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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동 도지네식당

집에서 밥을 먹을때 반찬을 두고 투정을 부려도 밥에 대해서는 토를 달지 않는다. 왜냐하면 밥은 무조건 맛있으니깐. 그러나 밖에서 밥을 먹을때는 반찬은 물론 밥도 중요하게 따진다. 미리 담아둔 공깃밥보다는 갓지은 밥이면 땡큐, 돌솥밥이면 게임 끝이다. 여의도에서 있는 도지네식당이다.

 

도지네식당은 리버타워 지하1층에 있어요~

여의도가 낯선 동네는 아니지만 63빌딩 주변에서 밥을 먹어본 적은 거의 없다. 건물 안에 푸드코트가 있지만, 좀 더 괜찮은 밥집을 찾아냈다. 폭풍 검색을 했는데 체험단 블로그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타워에 있는 도지네식당을 선택한 건, 단하나 공깃밥이 아니라 돌솥밥을 나온다고 해서다. 갓지은 돌솥밥, 더 이상의 수식어는 사치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난 뒤라 한산하다. 여의도에서 혼밥을 하려면 12시 즈음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엄청난 직장인 부대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들 틈에 끼여 불편하게 혼밥을 하기 보다는 조금만 참으면 된다. 그럼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반찬리필이 셀프지만, 한산할때는 셀프가 아니다. 종이컵에는 물, 사발에는 밥, 이렇게 하라는 의미일테지만, 밥도 물도 사발을 사용했다. 왜냐하면 종이컵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으니깐.

 

안주류에는 5초간 머물고, 55초는 밥류에 머문다. 돌솥밥에 법성포 보리굴비도 꽤 괜찮지만 점심가격치고는 후덜덜하다. 고등어구이에 순두부, 청국장도 좋지만, 비계를 못 먹으면서 이상하게 제육쌈밥에 시선이 꽂혔다. 불맛 제육볶음이라고 해서 매울까 걱정했는데, 일절 맵지 않단다. 그렇다면, "제육쌈밥 돌솥(9,500원) 주세요."

 

도지네식당 제육쌈밥 돌솥 등장이오~
상추쌈과 콩나물국

1인상이라 그런가? 반찬이 작은 쟁반에 올려져 나왔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요렇게 나오니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신경 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혹시 반찬 그릇을 하나씩 테이블에 올려놓기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겠지. 시금치나물, 콩나물무침, 김자반볶음 그리고 김치볶음까지 간은 짜지 않고 슴슴하다.   

 

기본 반찬처럼 제육볶음도 간이 세지 않고 보기와 다르게 매운맛도 거의 없다. 도지네식당은 전반적으로 간을 강하게 하지 않나보다. 1인분치고는 양도 넉넉하고, 비계 함량이 적은 걸로 봐서는 삼겹살 부위는 아니다. 제육볶음에는 삼겹살이 좋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비계를 못 먹기에 살코기가 많은 뒤나 앞다리살 부위를 선호한다.

 

돌숱 인정!

주문을 하니, 밥을 하는 시간이 있어 기다려야 한단다. 돌솥밥인데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했다. 밥이 나오기까지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읽으며 기다렸다. 작년에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을 끝내고 단편을 주로 읽어왔다. 올해 밀리의 서재에 토지가 전자책으로 업데이트 됐다고 하기에 냉큼 픽을 했고 기나긴 독서 마라톤을 시작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완독에 도전하다.

 

굳이 밥을 덜어내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되지만, 돌솥밥을 먹는 이유는 눌은밥을 먹기 위해서다. 그래서 밥을 박박 긁지 않고 솥에 붙어 있는 밥을 살려둔채 물을 붓고 다시 뚜껑을 덮는다. '우리는 이따가 다시 만나자.'

 

갓지은 돌솥밥은 밥만 먹어도 달달하고 구수하니 좋다. 어디를 가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번에도 잘 찾아왔음을, 스스로에게 무한 칭찬을 날리는 중이다. 따끈한 밥에 스햄 한 조각이라지만, 갓지은 돌솥밥에는 김자반이다. 개인적으로 살짝 구운 생김 + 양념간장 조합을 더 좋아하지만, 김자반도 괜찮다.

 

제육볶음은 무조건 쌈이 정석!

비계는 골라내고, 살코기만 공략을 한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상추가 있으니 무조건 쌈이다. 상추에 밥을 올리고, 여기에 제육볶음을 더한다. 아삭함을 위해 콩나물무침을 더해도 좋고, 달달한 볶은김치를 더해도 좋다. 간이 강하지 않으니 반찬에 고기도 2~3점을 더해도 안짜다. 만약 짜다면 밥을 더 추가하면 된다. 역시 밥을 먹을때 고기는 필수다. 이래서 채식주의자가 될 수 없다.

 

눌은밥으로 2차에 들어간다. 밥과 물이 만났고 여기에 돌솥의 온기가 더해져 갓지은 밥에서 구수한 눌은밥으로 다시 태어났다. 죽과 달리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으며, 밥이 품고 있던 맛있음이 물에 빠져나와 밥도 국물도 놓칠 수가 없다. 돌솥밥도 이리 매력적인데, 가마솥밥은 안봐도 비디오다.

 

놀은밥에는 제육볶음보다는 볶음김치나 시금치가 더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눌은밥에는 젓갈이지만, 없으니 볶음김치를 리필해서 마지막 밥알에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먹는다. 돌솥밥인데도 찰기가 살짝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공깃밥에 비해서는 백만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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