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천동 무슈뱅상 & 그라찌에207
광안리에서 빵천동은 그리 멀지 않다. 하지만 서울 토박이에게는 30분 만에 두곳의 빵집을 간다는 건 불가능이다. 고로 지인찬스로 다녀왔다. 광안리 야경을 포기하고, 급 만난 벗과 함께 빵지순례를 했다. 남천동에 있는 무슈뱅상과 그라찌에207이다.
부산 지인과의 급만남이었기에, 만나자마자 바로 빵집으로 향했다. 혼자 왔으면 지난번에 갔던 메트로아티정에 다시 들렸을 거 같은데, 역시 지인찬스를 쓰기 잘 한 거 같다. 남천동에는 빵집이 많은데, 맛집골목처럼 붙어있지 않고 떨어져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차를 이용해야 하는 곳도 있다. 지인찬스이니 차로 이동해, 광안리에서 후다닥 첫번재 빵집에 왔다. 여기가 어디인지 사전 정보는 전혀 없다. 빵을 즐겨 먹는 현지인 추천이니 결정권은 지인에게 모두 맡겼다. 무슈뱅상은 월요일은 휴무, 오전 11시에서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하는 곳인데 현재 시간 오후 8시 30분 언저리다.
빵천동 빵집답게 문닫을 시간무렵에 오니 텅텅 비어 있는 진열대에 빵은 딸랑 2개 남았다. 시그니처 빵은 벌써 솔드아웃이란다. 고를 자유는 애당초 없다. 그냥 다 담아주세요.
호밀빵 특유의 쉰내가 은은하게 난다. 건강한 빵이라 인정하지만, 솔직히 맛이 없다. 그래서 호밀빵을 잘 먹지 않는데, 커다란 빵 앞에서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나 그 고민이 시작됐다. 송송 뚫인 구멍 옆으로 보이는 검은 물체는 아마도 올리브인 거 같다. 겉은 바삭 아니 딱딱, 속은 촉촉인데 역시나 빵만 먹으려고 하니 너무 힘들다.
호밀과 통밀이 들어있는 세이글이다. 올리브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부담만땅 호밀빵이다. 본연의 맛은 알아야 하니, 빵만 먹어봤다. 바게트와 식빵은 씹으면 단맛이 올라오는데, 건강빵이라 그런지 단맛이 거의 없다.
호밀빵 맛나게 먹기를 검색하니, 단독으로 먹기보다는 무언가와 함께서 먹으라고 나온다. 샌드위치가 그나마 가장 좋은 방법일 듯 싶은데, 버터에 햄, 치즈, 계란 등등 재료가 너무 많다. 잼보다는 좀 더 고급스러울 거 같아 크림치즈를 구입했다. 단맛나는 빵에 비해 호밀빵은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상당하다. 고로 끼니로도 충분할 거 같아, 2개씩 나눠 담아 냉동고에 넣었다.요즘 하루에 한 봉다리씩 크림치즈를 듬뿍 올려 커피와 함께 먹고 있다. 살짝 물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크림치즈덕에 그나마 견디고 있다.
무슈뱅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 같은데, 차로 10분 정도 이동을 했으니 두 빵집을 걸어서 가기에는 살짝 무리일 듯 싶다. 암튼 지인찬스로 온 두번째 빵집 그라찌에207이다. 첫 빵집에 비해서는 규모가 넓고, 모양만 봐도 알만한 익숙한 빵이 많다. 게다가 아까와 달리 무엇을 먹을까 고를 자유가 생겼다. 개인적으로 버터프레첼이 끌렸지만, 모든 선택권을 지인에데 줬기에 주문은 너가, 촬영은 내가.
오징어 먹물로 만든 블랙 식빵 속 에멘탈치즈(노랑)와 롤치즈가 들어 있다. 보기에 빵에 비해 치즈양이 적은 거 같은데, 식빵을 살짝 눌러주면 생각보다 치즈 양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짭조름한 더블치즈 블랙식빵과 맥주, 은근 잘 어울린다.
정식 이름은 그라찌에 식빵이지만, 개인적으로 빵이야? 떡이야!로 불러주고 싶다. 식빵 속에 떡이 들어있다니, 오호~ 특이하다. 먹는내내 팥이 들어있는 떡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떡이 아니라 크림치즈란다. 어떤 빵을 구입했는지 사진을 찍었는데, 거기에 이렇게 나와 있다. '크림치즈와 통팥이 어우러진 대표 식빵' 크림치즈가 단단하게 굳으면 떡같은 질감인가? 확인하지 않았다면, 빵이야? 떡이야! 했을 거 같다.
무슈뱅상에 비해 그라찌에207에는 카페 공간이 있다. 부산을 언제 가게될지 모르지만, 그라찌에207는 무조건 재방문이다. 느긋하게 앉아서 커피와 함께 빵을 먹어야겠다. 앞으로 부산에 갈때마다 빵집순례는 필수다.
▣ 빵천동 빵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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