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시루향기 마포역점
콩나물국밥집으로 알고 있는데, 주꾸미덮밥이 있다. 대표메뉴를 먹어야 하지만, 여러번 먹었기에 이번에는 다르게 가고 싶다. 후회없는 선택이길 바랬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시루향기다.
시루향기라는 이름부터 간판, 인테리어까지 딱봐도 콩나물국밥 전문점이다. 그런데 벽에 걸린 사진이나 메뉴판을 보면 원(one) 메뉴가 아니다. 전문점이긴 하나, 신메뉴라고 강조하고 있는 주꾸미 덮밥이 자꾸만 끌린다.
콩나물국밥은 여러번 먹었던지라, 이번에는 다르게 가고 싶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매운갈비찜에 대구해물탕, 코다리조림에 눈길이 쏠리지만 혼밥용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왼쪽에 있는 밥 메뉴로 눈길을 돌렸다. 콩나물국밥 다음 메뉴가 소고기국밥이다. 육개장같은 비주얼인 거 같은데, 그닥 끌리지 않는다. 닭곰탕도 별로, 그렇다면 네번째 메뉴인 주꾸미덮밥이다. 주인장이 매콤하게 나오는데 괜찮냐고 물어본다. 좋아요라고 했다.
기본찬은 배추김치, 오뎅볶음, 장아찌 그리고 오징어젓갈이다. 콩나물국밥을 먹었다면, 여기에 조미김이 추가됐을 거다. 음식에 따라 반찬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거 같다.
매콤하다고 해서, 새빨간 낙지볶음을 생각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르다. 비주얼과 달리 막상 먹으면 매울거야 했는데, 매운맛은 거의 없다. 새싹채소와 김가루 그리고 콩나물이 들어 있다.
매운맛은 아니지만, 주꾸미 선도는 좋다. 그리고 너무 무르지도 질기지도 않게 적당히 야들야들하게 잘 볶아져있다. 가위가 함께 나왔는데, 비벼 먹어야 하니 내용물을 잘게 자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지만, 가위따위는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큼직하게 먹고 싶으니깐.
밥을 넣고 비비니 살짝 양념이 부족한 듯 싶다. 양념을 더 달라고 할까 하다가, 맛을 보니 간은 맞다. 맛깔스런 비주얼은 아니지만, 짜게 먹는 건 싫으니 그냥 먹기로 했다. 주꾸미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새싹채소에 비해 콩나물이 너무 많다. 채소를 적당한 비율을 맞추면 좋을텐데, 콩나물국밥집이다보니 콩나물을 넉넉하게 주는 거 같다. 덮밥 먹을때 나오는 국물은 역시나 콩나물국밥 국물이다. 그저 국물만 먹는데 국밥을 먹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덮밥과 비빔밥의 차이는 그냥 먹느냐, 비벼 먹느냐다. 가위가 같이 나온 이유는, 재료를 자르고 섞은 다음에 비비지 말고 밥을 얹어 먹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밥을 다 비빈 후에 든 생각이다. 주꾸미 비빔밥이 아니라 덮밥이라고 한 이유가 있을텐데 하면서 혼자서 또 과한 생각에 빠졌다. 덮밥이든, 비빔밥이든 맛나게만 먹으면 된다.
같이 나온 반찬도 하나씩 올려서 먹고 먹고 먹다보니 어느새 빈그릇이다. 마지막 사진은 느낌있게 일러스트로 담았다. 완벽하게 야무지게 다 먹었다. 양념이 좀 더 매웠더라면 더더 좋았을 거 같다. 그런데 역시는 역시라고, 시루향기는 콩나물국밥이 딱이다.
전주에서도 먹지 않았던 전주 초코파이를 든든하게 주꾸미 덮밥을 다 먹고 난 후에 디저트삼아 먹었다. 단 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은데, 가끔은 먹고 싶을때가 있다. 이날이 그날인 듯 싶다. 그나저나 크림 좀 많이 넣어주지 빵에 비해 크림이 너무 쬐금이다. 그런데 사진에는 없지만, 저 초코파이 안에는 아주 소량이지만 딸기잼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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