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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마지막 황태자비가 머문 곳 낙선재

창덕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왕의 정원인 후원에 가야 하고, 궁궐이니 당연히 전각도 봐야하고, 그 옆에 있는 미로같은 궐내각사도 들려야 한다. 그리고 전각에서 동떨어진 곳에는 궁궐이기 보다는 사대부의 한옥을 연상케 하는 낙선재가 있다. 어서와~ 고요한 창덕궁은 처음이지? 그 마지막 낙선재다.

 

화장실에서 바라본 낙선재
후원관람을 기다리다가 찰칵

단청이 있으니 낙선재는 아닌데, 낙선재 전경을 보다보면 계단으로 연결된 그 끝에 요 건물이 등장한다. 창덕궁과 창경궁이 연결되어 있으니, 혹시 창경궁 전각일까? 그동안 후원에 가느라 딱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는데, 주변에 안내판도 없고 매우 몹시 궁금하다. 

 

서울에도 곧 봄이 도착할 듯
너의 이름은 진달래? 아님 말고

낙선재는 본래 창경궁에 속해 있던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창덕궁에 있다. 창경궁에 갈때마다 저 너머에는 낙선재가 있구나 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겠다. 조선 24대 임금인 헌종은 경빈을 맞이해, 헌종 13년에 낙선재를, 이듬해 석복헌 등을 지어 수강재와 나란히 두었다고 한다. 낙선재는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였고, 석복헌은 경빈의 처소였으며, 수강재는 당시 대왕대비인 순원왕후를 위한 집이었다. 

 

갑신정변 직후 고종의 집무소로 사용했고, 이후 조선왕조 마지막 영친왕 이은이 7년간 살았으며, 1966년부터 1989년까지는 이방자 여사가 마지막으로 살았다고 한다. 

 

낙선재 뒤로 보이는 저 전각, 낙선재와 연결이 된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계단을 올라갈 수 있으며 자세히 알텐데 계단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 낙선재
계단 끝에 있는 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

낙선재 뒤편으로 가면, 높다란 계단이 나타난다. 저 위로 올라가면, 궁금해하던 그 전각에 도착할 수 있는데 금지구역이라 갈 수가 없다. 경복궁 교태전 뒤에 있는 아미산도 그렇고, 창덕궁 대조전 뒤에 있는 계단도 그렇고, 낙선재도 그렇고, 왕과 왕비는 자기만의 작은 정원을 만들고 싶었나 보다. 그런데 왜 계단식일까? 이것도 나름 공간 활용이라고 보면 될까나. 아니면 산을 만들고 싶은데 공간이 좁아서 계단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보고 깜놀
문과 문이 연결되어 있으니 통풍은 과히 엄지척!

이래서 한옥이 좋은가 보다. 그저 문만 열어놓으면 알아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데, 에어컨 따위는 필요없을 듯. 그래도 폭염이 심한 한여름에는 문을 열어 놓아도 덥겠지. 

 

중국풍 느낌이 나는 건, 나만?
낙선재는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궁궐

계단 끝, 저곳이 매우 몹시 궁금하다. 자세히 보니,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힌트를 찾았다. 한자풀이를 하면 알 수 있을 거 같기에, 원본을 크게 확대해 한자를 찾아냈다. 한가한 한 + 고요한 정 + 집당= 한정당이다. 하나를 알게 되니, 그 옆에 있던 육각형의 건물은 상량정이라고 한다. 특별관람일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관람이 가능했었나 보다. 

 

봄꽃은 오고 코로나19는 가라
낙선재 옆모습

꽤 오래 머물었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낙선재를 벗어나지 못했다. 뒤로 가서 계단 위 갈 수 없는 곳에 집중하다보니 오래 걸렸다. 다시 앞으로 나왔는데, 어라~ 사람이 있다. 예전같은데 '사진 찍는데 짜증나'라고 했을텐데, 지금은 겁나 반갑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낙선재를 나와 석복헌으로
경빈의 처소 석복헌
한옥은 과학이다!

석복헌은 정면 6칸, 측면 2칸으로 안사랑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3급 장대석 기단에 계단이 둘 설치되어 있다. 사디리꼴 초석 위에 방주가 섰다. 전면의 주간에는 세장한 장지문이 달렸는데, 그 중 중앙 1칸은 머름을 해 낮고 문살 모양과 다른 문과 다르다고 한다.

 

석복헌을 지나 수강재로
석복헌과 수강재는 내부도 이어져 있는 듯
대왕대비인 순원왕후를 위한 집 수강재

수강재는 15칸 규모이며, 5량 가구의 홀처마 단층기와지붕을 한 건물이다. 사대부 주택 형식으로 지어진 낙선재는 비교적 옛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고, 궁궐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문양의 창호들이 설치돼 있다. 특히 조선 후기 건축 장인들의 기량을 엿볼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낙선재에서 석복헌을 지나 수강재까지 낙선재 관람은 여기까지다. 낙선재가 창경궁에 있었듯, 창덕궁에 있듯, 궁궐이 있는데도 또 갖고 싶었을까? 단청을 하지 않아 소박한 모습이라지만, 번듯한 궁궐을 놔두고 굳이 여기서 살아야 했던 이유를 모르겠다. 아니다. 한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왕,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저문을 열고 나가면, 창경궁이 나올 거 같다. 왜냐하면 돌담을 사이에 두고, 이곳은 창덕궁, 저곳은 창경궁이니깐.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저 나무는 무슨 한이 많은지 을씨년스럽다. 

 

낙선재 장락문

여기서 보니, 상량정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상량정은 경복궁 향원정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정자라고 한다. 동궐도를 보면, 상량정이 아니라 평원루라 되어 있다. 연못에 있는 향원정과 달리, 상량정은 높은 곳에 있으니 창덕궁 전망이 한눈에 들어올 거 같다.

 

봄꽃이 만발할때 다시 또 와야지
낙선재 전경

고요한 창경궁과 달리 경복궁은 어떤 모습일까? 느낌적인 느낌은 역시나 고요할 거 같은데, 그래도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이니 여기보다는 나을 듯 싶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경복궁으로 이른 봄 서울나들이를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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