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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압도적으로 멋진 온실

익히 소문은 들었지만, 굳이 입장료를 내면서 갈 필요가 있나 했다. 멀지 않은 곳에 푸른수목원이 있기에 더더욱 갈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릇된 생각이었다. 마곡동이면 강서권이라 멀지도 않는데, 이제서야 다녀왔다. 그동안 갔던 온실을 다 미니어처로 만들어 버린 압도적 온실, 서울식물원이다.

 

강서구 마곡동이라고 해서 낯선 동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4년 전에 겸재정선 미술관부터 양천향교 그리고 허준박물관까지 두루두루 둘러본 적이 있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 내려서 걸어가야 하나 했는데, 지도앱은 버스를 타라고 한다. 내리는 곳은 겸재정선 미술관 정류장이다. 아는 동네라 반가움에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 식물원으로 향했다.

 

꽃잎을 연상시키는 독특환 외관

무료일때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지난 5월 정식 개관을 함과 동시에 성인 기준 5,000원의 입장료가 있다. 하지만 서울시 공공시설물이고, 서울시가 만든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면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입장료는 3,500원이다. 그나저나 결제를 해야 하는데, QR코드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식물원은 편의점처럼 바코드로 결제를 하면 된다. 직원에게 스마트폰에 나와있는 바코드 화면을 보여주고, 인원수를 말하면 된다. 혼자 왔으니, "한명이요."

 

1층같은 지하1층으로 들어간다. 온실 입구는 사진에서 왼편에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견학온 어린친구들이 먼저 선점을 한 듯해 바로 온실로 들어갔다. 축구장 70개 크기 규모인 서울식물원은 식물원과 결합된 공원으로 국내 최초 보타닉 공원이다. 주제원과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등 4가지 테마로 되어 있고, 이중에서 유료관람은 주제원과 온실이다. 

 

건물 안은 겁나 시원한데, 온실로 들어오니 와우~ 덥다. 더구나 열대관과 지중해관으로 이루어진 온실이니, 그곳 기후를 맞춰야 한다. 여기서 에어컨 바람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운 건 인정이다. 그런데 실제 바깥과 다른점이 하나 있다. 고건 잠시후에...

 

오리노코 강과 아마존 강을 탐사한 식물탐험대 리서치룸을 재현
아직 열매는 없지만, 바나나 나무다.
열대기후답게 덥고 습하다.

여기 그늘이 겁나 그리울 줄 몰랐다. 온실이 처음도 아닌데,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점점 안으로 들어갈수록 땀이 주르륵 흐른다. 어릴적에 돋보기에 태양빛을 모아 종이를 태웠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종이가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특이하고 놀라운 점은 덥고 습한데 짜증이 안난다. 아마도 온실 속 나무가 주는 신선한 산소와 피톤치드 때문인 듯 싶다. 미세먼지가 아무리 심해도 여기는 미세먼지 제로 구역일 거 같다.

 

온실은 지중해와 열대기후 환경을 바탕으로 독특한 식물문화를 발전시킨 세계 12개 도시 정원으로 되어 있다. 이걸 다녀온 후에 알았다. 어쩐지, 베트남, 콜롬비아, 이탈리아, 터키 등 나라에 대한 안내판을 보긴 했는데, 나라별로 정원을 되어 있는 줄 몰랐다. 

와~ 연꽃이 있구나 했던 이곳은 브라질 상파울루 정원이다. 아마존 밀림을 재현했다는데, 어쩐히 다른 곳에 비해 더 습하고 더웠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연꽃인 빅토리아수련이 있다는데, 사진 속 연꽃은 작으니 아닌 걸로.

아무 정보 없이 왔기에 그저 내느낌대로 다녔다. 지금은 반영 놀이 중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구역인 듯. 홈페이지에 가이드맵이 있던데, 다운 받아서 갔더라면 좀 더 확실하게 바라봤을 거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아님을 알기에, 학습보다는 느낌과 재미에 중점을 맞췄다. 

아침이슬 아님.

망고는 4000년 부터 수천년동안 인도 및 인근지역에서 불교 승려들이 재배해온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순간 망고빙수가 먹고 싶어졌다. 빙수를 먹으면서 다니면 더할나위 없을 거 같은데, 여기서 음식 섭취는 금지일 듯. 망고수레를 보고 난 후, 뒤를 돌았는데 진짜 망고나무가 있다. 혹시나 하는 맘에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열매는 없었다. 노란 망고가 달려 있음 더 신기했을 거 같은데, 가을에 오면 볼 수 있을까나.

 

커피수레 옆에는 커피나무가 있다.

너의 이름은? 아이스키난투스 스페키오수스. 열대관에는 인도네이사 자카르타, 베트남 하노이, 콜롬비아 보고타, 브라질 상파울루 정원이 있다.   

 

커다란 야자나무가 반겨주는 이곳은 지중해관이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그리스, 호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도시정원을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촌이니 구별하지 않고 돌아다녔다. 

 

지중해관의 첫느낌은 진한 허브향기다.
와~ 수국이다.

수국을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야자나무 아래 수국이라 어디서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다, 이른감은 있지만, 이렇게나도 볼 수 있으니 좋기만 하다. 예습없이 오긴 했지만, 수국으로 인해 본전(?)은 뽑았다.

 

지중해는 여름은 구름이 적고 기온이 높아 건조하나 겨울에는 비가 많이 오고 온화한 지역이다. 여름에 일조량이 풍부해 포도, 올리브, 코르크 등의 농작물을 재배한다. 지중해관이니 올리브 수레는 당연지사.

 

수국을 여름 꽃의 여왕이라고 한다던데, 인정.
이탈리아 로마정원
정원사의 비밀의 방

소품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잔뜩 있다. 그리고 비밀의 방답게 여기는 바람이 차다. 중간에 쉬어가는 페이지랄까? 한번 들어오니 밖으로 나가기가 싫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그렇게 잠시동안 머물렀다.

 

수국길이다.

이 날의 주인공은 단연코 수국이다.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는 수국, 여왕답게 우아하고 청초하다.

 

어린왕자의 작은 정원 옆에는 진짜 바오밥나무가 있다. 정원을 잘 살펴보면,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그리고 고장난 비행기에 조종사를 만날 수 있다. 

 

동선을 따라 열대관에서 지중해관을 지나 스카이워크에 도착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온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마치 비행선을 탄 듯, 온실 위를 날아다녔다.

그저 조금 더 높을 곳에 올라갔을 뿐인데, 열대관이 다르게 보인다. 그런데 그늘이 되어 줄 나무가 없으니 눈이 부시게 태양빛이 강렬하고 뜨겁다. 그나마 구간이 짧아서 후다닥 이동해 온실을 빠져나와 에어컨 바람이 부는 그곳으로 나왔다.

 

들어갈때는 지하1층, 스카이워크를 통해 나오니 1층이다. 역시나 나오자마자 기념품샵이 떡하니 있다. 윈도쇼핑만 하고, 같은 층에 있는 씨앗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원래는 주제원으로 바로 가야 하는데, 여름 한낮은 밖에 나가는 거 자체가 두려움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으니 아니 갈 수 없다. 

 

밖으로 나와 주제원으로 가는 중.

주제원은 바람의 정원, 추억의 정원, 사색의 정원, 치유의 정원 등 8개 테마 정원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막 커다란 롤러가 있는 정원사의 정원에 도착했는데, 여기까지다. 양산으로 햇빛을 가렸는데도 눈이 시려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집에서 나올때 이상하게 허전하다 싶더니, 색안경이 없다. 이럴땐 필요한 건, 작전상 후퇴다. 

 

원래 계획은 온실을 시작으로 주제원, 마곡문화원, 호수원에 습지원까지 다 둘러보는 거였는데, 축구장 70개를 하루만에 본다는 거 자체가 무리였다. 여기에 뜨거운 햇살까지 한몫을 하고 있으니 포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곡문화원까지는 보려고 했는데,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봤다. 지금 서 있는 곳은 온실이 있는 건물 4층 식당가 유리창 앞이다.

 

2층에 있는 식물전문도서관에서 먀음의 양식을 쌓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왜 이리도 눈꺼풀 무거운 것일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겁나 조용하다. 백 아니 만프로 꾸벅꾸벅 졸 거 같기에, 조용히 일어나 사뿐히 나갔다. 7, 8월은 건너뛰고, 9월이 오면 다시 가리라. 그때는 놓쳤던 곳을 다 둘러보리라. "서울식물원, 그래 너 매우 몹시 겁나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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