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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도화동 히말라야어죽

코로나19가 가져단 준 변화 중 면역력에 관심이 많아졌다.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니, 더더욱 면역력을 챙겨야 한다. 올해는 독감예방접종도 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독감과 코로나 초기증상이 비슷하다고 하니깐. 무서운 주사를 맞기 전에 보양식을 먹어 몸보신부터 하자. 해산물을 좋아하니 깔끔한 어죽으로 도화동에 있는 히말라야어죽이다.

 

어죽은 충청도 토속음식이라 서울에서는 먹기 힘들 줄 알았다. 히말라야어죽을 알기 전 이야기다. 지난 봄에도, 여름에도 어죽으로 몸보신을 했으니, 가을에도 역시나 어죽을 먹는다. 

 

혼밥은 언제나 늦은 점심시간에 온다. 그래야 사회적 거리두기도 되고, 편안하게 밥도 먹을 수 있으니깐. 2층에도 공간이 있지만, 굳이 올라갈 이유가 없으니 1층에서 밥을 먹는다.

 

히말라야어죽의 장점 중 하나는 착한재료 공개가 아닐까 싶다. 이것만 봐도, 이집에 대한 신뢰가 팍팍팍~ 쌓여간다. 마지막 줄에 있는 아스파탐 없는 막걸리. 어죽과 함께 먹고 싶지만, 보양식이니 이번에는 알콜없이 어죽만 먹는다.

 

잘 익은 파김치를 넣고 끓인 아나고전골이 땡기지만, 혼밥이라서 무리다. 주인장이 양을 적게해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더 맛나게 먹으려면 둘이 와서 먹으란다. 올해가 가기 전에 친구랑 와서 꼭 먹어보리라. 주문은 "어죽(10,000원) 하나 주세요."

 

밑반찬 클라스~
고사리와 나물볶음 그리고 배추김치
낙지젓갈, 청경채볶음

짠맛 줄인 착한식당답게 반찬은 많지만, 간이 슴슴해서 괜찮다. 계란에 오이, 당근이 들어간 단호박 샐러드는 리필까지 하고 싶었지만, 다른 반찬이 많기에 덜 달라고 하지 않는다. 두부무침에 양념간장, 남의집 엄마에게서 우리집 엄마 맛이 난다.

 

충청도 토속음식 어죽 등장이오~

빨간맛 국물이지만, 보기와 다르게 매운맛은 그닥 없다. 먹다보면 살짝 매콤함이 느껴지지만, 신라면에 비해서는 덜 맵다. 어죽은 민물고기를 넣어서 비린내가 날 거 같지만, 단 1도 없다. 그리고 생선을 푹 고아서 발라낸 살을 넣어 끓인 죽이다 보니, 민물새우는 있어도 민물고기 살점은 전혀 없다. 참, 가능하면 종이컵을 쓰지 않으려고 하기에, 물은 마시지 않았다. 

 

빨간맛 강에 사는 들깨 섬. 들깨가루가 많은 거 같아도 국물이 텁텁하지 않다. 어죽을 먹기 전, 애피타이저로 단호박 샐러드를 먹는다. 아삭하게 씹히는 오이가 신의 한수랄까? 입맛 돋우는데 딱이다.

 

어죽에 면과 밥이 다 들어 있다. 면발은 쫄깃보다는 불지는 않았지만 많이 풀어졌다. 개인 취향은 쫄깃이지만, 어죽은 풀어진 면이 좋다. 면발 사이사이 끼어있는 밥알이라 면과 밥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

 

민물고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저 국물 속에 다 들어있을 거라고 본다. 고로 어죽의 핵심은 국물이다. 보양식이니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민물새우 옆에 있는 건, 보양식에 빠지지 않는 인삼이다. 인삼 한뿌리였다면 과했을텐데, 채로 썰어서 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없다. 보양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먹자마자 바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솔직히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마음만은 그렇게 느끼기로 했다.

 

맛깔난 밑반찬을 그냥 둘 수 없다. 간도 강하지 않으니, 어죽에 올려서 먹으면 좋다. 낙지젓갈도 올리고, 고사리볶음도 올리고, 청경채에 나물볶음도 올려서 마구마구 먹으면 된다. 질그릇이라고 해야 하나? 뚝배기처럼 온기가 오래 지속되니, 뜨겁지는 않아도 다 먹을때까지 따끈함을 유지한다. 

 

면은 다 먹었지만, 아직 밥이 남아 있다. 어죽 국물을 흠뻑 먹은 밥알, 치아가 없어도 후루룩 후루룩 잘 넘어간다. 아스파탐없는 막걸리가 살짝 그립지만, 면역력을 위해서는 어죽만 먹는다.

 

면을 다 먹은 줄 알았는데, 조금은 남아 있었나 보다. 밥과 함께 올라오는 면발, 이또한 좋지 아니한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면역력을 더 챙겨야 하는 요즘, 든든한 보양식으로 내 몸은 내가 챙기자. 그나저나 독감예방주사는 처음인데,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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