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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근린시장 & 백백분식

제로페이가 되는 전통시장이 있다. 편의점에서 사용은 해봤지만 시장은 아직이다. 현금이나 온누리 상품권을 써야할 거 같은데, 일부러 현금없이 고척근린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시장 옆에 있는 추억의 핫도그와 떡볶이를 먹을 수 있는 백백분식은 필수코스다. 

 

1971년에 개설한 고척근린시장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고척동과 개봉동 등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시장이다. 1차 생필품에 해당하는 농수, 축산물을 판매하는 점포가 많아 주민들의 부엌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구로구에 있는 재래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환경개선 사업을 실시해 시장 내 도로 및 시설 등을 정비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갖췄다.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집 근처에 이만한 시장이 있다면 그날 그날 찬거리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다.

 

비와 눈은 막아줄 수 있는데, 더위는 쪼매 힘들 듯 싶다. 그래도 물건이 좋다면, 아니 올 이유도 없다. 더구나 제로페이가 된다고 하니, 스마트폰과 장바구니만 딸랑 들고 나오면 된다. 대형급 전통시장은 아니고, 60여개 점포가 있는 중형급 시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싱싱함은 으뜸이라고 하니, 어디 한번 시장 구경을 해볼까나.

 

여름에는 뭐니뭐니해도 과일이 최고다. 자두, 복숭아, 살구, 포도 등 제철과일이 넘쳐흐른다. 

요즘 푹 빠져있는 애호박에 부추, 브로콜리, 오이, 양배추, 고추 등등 녹색 채소는 여기다 모여있다. 마늘과 표고버섯 그리고 가지는 녹색은 아니지만, 우리는 하나라고 주장을 하며 상생(?)을 하고 있다.

 

파리떼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기 위해 비닐부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건어물
족발집인듯, 반찬집인듯, 우리는 한가족

치킨 아니 통닭에 이어 닭강정도 전통시장에서 가면 꼭 있는 먹거리다. 안 매운맛부터 엄청 매운맛까지 입맛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백백분식만 아니면, 바로 낙찰인데 아쉽다. 떡볶이와 핫도그가 먼저라서, 미안하다~

 

밥도 좋아하고, 빵도 좋아하는 탄수화물 중독자
제로페이 가맹점인 부대찌개집

숨은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제로페이 스티커가 어느 점포는 있고, 어느 점포는 없다. 모든 점포가 다 되는 건 아니고, 점포의 86%가 제로페이 가맹점이라고 한다. 즉, 현금없이 시장에 왔다면, 물건을 사기 전에 QR코드 스티커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다행히 떡집은 있다.

 

요즘 레트로가 대세라고 하더니, 고척근린시장도 초장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나 보다. 마주보고 인사를 하듯 서로의 지붕으로, 또는 커다란 천막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산뜻하게 바뀐 모습도 좋고, 추억을 남겨 놓은 듯한 요런 모습도 좋다.

 

생선가게 옆에는 밥도둑 젓갈 가게가 있다.

시작하면 그 끝을 봐야 하는 뻥과자, 그래서 첫입하기가 무지 두렵다. 

지금까지 잘 참아왔는데, 드디어 안되겠다. 다행히 제로페이가 되니 매콤한 고로케와 찹쌀꽈배기를 샀다. 가격은 2,500원이니 현금을 냈다면, 거스름돈을 받아야 한다. 따로 동전지갑이 없어 동전이 생기면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는다. 그러다보니 파우치나 책을 꺼낼때 함께 빠져나와 잃어버린 경우가 많은데,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면 동전 걱정을 안해도 된다. 왜냐하면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는 거니깐.

 

다시 과일 가게로 왔다.

다시 온 이유는, 제로페이가 되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새콤달콤한 자두를 두고 그냥 갈 수 없어, 역시나 제로페이로 결제를 했다.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점포명이 나오고, 여기에 5,000원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내 계좌에서 과일가게 주인장 계좌로 자동이체가 된다. 사실 현금을 내는 게 빠르지, 관련 앱을 열어야 하고, 코드 인식을 해야 하고, 금액을 입력해야 하고 등등 솔찬히 번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를 하는 이유는 현금보다는 체크나 신용카드를 많이 쓰다보니, 지갑에 현금이 별로 없다. 그리고 꾸준히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제는 번거롭지 않다.

 

그저 동네에 있는 작은 전통시장인 줄 알았는데,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이 됐단다. 축하합니다.~

자두에 이어 수박도 무지 사고 싶었으니, 들고 올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떡볶이랑 핫도그 먹으러 백백분식으로 고고~

 

백백분식

시장 내에 있지는 않지만, 바로 옆이라 할만큼 무지 가깝다. 요즘 레트로에 뉴트로 갬성(?)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시간이 멈춘 듯 변함이 없다. 근처에 학교가 많아, 졸업 후에도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 분식집이다. 3년만에 왔는데, 엊그제 온 듯 변함이 없다.

 

아니다. 변화가 있다. 메뉴판을 보니, 핫도그는 700원에서 천원으로, 튀김만두는 개당 250원에서 3개의 천원으로 조금씩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몹시 착한 분식집이다.

 

늘 언제나 떡볶이와 핫도그를 먹는다

늘 느끼는 거지만, 손이 큰 주인장이다. 말랑말랑한 밀가루 떡에 보물찾기 하듯 오뎅과 당면이 숨어 있다. 맛이야, 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던 달달한 그 떡볶이 맛인데, 요즘 추세에 따라가는지 예전에 비해 살짝 매워진 듯 하다.

 

핫도그는 정말 응답하라 1988이야~

소시지에 비해 밀가루 옷이 얇아진 요즘 핫도그와 정반대로 새끼손가락만한 소시지에 두번이나 두툼한 밀가루 옷을 입고 있는 핫도그다. 한때는 이런 핫도그만 있었는데, 이제는 여기가 아니면 먹기 힘들어졌다. 하나만 먹어도 든든한 핫도그,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으니 요즘 말로 JMT다. 솔직히 여기보다 훨씬 더 맛있는 분식집은 많다. 하지만, 추억맛은 단연코 백백분식이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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