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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동 무교동북어국집

단일메뉴이기에 고민따위는 필요없다. 그리고 이거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몇명이요?" 이러면 끝이다. 해장으로도 좋고, 한끼 식사로도 훌륭하다. 밥을 말아서 아삭한 오이지를 곁들이면 어느새 한 대접 뚝딱이다. 북어해장국으로 유명한 다동에 있는 무교동북어국집을 또 찾았다.

 

지난번에 놓친 초란으로 만든 계란후라이를 먹으러 다시 찾았다. 예상은 했지만, 점심시간에 오니 사람이 많다.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구나 하고 바로 갔는데, 아뿔사 식당 안쪽에도 줄이 있다. 그나마 다행은 단일메뉴이고, 회전율이 빨라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기다리는 동안 주방 슬쩍 쳐다보는 중. 주방이 입구 부근에 있어, 보글보글 끓고 있는 북어해장국을 볼 수가 있다. 베이스는 사골국물, 그 위에는 동동동 헤어치고 있는 북어, 두부 그리고 계란이 있다. 기다리는 동안, 주인장에게 물어봤다. 초란 계란후라이는 먹을 수 있나요? 계란이 1시쯤에 오기에 지금은 먹을 수 없단다. 아~~~ 초란땜에 왔는데 먹을 수 없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랄까? 이때가 12시 40분, 앞으로 20분을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다.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 먼저 앉으라고 하면서 10분을 더 카운터 옆에게 기다렸다. 

 

내부 사진은 먹는 중간, 사람이 없을때 찰칵!

혹시나 1시가 됐는데도 초란이 못 먹을 수 있기에, 음식을 엄청 천천히 먹을 생각이다. 사진도 엄청 많이 찍고, 만약에 다 먹었는데도 초란이 도착하지 않았다면 리필(은 무료)까지 하면서 기다릴 생각을 했다. 

 

벽쪽에 있는 2인 테이블에 앉았다. 주문은 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음식이 나왔다. 천천히 나와도 되는데, 무교동북어국집은 스피드가 생명인지 엄청 빨리도 나온다. 참, 젓가락이 꽂혀 있는 건, 반찬을 덜어서 먹기 위해서다. 스댕 뚜껑을 열면, 오이지, 배추김치 그리고 부추무침이 들어있다.

 

기본찬은 향기 좋은 부추무침과 갓 담근 배추김치, 아삭하고 달달한 오이지다. 남으면 음식물쓰레기가 되니, 욕심부리지 않고 먹을만큼 아니 그보다는 적게 덜어 담는다. 부족하면 그때 더 꺼내면 되니깐.

 

물김치와 밥은 직원분이 가져다 준다. 국은 물론 밥도 무료 리필이다. 국물만 더, 두부랑 북어만 더, 리필을 할때 미리 말하면 그렇게 갖다 준다.

 

무교동북어국집 북어해장국 등장이오!

주방에서 북어해장국이 나오며, 직원은 마지막으로 후추를 톡톡 뿌린 후 테이블에 가져다 준다. 후추향을 먼저 후각을 자극하고, 그 뒤로 은은한 북엇국향이 코를 툭툭 친다. 양이 적어 보일 수 있는데, 냉면 대접이라 꽤 많다. 부족하면 리필을 하면 되니, 적다고 툴툴댈 필요없다.

 

설렁탕처럼 진한 사골육수는 아니지만, 국물이 꽤나 진하고 깊다. 여기에 푹 끓여 부드러운 북어와 보들보들 두부가 들어있다. 간은 거의 안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고로 테이블 위에 있는 새우젓을 넣거나, 부추무침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국물에는 영향을 전혀 주지 않고 잘 풀어진 계란까지 북어해장국 내용물 소개는 여기까지다. 부추무침을 넣어 간을 맞출까 하다가,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 새우젓만 살짝 넣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종이컵을 주는 식당이 많아졌다. 이해는 하지만, 종이컵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밥그릇을 이용하기로 하고 국에 밥을 다 넣었다. 원래는 반만 넣어서 먹다가 다시 넣어서 먹는데, 밥그릇을 물컵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 넣었다. 그리고 시원한 물 한잔을 들이킨다. 물 맛 좋구나. 이 사진에는 엄청난 씬스틸러가 있다. 

 

알 하나는 초란 계란후라이

그렇다. 그렇게 원하던 초란계란후라이가 드뎌 나왔다. 1시쯤에 온다고 했는데, 12시 55분에 나왔다. 단골들은 계란후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알 하나, 알 두개로 부른다고 한다. 미리 알고 왔기에 주문을 할때, 알 하나요라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초란 계란후라이가 꼭 먹고 싶다. 그러니 꼭 해주세요라고 미리 말을 했기에, "알 하나요"는 말하지 못했다. 초란이라서 노른자가 작다고 하더니 앙증맞다. 숟가락을 이용해 고소한 노른자는 후루룩 마시듯 먹은 후에, 흰자는 오이지를 올려 돌돌 말아서 한입에 먹는다. 

 

혼밥이지만, "알 두개요"해도 될 뻔 했다. 순식간에 초란계란후라이가 사라지고, 본격적으로 북어해장국을 먹기 시작했다. 소박한 북엇국에 익숙한 맛이지만, 집이 아닌 50년 전통의 서울미래유산에서 먹으니 또 별미다. 전날 술을 했더라면 더 진하게 다가왔을 테지만, 숙치가 없을때 먹어도 좋다. 

 

반찬을 남기면 안되니, 다 올려서 먹는다. 사실 북어해장국만 먹어도 되는데, 반찬에 따라 그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잘 익은 깍두기가 있다면 고민을 했을텐데, 개인취향은 부추무침과 배추김치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삭 달달한 오이지다.

 

리필의 유혹이 살살 다가왔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자신이 없기에 지금에 충실하기로 했다. 뚝배기가 아니니, 왼손을 이용해 기울린다. 그리고 숟가락을 이용하거나, 그릇을 들고 국물을 후루룩 마신다.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야무지게 다 먹었다. 마무리로 공깃밥 물컵으로 물을 시원하게 들이키고, 마스크를 쓰고 일어났다. 북어해장국에 초란 계란후라이가 먹고 싶다면, 12시가 아닌 1시에 가야 한다. 단일메뉴이니 자리에 앉은 후, "알 한개 또는 두개요"라고 말해야 한다. 참 초란계란후라이는 500원이니 두개는 선택, 한개는 필수다.

 

 

 

 

해장엔 단연코 북엇국 서울미래유산 무교동북어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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