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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밭수목원 은빛여울길

여름은 채도가 높은 계절이다. 하늘도, 나뭇잎도, 화려한 꽃도 본인이 갖고 있는 색 중 가장 맑고 강한 채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은 강렬하다. 호수 옆 수변데크길을 걸으며 망중한을 즐긴다. 흐르는 땀은 시원한 바람에게 맡기고, 여름 향기만 내안에 가득 채우다. 도심 속 인공수목원 대전 한밭수목원 두번째 이야기다.

 

가까이에서 볼때는 몰랐는데, 멀리서 바라보니 장미원이야 말로 마법의 성이었다. 키가 큰 나무들 사이에 숨어 있는 장미원, 눈을 감았다가 뜨면 마치 사라질 거 같은 마법의 공간이다. 방금 전에 있었는데도 벌써 그립다니, 내년에 또 와야겠다.

 

수국원
산수국
장미와 수국은 개화시기가 다르다.

장미에 이어 수국까지 봤으면 완벽인데, 개화시기가 달라서 아쉽다. 개인적으로 장미보다는 수국을 더 좋아하지만, 후회는 없다. 수국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을니깐. 이제 막 본인의 색을 찾기 시작한 수국, 지금 모습도 충분히 예쁜데 꽃이 활짝 피며 얼마나 더 예쁠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인공수목원에 있는 인공호수,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니 전혀 인공스럽지 않다. 작은 분수에서 퍼져나오는 물줄기로 인해 호수 주변은 다른 곳과 달리 덜 덥게 느껴진다. 단, 그늘이 없으니 양산은 필수다.

 

수달 가족(진짜 아님)
카메라 프레임으로 들어온 잠자리 2마리 순간포착

여름 향기는 후각뿐만 아니라 시각과 촉각으로도 느껴야 한다. 지금 이모습이, 지금 이순간이 여름 향기이기 때문이다. 

 

호수이니 수생식물이 있는 건 당연지사
연꽃이 방긋

 

수생식물만 있지 않고 물고기도 있지요~
줌으로 조금만~

더더더 줌으로 당기니 핑크핑크 연꽃이 가득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담고 싶지만, 연못에 들어갈 수 없으니 이렇게 보는 걸로 만족이다.

 

수달에 이어 백로(?)도 모형

초록초록 잎들 사이로 붉게 물든 양귀비꽃, 장미만큼 너희들도 예쁘다. 인정!!

 

햇살을 듬뿍 받은 강아지풀 솜털, 멀리서 볼때는 부들부들거릴 거 같은데 실제는 무지 따가울 거 같다. 고로 만지지 말고 보기만 하는 걸로.

 

오른쪽 끝 어딘가에 장미원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절대 안보인다. 설마 마법처럼 사라진 건 아니겠지. 수변데크길 끝에서 초록으로 물든 여름을 마주하다. 세상에 참 많은 컬러가 있는데, 힐링을 주는 컬러는 녹색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차분해지니깐 말이다.

 

또 만났네, 또 만났네~

양귀비꽃을 제대로 담고 싶었는데, 짖궃은 바람으로 인해 촬영 포기다. 정말 한참을 기다렸는데, 꽃잎이 내맘대로 안된다. 가만히 있으라고 말도 못하고 속만 태우다, 꽃 너머에 있는 화장실과 그 옆에 있는 매점으로 갔다. 잠시 쉬는 시간,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시원한 생수로 갈증을 채웠다. 참, 몰래 꺼낸 건 아니고 돈을 내고 구입했다. 

 

암석원이자 전망대로 가는 길

암석원은 고산식물과 바위에 붙어사는 다육식물 등 고산지대나 들판의 암석지대에 낮게 자라는 여러 유형의 식물들 중에서 적당한 식물을 선택해 불규칙적으로 돌출된 바위틈이나 암석 위에 심어 놓은 형태를 말한다. 한밭수목원은 우리나라 백두산과 한라산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고산식물을 비롯해, 미국 록키산맥, 네팔의 히말라야, 알스프에서 온 외국 고산식물 등 총 120여종의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

 

산수국인 거 같은데 아닐수도

암석원을 보면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라고 하지만, 그리 높지 않고 길도 일절 험하지 않다. 전망대라고 해서 살짝 쫄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오르기 잘한 거 같다.

 

뚝향나무 '바 하버'

다른 곳에서 봤다면 잔디나 이끼라고 생각했을 건데, 암석원이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맘에 자세히 보게 된다. 측백나무과의 두송 '에푸사'라고 한다. 상록침엽교목으로 북부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꽃은 5월에 피고 열매는 이듬해 10월에 익는다고 한다.

 

너의 이름은 일본조팝나무 '나나'

암석원이란 곳 자체가 생소했는데, 나무나 풀마다 이름표가 있어 한번은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나저나 벌써 전망대에 다 왔다.

 

매점 주인장이 전망대가 높지 않지만, 은근 전경이 괜찮다고 하더니 역시 그렇다. 한밭수목원 동원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아쉬운 점이라면 장미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

 

아하~ 진짜 전망대는 여기!

전망대에서는 동서남북 4곳으로 나눠 대전의 명물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건,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 있는 한빛탑이다. 오래 전에 소풍인듯, 현장학습인듯 한번 갔던 적이 있는데, 어떤 곳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 아마도 친구들이랑 노느라 관심이 없었던 거 같다. 이번에는 멀리서 봤지만, 다음에는 한빛탑에 올라가고 싶다. 

 

꽃반지 끼고~

꽝손이다 보니, 꽃반지 하나 만들지 못한다. 반지에 팔찌에 화관까지 짠하고 만들고 싶지만, 그냥 바라만 본다. 꽃은 바라볼때가 가장 예쁘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하늘에서 눈이 내려???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멀리서 봤을때는 하늘에서 눈이 온 건가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꽃이다. 어떤 나무인지 무지 궁금했는데 마침 이름표가 있다. 산딸나무란다. 나뭇잎에 꽃이 올라 앉은 듯, 생김새가 너무 특이하다. 이름은 다 알 수 없더라도 그동안 많은 꽃을 봤는데, 산딸나무꽃은 처음이다. 볼거리 많은 한밭수목원, 이번에는 동원에서 그쳤지만 서원에 이어 한빛탑까지 대전으로의 여행을 자주 떠나야할 거 같다. 동원밖에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내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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