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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왕의 정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분들에게 드립니다. 어서와~ 고요한 창덕궁은 처음이지? 왕의 정원 후원편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총 3부작으로 후원, 궁궐 그리고 낙선재입니다.

 

조선왕조의 왕궁 창덕궁

예상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창덕궁을 못해도 10번 정도는 온 거 같은데, 관람객보다 직원이 많았던 적은 처음이다. 외국인 관람객은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내국인조차 없다. 그렇다고 혼자는 아니지만, 사람땜에 사진 찍는데 어려웠던 적이 단1도 없었다. 사람이 너무 없다보니, 나중에는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창덕궁 후원 관람은 언제나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했는데, 이번에는 당일 예매를 했다. 왜냐하면 시간대별로 50명 정원인데, 인터넷으로 신청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어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주말에는 어느정도 관람객이 있지만 평일은 거의 없으니 현장 구매를 해도 된단다.

 

휴관일에 몰래 들어와서 구경하는 기분이랄까? 사람이 이렇게나 없어도 되나 싶다. 창덕궁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이제부터는 마스크 없이 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많다면 다시 써야 하지만, 지금은 혼자니깐.

 

돈화문
후원 관람이 먼저라서, 인정전은 내일 만나요~

청덕궁 궁궐 관람과 달리 후원 관람은 정해진 시간을 지켜야 한다. 12시 타임에 총 관람객은 6명, 앞에 가는 아재군단(5명)과 직원 그리고 뒤따라 걷고 있는 나. 2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걸어야 하기에 앞서 보내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원래 후원관람은 해설사의 통솔 아래 다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자유관람만 가능하다. 고로 출입금지 구역은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

 

후원에 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부용지
날씨가 좋으니 반영도 좋다.
어수문과 주합루
영화당에서 바라본 부용지와 부용정

3월이지만, 서울의 봄소식은 아직인 듯 싶다. 자세히 보면 푸릇푸릇 새싹이 언듯 보이기는 같기도 하지만 아직은 춥다.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은 꽤 차다.

 

부용지에서 애련지로 가는 중, 벽 너머로 창경궁 대온실이 보인다. 창경궁 관람은 가능하지만, 대온실은 현재 휴관 중이다.

 

금마문 / 사람이 반갑다.
의두합 / 할아버지 정조를 닮고 싶어했던 효명세자가 생각나는 곳
애련지
애련정
봄으로 가는 길목
불로문

연꽃을 좋아했던 숙종은 정자 이름을 애련이라고 짓고, 연못은 애련지가 됐다. 내 연꽃을 사랑함은 더러운 곳에 처하여도 맑고 깨끗하여 은연히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이다라고 새 정자의 이름을 지은 까닭을 밝혔다고 한다. 여름에 오면 연꽃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연꽃 없~다.

 

관람지에서 만난 노란 생강나무꽃
올해 처음 만난 봄꽃

사람이 너무 없어서 적적했는데, 산수유인 줄 알았는데 생강나무꽃이다. 그나저나 사람이 없어도 느무 없다. 예전에는 사람이 많아서 사진 찍기 힘들다고 툴툴댔는데, 지금은 누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까 함께 들어온 아재군단은 어데로 갔나?

 

관람정
존덕정

가을에 오면 연못은 노랗게 은행잎으로 물들어 간다. 궁궐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수령 약 250년)가 있기 때문이다.

 

승재정
승재정에서 바라본 관람정과 관람지
요건 산수유꽃이 확실
승재정에서 바라본 폄우사
효명세자가 독서하던 곳, 폄우사

한참을 서 있었다. 다시는 못 볼 풍경이기도 하고,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풍경이기도 하다. 혼자놀기를 좋아하지만, 이런 혼자놀기를 사양하고 싶다. 적막강산이 무슨 의미인지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중이다. 

 

원래 코스라면 존덕정 일대를 관람하고, 저 위로 올라가 옥류천에 가야 한다. 후원 북쪽 가장 깊은 골짜기인 옥류천을 보고, 산인지 언덕인지를 지나 궐내각사로 가면 되는데 보다시피 출입금지다. 고로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가야 한다.

 

연경당으로 가는 중

까치도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알고 있는 듯 싶다. 옆에 다가가는데도 날지 않고 빤히 쳐다본다. 눈싸움 한판을 해볼까 했지만, 친구가 오는 바람에 거기로 날아서 아니 걸어서 갔다.

 

연경당
사대부 살림집을 본떠 지은 곳
민가는 99칸인데 연경당은 120여칸
통풍 하나는 겁나 잘 됐을 듯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례를 행하기 위해 순조28년에 창건했고, 지금의 연경당은 고종이 1865년쯤에 새로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사대부 살림집이기에 단청을 하지 않았고, 사랑채와 안채가 분리되어 있지만 내부는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애련지와 의두합을 지나 다시 부용지로 그리고 입장을 했던 곳으로 가고 있다. 해설사와 함께 다니면 사진을 제대로 못찍고 맘대로 이동도 못했는데, 혼자서 다니니 제약없이 자유롭다. 그런데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 나중에는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거 같기도 하고, 영화의 한장면처럼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만 남겨진 거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아무도 없는 후원을 나홀로 다니면 좋겠구나 했는데, 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다. 꽃피는 봄에 다시 갈 예정인데 그때는 인터넷 예매부터 난관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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