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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동 동리장

미치도록 면이 먹고픈 날이 있는 반면, 미치도록 밥이 먹고픈 날도 있다. 그럴때면 비빔밥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모든 재료를 커다란 그릇에 털어 넣고 쓱쓱 비빈 후, 누군가의 한입만처럼 입 안 가득 밥을 넣는다. 짭조름한 강된장과 아삭한 열무김치 그리고 달달한 애호박은 비빔이 제일 좋다. 여기에 분홍 소시지를 더하면 끝판왕이다. 마포 동화동에 있는 동리장이다. 

 

입구에 있던 오락기는 비가 와서 철수

식당 내부로 들어가려면, 좁다란 통로를 지나가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 제지를 당했다. 이유는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트로 분위기와 달리 주문은 디지털 장비가 담당하고 있다. 다시 입구 부근으로 와, 키오스크 앞에 섰다. 비빔밥이 먹고 싶어 왔으니, 애호박강된장 덮밥(6,800원)을 터치한다. 그리고 기본으로 분홍소시지가 나오지만, 좀 더 많이 먹고 싶은 맘에 추가(2,000원) 주문을 했다. 그런 후에,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 원하는 곳에 앉아 음식이 나올때 까지 기다린다.

 

오래된 신문이 아니라 메뉴판
애호박 강된장 덮밥 등장이오.
흰쌀밥과 아삭 오이

전체적인 비주얼은 덮밥이라기 보다는 비빔밥이다. 큰 그릇에는 맛깔나게 잘 익은 아삭한 열무김치와 건새우를 넣고 볶은 애호박 그리고 쌈채소가 들어 있다. 애호박강된장이라고 해서 강된장 속에 애호박이 있는 줄 알았는데, 떨어져 있다. 하지만 잠시후 둘은 만나게 된다. 

 

 단맛이 도는 나박김치
으깬 두부가 들어 있는 강된장

강된장 특유의 과한 짠맛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다. 즉, 적당한 짭조름으로 밥에 넣어 비벼 먹으면 딱 좋은 맛이다. 돼지고기에 감자 등 건더기도 은근 많다. 

 

옛날 소시지

두툼한 계란 옷을 입고 있는 분홍소시지다. 기본으로 2개가 나오는데, 추가로 주문을 해 총 7장이다. 소시지 자체는 불량기 가득인데, 계란옷으로 인해 살짝 건강해 보인다.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고 하더니, 역시 옷이 날개다. 게다가 동리장은 계란 인심이 후해서, 분홍소시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옷이 아니라 망토다.

 

덮밥이라 쓰고 비빔밥이라 불러야지.

공깃밥을 살짝 흔든 후, 손목 스냅을 이용해 툭 하고 던져 넣는다. 그런 후에 간을 보면서 강된장을 올린다. 여기까지만 했을뿐인데, 어느새 침샘은 폭발을 해버렸다. 가장 중요한 비빔 작업이 남아 있기에, 좀 더 참아야 한다. 

 

참기름이 없어 살짝 서운한데 했는데, 그릇 안에 들어 있었나 보다. 비비는 도중에 꼬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쓱쓱 비빈 후, 숟가락 가득 비빔밥을 올린다. 비주얼을 생각해야 하니, 애호박과 열무김치로 마무리를 한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 절실히 공감 중이다. 

 

분홍소시지 활용법

추가 주문으로 인해 분홍소시지 부자(?)가 됐다. 처음에는 비빔밥에 살포시 올려 먹는다. 단독으로도 먹어야 하니, 케첩대신 강된장에 찍어 먹는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긴 한데, 뭔가 허전하다. 밥을 비빌때부터 뭔가 빠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 계란후라이가 빠졌다. 두터운 계란옷을 입고 있는 분홍소시지가 앞에 있는데 계란후라이가 찾다니, 나의 실수다. 애호박강된장 덮밥이 분홍소시지 애호박강된장 비비밥으로 변하는 중이다. 

 

비빔밥이 아니라 비빔소시지가 됐지만, 맛은 아까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중간중간 나박김치로 속도 조절을 하면서 먹고 또 먹는다. 매숟갈마다 한입만을 하다보니, 오래 씹게 된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읽기 시작한지 약 3주 정도 됐는데, 현재 6권을 읽고 있는 중이다. 혼밥을 할때면 드라마나 영화를 봤는데,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다. 마지막 분홍소시지를 디저트삼아 먹고는 일어난다. 들어올때 주문과 동시에 결제를 했으니, 빈 그릇을 퇴식구에 밀어넣고 나가면 된다. 큼직한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애호박찌개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강된장 덮밥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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