문은 당연히 인삼추어탕(10,000원)이다. 그리고 대하와 추어튀김은 먹어봤지만, 인삼튀김은 아직이다. 고로 인삼튀김(10,000원)도 추가로 주문했다.
국내산 살아있는 생미꾸라지만을 사용한단다. 원산지 표시에서 인삼은 국내산이 아니라 금산이라고 지역명이 떡하니 나와있다. 새우를 빼고는 다 국내산이다. 추어탕 전문점답게 테이블에는 들깨와 산초가루가 있다. 일반컵과 종이컵이 있는데, 종이컵 안쓰기 운동을 혼자서 열심히 하고 있기에 일반컵에 물을 담아서 마셨다.
반찬으로 깍두기랑 배추김치 정도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양파절임에 샐러드, 감자사라다 그리고 편육까지 다양하다.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편육은 돼지머리고기가 아니라 돼지껍데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겨자 소스에 찍어서 먹어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없어 친구에게 다 양보했다.
친구는 막걸리랑 먹으면 더 좋겠다고 하더니, 한점 두점 잘 먹는다. 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쫀득하니 괜찮단다. 끝에 살짝 특유의 향이 느껴지지만, 과하지 않단다. 사람이 편식을 하면 안되는데, 육고기의 내장과 껍데기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신발을 튀겨도 튀김은 맛날 거라고 하더니, 쓰디쓴 인삼을 튀기니 꽤나 괜찮다.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은 인삼 특유의 쓴 풍미가 올라오지만, 꼬리부분은 고소고소하다. 인삼과 튀김옷이 따로 놀지 않아 조화롭고, 부드럽다고 할 수 없지만 딱딱하지 않아 먹는데 불편함이 없다.
흰쌀밥일 줄 알았는데 노란쌀밥이다. 설마 카레를 넣고 밥을 했나? 아니다. 노란빛깔의 주인공은 강황이다. 강황이 들어가 색은 변했지만, 맛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밥맛이다.
꽃은 인삼이고, 작은 사각형은 버섯인 줄 알았다. 근데 둘다 인삼이다. 인삼추어탕답게 인삼이 은근 많이 들어 있지만, 향은 강하지 않다. 처음부터 인삼을 넣고 끓이지 않고, 고명처럼 위에 올려진 듯하다. 추어탕이니 제피와 들깨가루는 필수다.
통추어탕에 도전을 하고 싶지만, 여전히 용기가 안난다. 어죽도 추어탕도 갈아서 먹다보니, 미꾸라지 튀김과 달리 통추어탕은 자신이 없다. 고로 우거지국같은 추어탕이 좋다. 질기지 않은 우거지는 부드럽고, 잘게 썬 인삼은 추어탕의 맛을 헤치지 않는다. 인삼향이 강해서 못 먹을 줄 알았는데, 기존에 먹었던 추어탕 맛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강황밥을 넣고 본격적으로 진격을 해야 한다. 추어탕은 갈증해소 및 피로회복에 좋고 이뇨, 해독작용이 우수해 간 기능 회복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칼로리는 115.4kcal로 1,000칼로리에 달하는 삼계탕과는 달리 저칼로리 고영양 식품이다. 복달임 음식으로 추어탕은 현명한 선택이다.
겉절이 같은 배추김치를 올려서 먹어도 좋고, 잘 익은 깍두기를 더해서 먹어도 좋다. 물론 담백하게 그냥 먹어도 충분히 좋다. 어떻게 먹던 맛나게 먹으면 그만이다.
추어탕에 속 인삼은 향이 강하지 않았지만, 인삼튀김 속 인삼은 향이 엄청 강하다. 튀김을 먼저 먹었더니, 뭘 먹어도 다 인삼맛만 났다는 거, 안 비밀이다. 몸에 좋은 인삼을 통으로 2개나 먹었는데, 워낙 날이 더워서 그런가? 약발이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도 먹었으니, 면역력은 예전보다 좋아졌을거라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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