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 이성당
군산에 갔고, 이성당에 갔다. 그 많고 많은 빵 중에서 어쨌든 결론은 단팥빵이다. 다른 빵은 사진을 찍기 위한 모델(?)일뿐, 늘 그러했든 선택은 언제나 똑같다. 눈길을 돌려도 되건만, 참 일편단심이다.
평일이라서 이정도지.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군산은 늘 평일에 간다. 생각보다 분주하지 않아서, 빵을 고르기 전에 카메라부터 들었다. 사진부터 찍고, 빵은 나중에 사야지 했다. 잠시후, 커다란 쟁반에 단팥빵이 나오자 마자 "저거 다 주세요"라고 말한 사람을 보고, 서둘러 쟁반과 집게를 들었다. 한산하다고 좋아했는데, 대량 주문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친구따라 강남은 못가더라도, 사람들따라 빵을 사볼까 했다. 쭉쭉 빠지는 치킨고로케를 보고, 살까? 말까? 망설이기만 했다. 그냥 휙 잡으면 되는데, 그걸 못하고 바라보는 중이다.
파뤼나 뚜레에 가면 소시지빵부터 고르는데, 이렇게나 다양한 소시지빵이 있는데도 시선은 늘 고정되어 있다. 살짝 흔들릴뻔 했지만, 쟁반의 무게를 버틸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한손에는 카메라를, 한손에는 무게감이 있는 접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고 많은 빵 중에서, 오직 너만 보인다 말이야~♬ 개인젹으로 팥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팥칼국수, 단팥죽, 찐빵, 팥빙수, 단팥빵 등등 즐겨 먹지 않는데, 이성당 단팥빵(1,500원)만은 예외다. 빵 두께가 두껍지 않고, 속에 들어있는 팥소는 과하게 달지 않다. 묵직한 무게감으로 인해 한개만 먹어도 든든하다.
사라다빵의 이성당 버전이랄까? 야채빵(1,800원)은 양배추의 아삭한 식감이 좋다. 후추 또는 카레 맛이 살짝 도는 거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 단팥빵 다음으로 대단한 녀석(?)이지만, 군산에 온 기념으로 한개 정도만 먹는다.
원래는 10개를 사려고 했는데, 5개를 담고나니 쟁반이 묵직하다. 더 담을까, 여기서 멈출까, 야채빵을 하나 더 추가하고 멈췄다. 많이 사서 질릴때까지 먹는 것보다는 아쉬움을 남기는게 좋을 거 같아서다. .
빵집 안쪽에는 카페처럼 차와 빵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저기에 편히 앉아서 우유랑 단팥빵이랑 먹으면 되는데, 계산이 끝나면 바로 나온다. 왜냐하면 이성당은 군산 여행에서 마지막 코스였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으니깐. 나갈때 보니, 단팥빵이 또 나왔다. 10개를 채울까? 욕심은 금물이다.
따뜻하고 편안안 카페를 두고, 기차를 기다리면서 찬바람이 쌩쌩 부는 플랫폼에서 빵을 먹고 있다. 배고픔에 야채빵부터 먹어치우고, 단팥빵은 그나마 따뜻한 KTX 안에서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2개의 단팥빵을 또 먹었고, 현재 2개가 남아 있다. 10개를 사도 무리가 아닐거라는 생각,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잠실에 분점이 있다지만, 군산만큼 맛나지 않을 거 같기에 또 다시 군산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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