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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동 능라도

능라도는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속한 섬이다. 여기서 대동강 맥주를 마시면 유유자적하고 싶으나, 지금은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그 날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가까운 마포동으로 향했다. 여기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능라도가 있으니깐.

 

본점은 분당에 있다는데, 평양에 비하면 멀다고 하면 안되갔지만 서울서쪽지역에서 분당은 멀다. 더구나 걸어서 10분 거리에 능라도 마포점이 있는데 굳이 차를 타고 분당까지 갈 이유가 없다. 고로 가까운 마포동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내부가 꽤 크다. 평양냉면집답게 자가제면을 하나 보다. 사진은 당연히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찍었다. 메밀면을 만드는 기계인 거 같은데, 뭘까? 물어보려고 하는데 소리가 들여온다. "맷돌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맷돌은 처음 본다. 거친 메밀을 가루고 만드는데는 이런 장비가 필요하나 보다. 

 

메뉴판

메뉴가 참 많던데, 내 눈에는 오직 평양냉면 너만 보인다. 불고기에 평냉을 같이 먹으면 참 좋은데, 점심치고는 가격이 너무 쎄다. 게다가 처음이라서 불고기와 평냉의 조합을 담에 하기로 하고, 평양냉면(13,000)원 주문했다. 혼밥하기 좋게, 제육도 녹두전도 반접시가 있다. 평냉과  녹두지짐이를 같이 주문할까 하다가, 냉면 양을 모르기에 먹다가 주문하려고 한다. 

 

누구의 손이 들어갔는지 모르는 수저통, 코로나19시대 사라져야 하는 식문화가 아닐까 싶다. 앞접시에 수저까지 유기라서 무게감은 있지만, 뭔가 있어보여서 좋다. 평양냉면을 먹기 전, 뜨겁고 구수한 면수로 속을 달랜다. 

 

능라도 평양냉면 등장이오~

기본찬는 백김치와 무절임이다. 슴슴한 평양냉면을 먹을때는 고춧가루 팍팍 들어간 간이 강한 반찬보다는 요런 반찬이 좋다. 냉면 맛을 헤치지 않으니깐.

 

평양냉면을 처음 먹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 맹물같이 깔끔한 육수는 난생처음이다. 진짜 맹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육수가 겁나 맑다. 고춧가루대신 파가 둥둥 떠 있고, 오이와 무절임이 보인다. 메밀면 위에는 수육 혹은 제육과 노란 계란지단이 올려져 있다.

 

나만의 평양냉면 먹는 법이랄까? 우선 면을 풀기 전, 육수부터 들이킨다. 혹시나 진짜 맹물이 아닐까 의심스러워 숟가락으로 살짝 먹어보니, 맹물은 확실히 아니다. 기름 하나없이 이렇게 맑고 깔끔한데 먹으니 은은하게 육향이 올라온다. 더불어 동치미 국물을 더했는지 동치미 특유의 산뜻한 맛도 함께 느껴진다. 맹물이 아님을 확인했으니, 숟가락이 아니라 그릇을 들고 육수를 들이켰다. 육수 추가 시 따로 돈을 내는 곳도 있다지만, 능라도는 아니다. 직원분에게 요청을 했더니, 육수를 아까보다 더 많이 넣어줬다. 

 

육수가 풍년이니 메밀면을 풀 생각도 안하고 계속 국물만 마시고 있다. 이렇게나 깔끔한데 육향이 느껴지니 신기하기도 하고, 닭살이 돋긴 하지만 차가운 육수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살짝 과하다 싶은 노란 지단을 앞접시에 걷어내니, 수육 혹은 제육 2점이 있다. 생김새만으로도 먹지 못할 거 같았는데, 역시 살짝 먹어봤더니 식은 고기는 내취향이 아니다. 다음에는 고기를 빼고 달라고 해야겠다. 남기면 음식물 쓰레기가 되니깐.

 

메밀껍질을 제거하고 면을 만든 거 같다. 육수도 그렇고, 면도 그렇고 능라도의 평양냉면은 맑고 깔끔하다. 육수도 좋았으니, 면도 당연히 좋을 거라고 지제짐작을 해본다.

 

육수를 너무 오래 마셨나 보다. 면이 잘 풀어지지 않아서 한참을 고생했다. 그냥 막 풀면 되는데, 메밀면이 끊어질까봐 살살 달래면서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나저나 맘에 안드는 식은 고기를 빼고 먹을 걸, 고기로 인해 육수에 기름이 둥둥 생겼다. 

 

양이 적으면 녹두전을 추가 주문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평냉 하나만으로 충분히 배가 부를 거 같다. 메밀면 특유의 까칠함과 투박함이 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입안 가득 면을 넣고 저작운동을 하면, 구수한 메밀향이 올라온다. 지난 여름 평냉을 안 먹고 기다리기 잘 한 거 같다. 차가운 육수에 슴슴한 메밀면은 추울때 먹어야 제맛이다. 

 

아삭한 오이와 달리 고기는 내취향 아님!

면발이 살짝 얇은 듯 싶지만, 메밀향을 느끼기에는 절대 부족함이 없다. 지단은 면과 함께 먹어도 되고, 그냥 처음에 후다닥 다 먹어도 된다. 개인적으로 살짝 과한 둣 싶어 빼놓고 먹었다.

 

추가한 육수까지 남김없이 다 먹었다. 맹물이지만, 엄연히 고기국물이다. 고로 포만감이 장난 아니다. 혼밥이라 바쁜 시간대를 피해서 가기도 했고, 사진 촬영에 천천히 먹다보니 어느덧 2시가 지났다. 쉬는 시간인데 어쩌나 했는데, 능라도는 직원들이 교대로 휴식을 취해서 브레이크타임이 따로 없단다. 그래서 잠시만 더 앉아 있었고, 만두를 빚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모양도 예쁜데, 만두소가 엄청 들어가는 왕만두다. 다음주에 평양온반을 먹어야지 했는데, 아무래도 만둣국을 먼저 먹어야할 거 같다.

 

 

 

 

담백함의 끝판왕 평양온반 마포동 능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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