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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동 천진포자 교자관

10년 전 정독도서관 근처에 천진포자라는 만둣집이 있었다. 엄마표 만두와는 다른 중국 전통 포자(만두)를 먹을 수 있기에, 삼청동에 가면 잊지 않고 찾았다. 두터운 만두피 속 육즙 가득 고기만두 맛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데, 너는 어디에 있니? 삼청동 천진포자를 부암동에서 찾았다. 

 

부암동 천진포자 교자관

석파정 가을 나들이를 마치고 나니 배가 고프다. 근처에 갈만한 곳으로 자하손만두와 치킨이 유명한 계열사가 나온다. 치킨보다는 만두가 나을 거 같아, 석파정에서 자하손만두 방향으로 걸어갔다. 복고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부암동 돈까스를 지나니 자하손만두와 계열사가 보인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만둣집으로 계속 차가 들어가고, 치킨집은 주변 공기까지 온통 닭튀김 냄새다. 사람이 많으면 가기 싫어하는 아웃사이더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중, 낯익은 간판과 식당 이름 앞에서 얼음이 됐다. 

이름부터 간판까지 같은 곳이라는 느낌은 들지만, 확실하지 않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려고 했는데, 바쁘기도 했지만 우리말이 서툰 중국분이라 주문하는데도 애를 먹었는데 "혹시 삼청동 정독도서관에 있던 그 천진포자가 맞나요?"라고 길게 물어볼 수 없었다. 검색을 해보니, 같은 곳이라는 블로그가 몇개 나오니, 동일한 곳이라 추측해본다. 

 

주인장 혼자서 운영을 하는 곳이라 셀프는 필수, 보이차는 무한리필이다. 메뉴판은 죄다 만두뿐이다. 1번부터 5번까지 다 먹고 싶지만, 혼밥이니 순서대로 1번 가정만두(7,500원)를 주문했다. 

 

찜통에 들어가기 전
2010년 삼청동 천진포자
2019년 부암동 천진포자 교자관

10년 전 사진과 비교를 하니, 지금도 만두피가 두꺼운데 그때는 더 했던 거 같다. 만두피가 두터워야 육즙이 빠지지 않는다. 고로 두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예전에는 찜통 그대로 나와서 뜨거움이 오래 갔는데, 이제는 접시에 담아서 나온다. 

 

조심스럽게 만두피를 벗겨내니 만두소와 함께 육즙이 나왔다. 채소는 부추뿐인 거 같고, 나머지는 죄다 고기다. 그리고 새우도 있다. 확실히 고기 가득 만두이다보니, 육즙에 육향까지 완전 진하다. 새우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6번 고기만두와 큰 차이가 없을 거 같은데, 따로 가정만두라고 메뉴를 정한 건, 아무래도 새우가 있고 없고 차이인 거 같다. 

 

2개까지는 묵직하고 진한 만두 본연의 맛을 봤으니, 이제는 매콤한 고추양념과 간장이 도와줘야 한다. 매운 양념을 과하게 넣었는데도 그리 맵지 않다. 고기와 육즙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보다. 4개쯤 먹었는데도 포만감이 거의 없기에 추가 주문을 했다. 매운고기 새우만두와 부추만두가 끌렸지만, 쌀쌀해진 날씨 탓에 국물이 먹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중국 북방식 만둣국이라는 훈툰탕(8,000원)을 주문했다.

 

마지막 만두를 먹을때 훈툰탕 등장

혹시나 받아들이기 힘든 향신료가 들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익숙한 우리식 만둣국 냄새가 난다. 굳이 훈툰탕이라는 어려운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괜히 쫄았나 싶을만큼 일절 어색함이 없다. 

 

국물은 맑고 깔끔한 계란스프같아
감칠맛의 비밀은 말린보리새우

얇디 얇은 만두피 속에 만두소가 가득 들어있다. 만두의 변신도 무죄인가? 아까 먹었던 만두가 어떤 맛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요만두도 좋다. 향과 맛은 우리식 만둣국인데, 만두에서 다름이 느껴진다. 순서가 8번이라서 별로인가 했는데, 숫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거 같은데, 훈툰탕은 지금이 제철이다.

 

시작은 담백하게, 마무리는 화끈하게

매운 고추양념을 더하니, 맛이 또 달라졌다. 양념을 넣을때 실패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모험은 두려움을 이겨야 성공을 한다. 이번에 1, 8번을 먹었으니, 앞으로 2번부터 7번까지 쭉 달려야 한다. 석파정과 천진포자는 나만의 부암동 필수코스다. 주문을 한 후 만두를 만들기에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럴만한 만두이니깐.

 

창의문

북악산 탐방로 걷기 딱 좋은 날이지만 배가 부르니 귀찮다. 사실 단풍 구경은 석파정에서 원없이 했기에 창의문만 살짝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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