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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동 북한산제빵소 광화문점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로움은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 달달한 빵이 있고, 연한 커피가 있고, 싱그러움이 가득한 초록잎을 벗삼아 오후의 여유로움을 즐긴다. 나만의 아지트로 삼고 있는 곳, 내수동에 있는 북한산제빵소 광화문점이다.

 

본점은 은평구 진관동 은평한옥마을에 있지만, 거기보다는 내수동이 더 가깝기에 요즘 자주 가고 있다. 내수동에는 즐겨찾는 식당이 좀 있다. 밥집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빵집은 변함이 없다. 북한산제빵소보다 좋은 빵집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깐. 대로변이 아니라 골목에 있어 찾기 어려울 수 있다면 지도앱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살짝 외진 곳이라 할 수 있는데, 입소문이 많이 났는지 찾는 이들이 꽤 많다.

 

한옥을 개조한 듯한데,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는 보니 계절의 변화가 느껴진다. 한달만에 방문인데, 그때는 이제 막 새순이 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초록 나뭇잎이 가득이다. 4월에서 5월, 봄은 그렇게 점점 진해져간다.

 

비닐장갑이 왜 필요할까 했는데, 포장이 안되어 있는 빵을 집을때는 집게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 집게가 공용이니 여러 사람의 손을 아니 탈 수 없다. 고로 비닐장갑은 필수다.

 

지난번에는 점심시간 전에 와서 한가로움으로 시작해 북적북적해질까 떠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 오니,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로움을 즐겼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라서 그런가? 지난번에 왔을때에 비해 빵이 많이 섭섭하다. 빠진 빵도 있는 듯하고, 여백의 미가 무지 과하다. 치아바타는 샌드위치로 먹어야 좋기에 넘어가고, 공주통밤식빵과 우유식빵은 골라야지 하다가 다른 빵에 현혹되는 바람에 놓쳤다. 어차피 또 갈거니깐, 그때는 꼭 먹을테다.

 

크림치즈는 같지만 단호박보다는 크랜베리를 더 좋아한다!
카라멜, 맛차 그리고 치즈까지 타르트 종류도 은근 많아~
빨미까레는 지난번에 먹었으니 패쑤~
비주얼 끝판왕은 빅토리아 케이크!
마들렌은 커피랑 먹으면 좋다는데 다음 기회에~
스콘인듯 돌멩이인듯!

초코 크루아상을 한번 먹어봤다고, 이제는 초코 듬뿍 빵이 겁나지 않나보다. 빵오 쇼콜라를 보자마자 먹어볼까나, 감히 이런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두렵기에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원산지 확인하세요~

북한산제빵소는 빵집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기에 빵을 고르고 자연스럽게 커피를 주문한다. 카페인에 약한 1인이라서 언제나 약하게 해달라고 한다. A와 B중에서 고르라고 하는데 고소한 다크 초콜릿으로 했다. 사실 커피는 그저 쓴맛이라 구분을 못하지만, 커피에 오렌지 맛은 아닌 듯 싶어서다. 이랬다가 직원의 실수로 B를 줬는데, A라고 하면서 마실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확실하게 든다. 

 

1샷만 넣었다는데, 와우~ 겁나 쓰다. 직원에게 부탁해서 다른 머그잔에 더운물을 달라고 했고, 물을 더 타서 커피맛 나는 생수로 만들어 마셨다. 이렇게 마시니 커피가 갖고 있는 미묘한 맛의 차이는 절대 구분하지 못한다 .

 

크랜베리크림치즈, 빠다스콘, 치즈타르르 등장이오!

스콘을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딱딱한 스콘은 처음이다. 스콘 모양의 돌멩이라고 해도 믿겠다. 엄청난 단단함에 이건 무조건 엄마표 딸기잼이랑 같이 먹어야 하는구나 싶어서 바로 포장지에 넣어버렸다.

 

에그타르트가 최곤줄 알았는데 치즈타르트가 더 좋다. 눅진함에 부드러움까지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 아무래도 단단한 스콘과 부드러운 타르트는 상극이 아닐까 싶다. 둘 중의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타르르다.

 

호밀빵인 듯한 빵 속에 크림치즈와 크랜베리가 들어있다. 타르트를 먹은 다음에서 먹어서 그런지, 단맛이 일절 없다. 크림치즈의 부드러움과 크랜베리가 주는 식감은 좋지만 단맛이 부족하니 두조각만 먹고 나머지는 스콘과 함께 집으로 가져갔다. 왜냐하면 집에는 엄마표 딸기잼이 있으니깐.

 

지난번에는 빅토리아 케이크에 흠뻑 빠졌다면, 이번에는 빵집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 흠뻑 빠졌다. 좀더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눈 앞에 초록잎이 넘실거린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벗어둔 재킷을 다시 입어야 했지만 지금 이순간 봄에 흠뻑 취했다. 금주로 인해 술을 못 마시니는 이런 걸로 취하고 있는 나.

 

이런 쉼이 좋다. 바쁘게 움직이다 문득 멈춰서 숨을 쉰다. 눈을 감고 바람이 전해주는 봄내음을 느낀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깐의 쉼이 힐링이 된다. 예전에는 뭐가 그리 바쁘다고 앞만 보고 달렸을까? 여유는 누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있어 참 소중한 시간이다. 근데 살짝 잠을 자도 되겠지. 멍을 오래 때리다 보면 잠이 온다. (잊어버릴까봐 메모를 해둔 지금 이순간 나의 감정)

 

바로 다음날 먹어야지 했다가 냉동고에서 며칠을 보내고, 주말 아침에 브런치를 하려고 빵을 꺼냈는데 해동하는데 시간이 걸려 브런치가 아니라 늦은 오후 간식으로 먹었다. 돌멩이같은 스콘도, 달지 않은 크랜베리 크림치즈도 엄마표 딸기잼을 만나 드뎌 완성이 됐다. 앞으로 빵집에 갈때, 딸기잼을 챙겨서 가져 다녀야 할까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싶을때 북한산제빵소를 다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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