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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동리장

지난 5월부터 한달에 한번꼴로 가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뉴트로 분위기가 좋아서, 그 다음은 할머니 손맛을 갖고 있는 청년 주방장이 만든 음식이 좋아서다. 메인은 달라지지만, 언제나 분홍소시지는 필수다. 이번에는 밥(술)도둑 황태양념구이를 잡으러 도화동에 있는 동리장으로 향했다.

 

일몰시간이 빨라지다 보니, 시간으로 보면 초저녁인데 바깥은 한밤중이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배꼽알람, 밥을 달라고 하니 줘야 한다. 기호와 이름만 보면 목욕탕 또는 여관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동리장은 식당이다. 우렁 각시가 아니라 우렁 할머니가 있는지, 음식마다 정겨운 할머니 손맛이 난다. 

 

오락기 위에 있는 건, 애호박이 아니라 늙은 호박

내부 사진은 예전 사진을 가져왔다. 거의 만석이라 할 정도로,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둘이 또는 셋이 아니면 혼자서, 우리 모두는 동리장에 앉아 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테이블마다 녹색병이 흐른다.

 

오잉~ 반찬에 어리굴젓이 새로 생겼다. 저것도 먹어봐야 하는데, 메인으로 황태양념구이(12,000원)를 주문하는 바람에, 빨간맛 계열이라서 옛날소시지만 추가를 했다. 져녁 메뉴에는 밥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해, 공깃밥도 추가했다.

 

반찬겸, 안주겸

밥집에는 밥이 좋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진밥을 싫어하는데, 동리장은 적당히 고슬고슬한 밥이다. 여기에 어리굴젓을 올려야 하는데, 이따가 추가 주문을 할까? 

 

옛날소시지는 만드는 중
밥도둑이자 술도둑

기름에 구운 황태에 살짝 매콤한 양념을 바른다. 부드러운 황태가 갖고 있는 단맛에 빨간 양념과 기름이 더해지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왠 초생강이지 했는데, 같이 먹으면 좋다고 주인장이 알려줬다.

 

알려준 방법으로 황태양념구이와 초생강을 같이 먹는다. 개인적으로 같이 보다는 따로 먹는게 더 나은 거 같다. 왜냐하면 초생강이 강하다보니, 황태의 맛을 살짝 죽이는 거 같아서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텁텁해진 입안을 초생강이 개운하게 만들어주니, 꼭 있어야 한다. 

 

동리장의 숨은 강자, 분홍소시지

요즘 아이들은 뜨거운 밥에 스팸 한조각이겠지만, 옛날 아이는 뜨거운 밥에 계란옷 입은 분홍소시지 한 조각이다. 여기에 케첩을 살짝 올려야 하는데, 없으니 아쉽다. 

 

밥도둑이니 밥과 같이 먹어야 한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는 맛은 후덜덜 무섭다. 그런데 자꾸만 다른 무언가가 떠오른다. 아무래도 녀석(?)을 소환해야겠다.

 

황태양념구이는 밥도둑인 줄 알았는데, 술도둑까지 투잡을 뛰고 있다. 혼밥에 혼술을 하고 있지만, 절대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이 있으니깐. 현재 3권 정주행 중이다. 아리랑에 비해 속도는 더디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읽고 있다. 

 

밥 + 분홍소시지 + 황태양념구이, 요런 삼합은 동리장에서만 가능하다. 살점이 없다고 대가리를 그냥 두면 안된다. 양념이라도 먹어야 하므로, 아작을 낸 후 쪽쪽 빨아 먹으면 된다. 

 

찌개나 덮밥, 국수를 주문했더라면, 이맛을 몰랐을 거다. 마성의 볶음땅콩이다. 리필을 잘 안하는데 땅콩은 리필을 했고, 밥을 다 먹었는데 땅콩이 남았다. 버리면 음식물 쓰레기가 될테니, 냅킨에 땅콩을 쓸어담았다. 다음날 입이 심심할때 먹었는데, 그 어떤 과자보다도 좋았다. 땅콩에 빠져 끝내 어리굴젓은 못 먹었다. 고로 곧 다시 가야겠다. 애호박강된장 덮밥에 어리굴젓, 이렇게 먹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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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동 동리장 든든한 애호박강된장 덮밥

도화동 동리장 가을에는 뜨끈한 애호박칼국수

 

도화동 동리장 가을에는 뜨끈한 애호박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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