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에서 만난 여름꽃 능소화
지난해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황화코스모스를, 올 봄에는 벚꽃을 그리고 여름에는 능소화다. 안양천은 계절에 따라 맞춤 옷을 입고 있으니, 적어도 일년에 4번은 가야 한다. 싱그러운 초록빛 앞에서도 자신의 멋스러움을 맘껏 뽐내고 있는 능소화, 널 만나러 간다.
더워지면 선글라스에 양산까지 들고 다녀야 하니, 햇살이 뜨거워지기 전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안양천은 길이 34.75km로 한강의 제1지류이다. 강의 이름은 조선 중기에는 대천, 조선 후기에는 기탄으로 불리다가 안양천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예전에는 공단에서 유출된 폐수로 인해 하천오염이 심각했는데, 지금은 겁나 깨끗해져서 도심 속 생태 하천으로 거듭났다고 한다. 하긴 예전에는 저 아래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철마다 내려가고 있다.
능소화를 보려면, 안양천 고척교 부근에서 부터 시작하면된다. 여름이니 온통 초록빛 물결인데, 그 안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능소화가 잔뜩 피었다.
능소화라는 이름을 몰랐을때는 그저 독특한 나팔꽃인 줄 알았다. 작년에 이름을 알게 됐고, 올해는 보자마자 제대로 불러주고 있다. 능소화는 담쟁이덩굴처럼 다른 물체에 지지해 자란다.
안양천은 하천 근처에 잘 조성되어 있는 길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이 있는 오솔길(뚝방길이 정확한 표현일 듯)을 좋아한다. 지난 봄에는 벚꽃(오른쪽 나무) 길이었는데, 지금은 푸르름이 가득한 길이다.
오솔길에서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중간중간 나온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능소화가 방긋이다. 줌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서 담고 싶지만, 먼저 온 벌떼 형님(?)들로 인해 다가갈 수가 없다.
능소화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오솔길을 벗어났다. 가장 높은 곳에 오솔길(사진에서 왼쪽)이 있고, 중간에 요런 작은 길이 있고, 아래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는 길이 있다.
원없이 능소화를 본 거 같으니, 이제는 다른 꽃을 만나러 가야겠다. 오솔길과 달리 여기는 자전거가 다니므로, 멍을 때리면 곤란하다. 느리게 천천히 걷기를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빨리 걷기가 필요하다.
지난해 가을에 왔을때 만난 백일홍, 벌써 만개를 했다. 백일동안 피는 꽃이라고 하더니, 여름에서 가을까지 피는 꽃인가 보다.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가을에는 키다리 백일홍이었는데, 지금은 아가 백일홍이다. 왼쪽에는 핑크뮬리와 황화코스모스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일찍 일어난 코스모스 뿐이다.
백일홍의 꽃말은 그리움과 수다라고 한다. 그리움에 이렇게 모여서 살고 있나보다. 더구나 수다는 혼자 할 수 없으니, 백일동안 수다 삼매경에 빠질 듯 싶다.
청계천 징검다리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거리도 길고, 왼쪽 사진만 보면 잔잔한 하천이구나 할텐데, 오른쪽 사진을 보면 유속이 꽤 아니 매우 빠르다. 용기있는 자만이 건널 수 있다면, 나는 겁쟁이랍니다~
새 아님, 연 아님, 드론 아님, 떴다 떴다 비행기입니다. 여름은 4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봄에는 미세먼지땜에, 여름에는 더위땜에, 가을에는 넘 빨리 지나가서 그리고 겨울은 추위땜에, 계절마다 핑계가 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밖으로 나간다. 이제 초복이 지났으니, 여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더위는 싫지만 여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연꽃과 배롱나무꽃을 찾아 밖으로 나가버리고~~~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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