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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옥경이네건생선 서울중앙시장

서울에서 제대로 된 반건조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수요00회를 통해 알게됐고, 얼마 전에는 최자로드2에도 나왔다. 2년 전, 민어와 갑오징어 매력에 흠뻑 빠졌는데, 이번에는 우럭젓국이다. 충남 태안 대신, 서울중앙시장에 있는 옥경이네건생선이다.

 

옥경이네건생선은 서울중앙시장에 있지오~

어~ 이상하다. 오랜만에 오긴 왔지만, 가게가 문을 닫았다. 혹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문에 붙어있는 종이를 보니 지난달에 이전을 했단다. 멀리 간 건 아니고, 옆옆집으로 옮겼다. 예전에는 작은 규모라 시장 점포가 문을 닫는 밤에는 야외에 테이블을 설치했는데, 확장이전을 했으니 이제는 안에서 편하게 먹으면 되겠다.

 

내부 역시 깔끔하니 좋아졌다. 브레이크타임이 따로 없기에, 낮술하기 딱 좋다. 검색을 해보니,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한단다. "옥경이네 건생선은 가족들이 직접 잡아 배에서 말린 귀한 생선입니다."(벽에 쓰여있는 말) 목포, 군산, 당진, 고흥에서 올라온 국내 자연산 생선만을 판매한다고 예전에 들었었다.

 

현지에 가면 조금은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후덜덜한 가격을 알면서도 온다. 왜냐하면 생선 퀄리티는 정말 좋으니깐. 그동안은 주로 반건조 구이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색다르게 우럭젓국(소, 27,000원)을 주문했다. 그리고 녹색이와 공깃밥도 함께 주문했다.

 

양해를 구하고, 반건조 생선들이 보관되어 있는 냉장고를 구경했다. 중앙에 있는 눈이 작은 녀석은 박대일 거 같고, 그 아래 허연 뱃살은 갑오징어가 아닐까 싶다. 민어, 병어, 돔, 서대, 장대, 간재미 등이 있다는데, 봐도 모르겠다. 우럭젓국에 들어가는 반건조 우럭은 주인장이 이거라고 들고 보여줘서 알았다. 반으로 가른 후, 내장을 제거하고 꾸득꾸득 말린 우럭이다. 생우럭탕은 좋아하는데, 반건조 우럭으로 끓인 우럭젓국은 어떨까? 이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반건조 생선으로 만든 국은 처음이다.

 

주문을 하고 20~30분은 기다려야 한다. 알싸한 고추 장아찌와 우거지, 배추김치 밑반찬 3총사와 함께 녹색이를 마신다. 반찬 리필과 물은 셀프다. 

 

우럭젓국 등장이오~

매운탕보다는 맑은탕 느낌이다. 같은 우럭이라도 생과 반건조는 확실히 다르다. 국물을 조금 먹었는데, 생에서는 맡을 수 없는 독특한 향(?)이 난다. 비린내는 아니고, 아무래도 반건조 특유의 냄새인 거 같다. 끓이면서 먹어야 더 좋다는 말에, 은근하게 불조절을 하고 계속 끓였다. 

 

너무 일찍 국물 맛을 본 듯 싶어, 그후로 5분 동안 더 끓였다. 냄새도 냄새지만, 반건조라 살이 별로 없을텐데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참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걸 잠시 후에 알게 된다. 

 

반건조 우럭이 맞나?

반건조 우럭을 확인까지 했는데, 완성된 우럭젓국을 보니 중간에 생선이 바뀌 듯 생우럭탕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살이 통통하다. 음식을 하기 전과 후가 달라지는 건, 반건조 생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옆에 녹색이가 있지만, 국이니 밥도 필요하다. 주인장이 왜 끓이면서 먹어야 좋다고 했는지 알겠다. 특유의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아까와 다르게 옅어졌다. 그리고 반건조가 갖고 있는 엄청난 감칠맛이 국물에서도 우럭살에도 넘쳐난다. 깔끔하고 담백한데 뒤에 오는 알싸함까지 밥을 부르고 술을 부른다.

 

이번에는 난이도를 높였다. 어두육미 대가리와 껍질이 많은 부위를 가져왔다. 생우럭이라면 부위를 가리지 않고 다 먹을 자신이 있는데, 반건조 우럭은 어렵다. 처음이니깐, 우럭살과 국물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기로 했다. 

 

반건조 갑오징어 구이

주문할때 당당함과 달리, 우럭젓국에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고야 말았다. 반건조 생선은 구이나 찜에서 멈춰야 했는데, 국은 욕심이 과했다. 약해진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한번 먹으면 마력에 흠뻑 빠져버리는 갑오징어(소, 23,000원)를 주문했다. 아무리 반건조라도 갑오징어가 너무 비싼데 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솔직히 매번 주문을 할때마다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녀석이(?) 내 눈앞에 나타나고, 마성의 마요네즈+청양고추+간장+깨 소스를 만나면 돈 생각은 샤르르 사라진다.

 

일반 오징어가 아무리 많아도, 갑오징어를 따라 올 수는 없을 것이다. 생물과 건조의 중간이다보니, 겉은 불을 만나 살짝 단단해졌지만 속은 부드럽기 그지없다. 염도가 강하지 않아 그냥 먹어도 좋은데, 이때 오래 씹어야 한다. 그래야 갑오징어가 품고 있는 미친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마성의 소스를 더하면 고소함과 알싸함이 더해져 자꾸자꾸 손이 간다. 

 

반건조 민어찜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갑오징어를 가장 좋아한다. 같은 오징어인데 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하늘과 땅차이가 나다니, 요거요거 엄청난 녀석이다. 한동안 뜸했는데, 이맛을 다시 알아버렸으니 종종 먹으러 가야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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