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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 이수미팜베리 스타팜

흐렸던 날씨는 오후가 되면서 하나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거창에 왔는데, 정말 거창에 온 건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수미팜베리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후회는 없다. 굳이 여기저기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으니깐. 깨끗한 공기에, 유기농 농산물로 차린 밥상까지 먹고 마시고 힐링을 했다. 

 

꽃다발 아니고 꽃비빔밥
베리 꽃비빔밥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는 양념간장 / 미역국

메뉴판에서 식사류를 보니, 베리 꽃비빔밥(12,000원)과 베리 임실치즈 돈까스(15,000원)가 있다. 일행들은 죄다 돈까스를 주문했지만, 갑자기 비빔밥에 꽂혔다. 꽃비빔밥이니, 비주얼 깡패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처음에는 모형이 아닐까 살짝 의심까지 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던데, 과연 베리 꽃비빔밥도 그럴까? 

 

양념간장이 신의 한수였다는 건, 안비밀!

훼손하기 싫었지만 비빔밥이니 비비야 한다. 양념간장을 넣고, 밥과 새싹채소 그리고 꽃과 베리가 잘 섞이도록 비벼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했으나, 베리 꽃 비빔밥은 사실 맛으로만 먹기에는 살짝 불편하다. 계란후라이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을 잔뜩 넣었다면 정말 맛나게 먹었을 거다. 하지만 베리 꽃 비빔밥은 재료 본연의 맛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건강 비빔밥이니깐. 속세(?)의 맛이 그리웠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비빔밥이니 투덜거리면서 남김없이 다 먹었다. 산지에서 바로 먹는 유기농 농산물은 귀한 보물과도 같다.

 

샐러드에 소스가 있긴 하지만 아주 소량이다. 고로 소스맛이 아니라 비빔밥처럼 재료 본연의 맛으로 먹어야 한다. 백김치는 다른 이의 젓가락이 닿기 전에 미리 덜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먹지 않았다. 담날 아침에 먹어야지 했는데, 아침에는 빵이 나왔다. 

 

고기느님답게 돈까스는 배신을 하지 않는다. 남들 따라서 그냥 돈까스나 먹을 걸 했지만, 그랬다면 비주얼 깡패 베리 꽃 비빔밥을 담지 못했을 거다. 이수미팜베리에 한번 더 가게 된다면, 그때는 무조건 베리 임실치즈 돈까스를 먹을 테다. 

 

씨까지 함께 갈아서 나온 복분자 젤라또다. 상큼하니 맛은 좋았는데, 씨가 계속 입안에서 돌아다닌다. 혹시나 씨가 치아에 끼일까봐, 젤라또를 먹을때 거울을 여러번 봤다.  

 

펜션은 총 4개가 있는데 복층이다. 이수마팜베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니, 전망 하나는 끝내줄 거 같다. 야경도 꽤나 멋지다고 하던데, 비가 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바람에 야경은 담지 못했다. 비가 와서 불편하긴 했지만, 창문에 붙어있는 커다란 나방만 있을뿐 모기로부터 공격은 당하지 않았다. 

 

이 계단에서 영화 은행나무침대에 나오는 황장군이 될 뻔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려는데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강아지가 놀아달라고 옆에 다가왔다. 앞서 가는 룸메이트에게 강아지가 가기에 나한테는 오지 않겠구나 했는데, 숙소 앞 계단에 강아지가 있다. 일행이 안으로 들어가고 강아지는 카페로 내려갔을거라 생각했는데, 마치 다음 목표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서서히 나에게로 다가왔다. 계단 중간에 내가 서있고, 3~4계단 위에 강아지가 있다. 잠시 움직임 없이 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뿔사 또 한마리의 자유로운 멍멍이가 3~4계단 아래로 달려왔다. 위로도, 아래로도 도망갈 수 없는 상황, 완전 포위됐다.

 

"여보세요. 아무도 없어요. 도와주세요." 그렇게 소리 쳤지만, 카페와 펜션은 거리가 멀어서 소리가 들리지 않나보다. 여기서 이렇게 가는구나 싶었던 찰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룸메이트가 나왔다. 뒤따라서 온다더니 안와서 나와봤단다. 그녀를 보자마자 든 생각, 살.았.다. 털알러지땜에 동물을 키우지 못하는데, 이제 트라우마까지 추가됐다.

 

1층

인덕션이 있으니 간단한 조리도 가능할 거 같다. 싱크대 옆 작은 원목가구는 수납장같은데, 날개(?)를 펼치면 식탁이 된다. 생뚱맞게 의자가 왜 있지 했는데, 침대는 없지만 식탁은 있다. 냉장고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생수는 필수로 챙겨가야 한다. 

 

2층
욕실과 화장실이 떨어져 있어요~

침대가 없는 건 아쉽지만, 아이들이 와서 층간소음없이 뛰어놀기에는 딱 좋을 거 같다. 1층, 2층 모두 베란다가 있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2층 베란다에서 본 이수미팜베리 전경

침대는 없지만, 2층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거다. 새벽 3시쯤이었던가? 우두두둑, 우두두둑 빗소리에 잠을 깼다. 작은 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은 고요한 밤, 오직 빗소리만 들려온다. 마치 비를 맞고 있는 듯 얼굴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벗삼아 다시 눈을 감았고, 꽤 오랫동안 빗소리를 들었는데 깨고나니 아침이다.

 

빗소리 ASMR을 하고 싶을만큼, 잡음 하나없이 오로지 빗소리만 들린다.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멍때리면 빗소리를 감상했다. 그 어떠한 음악도 자연의 소리를 따라올 수 없다. 지금 이순간, 힐링 타임이다.

 

베리류는 직접 재배를 하지만, 꽃은 다른 곳에서 받아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할 일없이 꽃을 따고 있는 거 아닐테고, 너가 바로 식용꽃이었구나. 따로 비닐하우스같은 곳에서 식용꽃을 재배하는 줄 알았는데,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몰랐을때는 예쁜 꽃이구나 했는데, 지금은 예쁘고 맛난 꽃이다.

 

유럽에 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
아침은 빵과 샐러드로 가볍게~
수박보다는 사과 먼저 / 갓 삶은 뜨끈뜨끈한 계란

직접 만든 빵에, 유기농으로 재배한 베리로 만든 설탕보다는 과육이 더 많이 들어있는 잼 그리고 상큼한 발사막 소스까지 밥을 좋아하지만 이번만은 빵이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1박2일동안 블루베리와 산딸기는 꽤 많이 먹은 거 같다. 

 

커알못에게는 스무디가 좋아~

여기에 베이컨이나 소시지가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속세의 맛은 잊고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 혼밥이 아니니, 먹을만큼 덜어와서 남김없이 먹는다. 여기서 선물로 받은 블루베리잼, 요즘 집에서도 아침은 밥이 아니라 빵을 먹는다. 

 

비가 그치고 나니, 이제야 전망이 제대로 보인다. 이렇게 멋진 곳인 줄 떠날때 알게 되다니 아쉽고 또 아쉽다. 저기가 거창 시내라는데, 확실히  회색 빌딩숲 서울과는 다른 풍경이다. 농장에서 1박2일을 보낸다고 해서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스타팜 농장이라면 고민 따위는 쌈싸먹어야겠다. 전국적으로 약 270여개의 스타팜이 있다고 하던데, 코로나시대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으로 한적한 스타팜이 좋을 듯 싶다.

 

 

 

자연이 반갑게 맞아주는 경남 거창 이수미팜베리 스타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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