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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광화문해물 

광화문에 갈 일이 생기길,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왔다. 집 근처 도서관을 두고 굳이 시청에 있는 서울도서관에 온 이유, 대출도 하고 밥도 먹기 위해서다. 책은 마음의 양식, 멍게비빔밥은 몸의 양식이다. 마음보다는 뭄부터 채워야 하니, 광화문해물로 향했다.

 

요즘 날씨 참, 사람을 밖으로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극심한 폭염이 가더니, 어느새 높다란 파란하늘이 "에어컨 밖은 무섭지 않아"라고 귓속말을 하는 거 같다. 빌딩 숲 사이로 멋들어진 파란하늘이 있건만,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늘 한점 없고, 내리쬐는 햇살이 무지 따갑다. 후다닥 입구만 찍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 앞에 있는 원산지 표기, 확인보텀 하고 들어가요~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듯, 천장이 멋지다

바로 옆집인 광화문국밥은 센터에 바테이블이 있지만, 광화문해물은 주방 앞에 있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 4인 테이블에 앉을까 하다가, 혼밥이니 바테이블에 앉았다.

 

점심, 저녁 메뉴판이 따로 있는 듯
여기 수저맛집일세

원래는 성게알 덮밥을 먹으려고 했다. 성게 제철은 여름이니깐. 그런데 국내산이 아니라 캐나다산이란다. 게다가 지금은 안된단다. 늦게 오는 바람에 마감이 됐나보다. 옆 테이블을 슬쩍보니, 간장새우덮밥을 먹고 있다. 저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온전히 바다맛을 맛보러 왔으니 성게대신 멍게 비빔밥을 주문했다. 호불호가 강한 메뉴지만, 바다의 풍미가 가득한 멍게 매우 사랑한다.

 

멍게비빔밥(12,000원)
미소된장국은 알겠는데, 멸치볶음은 뭐지?
영롱하고 어여쁘다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부터 멍게향이 진동을 한다. 당연히 센터는 멍게, 그 옆으로 양파, 오이, 무순, 김, 해초가 있다. 옆에 있는 겉절이들을 조심스럽게 치우니, 위풍당당 멍게느님이 짠~ 그런데 생각보다 때깔이 너무나 선명하다. 고추장인가? 된장인가? 둘을 합친 것일까? 엄튼 멍게 색과 같은 주황색 양념이 버무러져 있다.  

 

비비고 나니, 전체가 멍게색으로 변했다.

다 멍게스럽게 변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주인공은 찾을 수가 없다. 그래도 향이 가득이니, 모든 것이 다 멍게다. 그나저나 풍미가 너무 강할 탓일까? 고추장도 된장맛도 나지 않는다. 그저 멍게 맛만 난다. 겉절이들은 그저 식감만 느껴질 뿐이다. 첫 숟가락부터 강렬한 풍미, 호불호가 강한 음식인데, 호라서 참 다행이다. 

 

생김은 따로 요청

아까 봤던 간장새우덮밥에는 생김이 반찬으로 나왔다. 하지만 멍게비빔밥에는 비빔밥 재료에 들어갔을뿐, 따로 나오지 않는다. 직원에게 살짝 물어봤다. 혹시 생김을 따로 줄 수 있냐고, 가능하단다. 고소한 김에 쌉쌀한 멍게, 이거 찰떡궁합일세. 조미김은 절대 안되며, 생김이어야 한다. 

 

남기면 나만 손해임을 알기에, 밥 한톨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사실 다른 비빔밥과 달리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남길래야 남길 수가 없다. 다 먹어갈무렵 직원이 커다른 쟁반을 들고 지나친다. 쟁반 위에는 2그릇의 튀김덮밥이 올려져 있다. 순간적으로 추가 주문을 할까? 하지만 이내 맘을 접었다. 왜냐하면 입 안 가득 멍게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 양치질 하기 싫다.'

 

광화문국밥의 평양냉면과 광화문해물의 튀김덮밥, 다음에 먹어야 할 메뉴다. 국밥집으로 갈지, 해물집으로 갈지, 여기에 가려고 할때마다 늘 행복한 고민을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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