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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도화동 황태뚝배기해장국

날씨가 추워지니, 저절로 뜨끈한 국물을 찾게 된다. 예전에는 해장을 위해 갔더라면, 이번에는 한뚝배기 하러 갔다. 끝까지 따끈하게 먹기 위해서는 뚝배기가 딱이니깐. 황금빛깔 황태가 그득 들어있는 황태떡국 먹으러 도화동에 있는 황태뚝배기해장국에 간다. 

 

초록빛 바다와 같았던 나무잎은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노란 은행잎처럼 노란 아니 황금빛깔 황태를 먹으러 간다.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그 음식, 해장으로도 좋지만 든든한 한끼 식사로도 훌륭하다.

 

여름에는 황태냉면을 먹을 수 있지만, 황태는 시원보다는 뜨거워야 한다. 나름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갔는데, 나와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앞에 두팀 정도 있기에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추운 날씨에는 황태가 딱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한두 자리를 빼고는 꽉 찼다. 혼밥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고, 여기 혼밥러 추가요. 늘 그러하듯, 명부를 작성하고 손소독제로 손을 딱은 후 자리에 앉았다. 

 

황태해장국에는 밥이 나오고, 황태떡국에는 밥이 안나온다. 밥도 면도 딱히 끌리지 않기에 황태떡국(8,000원)을 주문했다. 떡국을 주문하면 마트용 만두 2개가 들어있는데, 온전히 떡국만 먹고 싶어서 만두는 빼달라고 했다.

 

푸짐한 황태떡국 등장이오~

깍두기, 부추무침 그리고 배추김치는 변함이 없다. 깍두기는 먹기 좋게 잘 익었고, 배추김치는 갓담근 겉절이 같다. 양념이 과하지 않은 부추무침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국에 넣어서 먹어도 좋다. 해장국을 주문한 옆테이블을 보니, 음식이 나오자마자 부추무침을 잔뜩 넣는다. 첨부터 넣어서 먹어도 되지만, 본연의 맛을 즐긴 후에 넣어서 먹을 생각이다.

 

뚝배기답게 보글보글 잘 끓고 있다~

김가루가 적당하니 맘에 든다. 김을 좋아하긴 하나, 과하면 국물맛을 헤칠 수 있으니깐.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된장찌개나 계란찜 뚝배기에 비해 황태뚝배기해장국의 뚝배기는 크기가 약 2배 정도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양이 엄청 푸짐하다. 

 

황태도 많이, 떡국도 많이, 손이 큰 주인장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연사촬영까지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도 뚝배기라서 무지 뜨겁다. 뜨거운 거 잘 못 먹는 1인이니, 앞접시에 덜어 먹어야 한다.

 

촬영을 위해 예쁘게 담아요~

국물부터 시작한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건더기를 먹지 않아도 국물에 모든 맛이 다 들어 있다. 깊고 진한 국물은 황태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쫀득한 떡국과 황금빛깔 황태는 절친인듯 잘 어울린다.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까지 더하면, 반찬 없이 떡국만 먹어도 좋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김치를 더하면 맛은 더 풍부해진다. 

 

잘 익은 깍두기는 달큰하니 시원한 맛을 주고, 부추무침은 부추 특유의 향이 더해저 미각에 후각까지 다 만족시켜준다. 그에 비해 배추김치는 좀 더 익은 김치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겉절이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도 있을테니,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은 깍두기와 부추무침만으로도 만족이다. 이번에 만두를 뺴달라고 했듯, 다음에는 배추김치를 빼달라고 해야겠다. 왜냐하면 백퍼 남길테니깐.

 

부드럽기에 황태만 먹어도 좋아~

끝까지 담백하게 먹고 싶지만, 부추를 아니 넣을 수가 없다. 뜨끈뜨끈한 국물에 살짝 익은 부추는 생으로 먹을때에 비해 풍미가 더 진해진다. 그저 부추 하나 넣었을 뿐인데, 맛의 차이가 확 난다. 부추로 인해 건강식 느낌도 살짝 나고, 안 넣었으면 후회할뻔 했다.

 

3번 정도 앞접시에 덜어서 먹었는데도, 뚝배기의 온기는 여전하다. 접시에 남아 있는 부추무침을 모두 넣고, 뚝배기 기울기 전법을 구사하면서 저작운동은 멈추지 않는다. 포만감은 아까 찾아왔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한입만, 한입만 하면서 과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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