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투어 2탄 경기도 평택시 농업법인 좋은술
이렇게 빨리 양조장투어 2탄을 할지 몰랐다. 역시 현지인 친구가 있으면 진행속도가 빠르다. 평택에 두곳에 양조장이 있다고 하니 같이 가잖다. 아싸~ 우리 전통주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왜냐하면 일률적인 맛이 아니라, 양조장마다 맛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향에 맛까지 좋은 천비향을 만나러 좋은술 양조장으로 간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역의 양조장을 직접 찾아가서 술 시음 및 견학과 함께 지역 관광까지 할 수 있는 체험과 관광이 결합된 양조장 관광 상품이다. 2020년 현재 대한민국 전역 42개의 양조장이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에는 총 8곳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있는데, 그중 2곳이 평택시에 있다.
양조장 방문을 꺼려하는 곳도 있다지만, 찾아가는 양조장은 언제나 환영이다. 단 방문 전 전화는 필수, 술빚기나 시음 행사같은 경우는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을 해야한다. 좋은술은 10명 이상일 경우 술빚기 체험을 할 수 있지만, 둘이서 갔기에 간단하게 시음만 했다. 그나저나 입구 바로 옆에 여권처럼 생긴 수첩이 놓여있다. 뭐지 했는데, 스탬프 수첩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을 방문해 25개 이상의 도장을 받으면 기념품을 준단다. 딱히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도전이다.
실제로 술을 빚는 양조장은 관계자외 출입금지다. 살짝 구경은 할 수 있지만, 사진 촬영은 안된단다. 궁금은 했지만, 촬영을 못한다고 해서 관뒀다. 공방인듯 착각할만큼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지만, 양조장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술이다. 좋은술에서 어떤 술을 만드는지, 진열장만 봐도 훤히 알 수 있다.
오호라, 우리술 품평회에서 두번이나 대상을 받았단다. 그리고 청와대 만찬주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건배주였다니, 술에 대한 기대감이 +100 상승했다.
시음 체험을 유료로 진행하는 양조장과 달리, 좋은술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딸랑 시음만 하고 나오기에는 민망할테니니, 전통주 한병 정도는 구입해야 한다.
고려시대 몽골에 의해 증류주 방식이 전파가 됐다고 한다. 고려시대 혹은 조선시대때 사용하던 증류주를 만드는 장비가 아니었을까 싶다. 탁주나 약주를 증류하면, 고작 30%만 소주가 된다고 한다. 소주를 빚는 과정이야 말로 한땀 한땀이 아닐까 싶다.
탁주, 탁주, 생주 그리고 약주. 시작은 가볍게 4병이다. 술을 다 마시겠다는 건 아니고, 시음이니 한잔씩해서 향과 맛을 볼 생각이다. 도수가 낮은 술로 시작해 점점 높은 술로 넘어간다.
택이는 평택의 그 택이가 맞다. 평택에서 자란 찹쌀과 맵쌀로 만든 탁주이기 때문이다. 아스타팜같은 인공감미료는 대신 우리밀 누룩을 사용했으며 알콜은 8%다. 인공감미료가 없는데도, 은은한 단맛이 돌면서 맛이 부드럽다. 목넘김도 좋고, 트림을 유발하는 거북한 느낌은 일절 없다.
이름 그대로 술예쁘다. 딸기를 갈아 넣은 막걸리가 있다고 하던데, 혹시 그런 종류인가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다. 붉은 술의 비밀은 홍국쌀로 붉은 누룩을 발효해 만든 쌀이라고 한다. 택이처럼 평택산 맵쌀과 찹쌀이며, 우리밀누룩에 알콜은 13%다. 도수만 보면 택이에 비해 독한데, 맛은 더 순하다. 이걸 얼려서 떠먹는 이화주처럼 먹으면 좋겠다.
천비향 생주도 탁주로 알콜은 14%다. 오양주 방식으로 술을 만드는데, 술을 다섯번 빚어 발효시킨 탁주다. 즉 쌀과 누룩을 이용해 밑술을 빚은 다음 덧술을 네번 더 빚어 미생물 배양을 극대화시켜 완성한 술이다. 초기발효 10일, 후발효 100일 이상의 숙성을 거쳐 부드러운 맛과 깊고 풍부한 향을 갖고있다. 그 전에 마신 탁주도 좋았지만, 생주라 그런지 향도 맛도 더 진하다.
드디어 기다린 천비향 오양주 약주다. 두번이나 대상을 받았고, 청와대 만찬주에 아세안 정상들이 마신 그 술이 지금 내 앞에 있다. 평택산쌀과 우리밀누룩 그리고 정제수로 만들었으며, 알콜은 16%다. 개인적으로 도수가 높은 소주보다는 약주를 좋아하는데, 천비향 오양주 약주를 싫어한다면 이는 배신이자 배반이다. 누룩이 갖고 있는 특유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고, 은은한 단맛이 뒤따라 온다. 왜 상을 받았고, 왜 정상들이 마셨는지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3가지 탁주에 약주까지 시음이 끝났구나 했는데, 주인장이 술맛을 좀 안다면서 소주를 마셔보란다. 화주는 천비향 오양주 약주를 증류해 1년 이상 숙성한 소주로 알콜은 40%다. 확실히 소주로 넘어가니 독한데 신기하게도 목넘김은 엄청 부드럽다.
천비향 화주도 천비향 오양주 약주를 증류한 소주로 알콜은 화주보다는 좀 더 높은 53%다. 독주치고는 목넘김 하나는 부드럽지만, 이때부터 입술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독주를 마시면 입술이 타들어간다고 하던데, 특이하게도 떨림이 왔다. 역시 내 취향은 소주보다는 약주다. 시음했던 모든 전통주를 다 사고 싶었으나, 가장 맘에 들었던 천비향 오양주 약주(35,000원)를 구입했다. 마트에 가면 손쉽게 녹색이와 누룩이를 구입할 수 있지만, 인공감미료 가득한 술보다는 살짝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천연 재료로 맛을 낸 우리 전통주가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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