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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로3가 땅끝마을 매생이굴국밥

초록빛깔 매생이의 계절이 돌아왔건만, 먹을 곳을 찾지 못했다. 마음은 장흥에 내려가 산지에서 바로 매생이를 먹고 싶지만, 현실은 서울이다. 어디 없나? 폭풍검색을 하니, 그리 멀지 않은 용산구 원효로3가에 땅끝마을이 나왔다. 가자! 매생이 잡으로 아니 먹으러~

 

땅끝마을로 검색을 하면 해남 땅끝마을이 나온다. 고로 이집을 검색할때는 용산이나 원효로를 추가해야 한다. 마포역 부근에서 버스를 타니, 강변북로를 조금 달리다 이내 원효로로 들어선다. 원효로3가 정류장에서 내린 후, 지도앱의 도움으로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기는 해남이 아니라 용산구 원효로에 있는 땅끝마을이다.

 

느즈막에 온다고 왔는데, 사람이 엄청 많다. 밖이 추워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혼밥이다 보니 출입문 바로 앞에 있는 2인 테이블에 앉았다. 왜냐하면 자리가 거기밖에 없었다. 이집을 찾는데 도움을 준 맛있는 녀석들, 땡큐 베리 머치. 

 

매생이 관련 메뉴도 많고, 그외 메뉴도 많다. 매생이는 11월부터 겨울철 먹거리이니,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다. 사실 땅끝마을은 9월쯤에 알았지만 매생이가 돌아올때까지 일부러 기다렸다. 굴국밥, 떡국 그리고 옹심이도 있던데, 이중 첫줄에 있는 매생이 굴국밥(7,000원)을 주문했다. 

 

매생이 굴국밥 등장이오~

오뎅볶음, 깍두기, 버섯볶음 그리고 김치다. 맛깔난 기본찬이 4개나 되다니, 공깃밥을 주문해 반찬만으로도 1공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다. 

 

초록빛깔 부침개는 바로 매생이전이다. 그런데 기본찬이라 그런지, 때깔은 녹색인데 매생이는 그닥 없어 보인다. 메뉴판에 매생이전이 있던데, 매생이가 가득 들어간 전을 먹으려면 따로 주문을 해야할 거 같다. 

 

매생이 굴국밥이라, 초록빛깔을 기대했는데 까만빛깔이다. 아마도 마지막에 김을 넣어서 그런 듯 싶다. 가운데는 꺼먼 김이 차지하고 있지만, 잘 보면 초록빛 바닷물이 보인다.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을 주는 이유는 김이 없어 뜨거운 줄 모르고 먹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뚝배기라 그런가? 김이 폴폴 많이 난다. 아마도 출입문 옆이라서 문이 열리고 닫힐때 들어오는 바람에 의해 김이 난 게 아닌가 싶다. 매생이가 처음은 아닌데, 이렇게 많이 들어있는 매생이는 처음이다. 그래서 혹시나 비릿한 향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일절 없다. 

 

굴국밥이니 굴도 있고, 국밥이니 콩나물도 있다. 그런데 내눈에는 너(매생이)만 보인다. 매생이는 비릿하지도 않고, 파래나 김처럼 특유의 향도 없다. 가느다란 실처럼 생김새만 독특할뿐, 맛은 담백, 고소, 깔끔이다. 

 

굴도 매생이도 지금이 제철이다. 작년에는 굴만 먹으러 다녔는데, 올해는 둘 다 같이 먹으러 다닐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매생이가 이렇게나 매력적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 

 

비주얼은 비호감에 가깝고, 비릿한 바다향이 잔뜩날 거 같은데, 전혀 일절 아니다. 김, 미역, 파래, 꼬시래기 등 그 어떤 해초보다 매생이의 향이 가장 순한 거 같다.

 

뜨거우니 덜어서 먹어야 한다!

뚝배기이기도 하지만, 뜨거운 열기를 매생이가 품고 있는지 무지 많이 뜨겁다. 고로 앞접시에 덜지 않고 먹으면, 입천장이 까질 위험이 크다. 국밥답게 콩나물이 있어 시원함이 더해졌지만, 매생이만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떡국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이는 또 가겠다는 시그널이다.

 

간도 슴슴하고 워낙 담백 고소해서 그냥 먹어도 충분히 좋지만, 맛깔난 반찬을 그냥 둘 수 없기에 같이 먹는다. 잘익은 깍두기와 갓담근 듯한 겉절이 중 늘 그러하듯 취향은 깍두기다.

 

반찬과 함께 먹어도 좋지만, 기본이 튼튼하니 매생이 굴국밥만 먹어도 훌륭하다.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풀어지니 식감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매생이 특유의 무언가가 있다. 먹었는데 먹지 않은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국물 한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다 흡입했다. 

 

땅끝마을에서 용문시장까지 300미터 정도 가야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봉평메밀을 아니 갈 수 없다. 방금 전에 매생이 굴국밥을 먹었는데, 바로 부친 메밀전을 보니 침샘폭발이다. 2차로 메밀전에 막걸리를 하고 싶지만, 요즘 혼술을 멀리하고 있어서 포장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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