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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만에 다시 찾았다. 목표는 하나, 겨울 대표 먹거리인 과메기를 먹기 위해서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지만, 한번쯤은 산지에서 먹어보고 싶었다. 과메기의 고향 포항 구룡포로 출발.



다른 계절에 비해 유독 겨울은 바다 먹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 서해는 꼬막, 남해는 굴 그리고 동해에는 과메기가 있다. 얼마전 통영에서 올라온 당일 산지직송 굴을 먹었고, 벌교 꼬막은 다음달에 먹을 예정이다. 과메기는 그 맛을 알게된 후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먹어왔다. 산지직송보다 산지가 좋은지 알고 있지만, 포항은 누군가의 고향이자 영포라인 어쩌고 저쩌고로 인해 가고픈 맘이 들지 않았다.


9월 처음으로 포항에 갔다. 물론 과메기를 먹기위해서다. 아뿔사~ 과메기 시즌은 11월부터라 그때(9월)는 냉동 과메기뿐이었다. 나름 KTX를 타고 편안하게 오긴 했지만, 산지에서 냉동을 먹으려고 하니 내키지 않았다. 한번이 어렵지 두번부터는 쉬운 법이라, 다시 왔다. 그런데 한번 왔다고 익숙해졌는지 넘 느긋했나보다. 포항역에서 구룡포 전통시장까지 버스로 한시간 20분 정도 가야 한다. 역에서 출발하는 직행 버스가 있지만, 배차 시간이 길어 지난번에 죽도시장에서 환승을 했다. 이번에도 환승을 할 생각에, 버스가 왔음에도 사진만 찍어댔다. '107버스는 자주 오니깐, 금방 오겠지.' 요딴 생각은 서울에서나 해야 하는데, 포항에서 해버렸다.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20분이 걸렸다. 그리고 죽도시장에서 200번 버스로 환승을 해야 하는데, 역시나 20여분 정도 걸렸다. 9시가 넘어 KTX를 탔고, 서울역에서 포항역까지 2시간 19분이 걸린다. 포항역에서 구룡포전통시장까지 길에서 허비한 40분을 보태니 2시간을 홀라당 길에 버렸다. 이날 저녁 엄청난 사건에 대한 복선이었을까? 사건의 개요는 토욜에



처음 온 날, 비가 내려 구룡포 바다를 담지 못했다. 이번에는 구룡포 해수욕장에 가서, 동해 바다를 맘껏 담아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다.  구룡포시장 정류장에 내리니, 오른쪽에 주차장이 있고, 그 끝에 바다가 있다. 정박되어 있는 배가 많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반칙같지만, 바다를 봤고 담았다.



구룡포 전통시장


메인 스트릿이라고 해야 할까나. 차가 다닐 정도로 통로가 넓다. 양 옆으로 메인은 대게이지만, 다양한 해산물들이 수조마다 가득이다. 어차피 갈 곳은 정해져 있으니, 눈요기만 했다. 



대게를 눈으로 먹었다.


서울까지 들고갈 자신이 없다.


포항 9미인 백고동


메인 스트릿을 빠져나오면, 옛스러움이 느껴지는 시장이 나온다. 구룡포시장은 3, 8일 오일장으로 장날이 아닐때는 참 한산하다. 제일국수공장과 할매국수, 저번에 갔고 먹었으니 통과다. 하단에 관련글 참조



너의 이름은 오징어


예전에는 청어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꽁치라고 하던데, 암튼 서서히 과메기가 되어 가는 중이다. 시장 안에 있어 규모는 작지만, 볼거리는 충분하다. 비염이 있긴 하지만,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참동안 사진을 찍어댔는데, 비린내가 하나도 안난다. 냄새를 맡으려고 코를 들이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정도라면 냄새가 날만도 할텐데 안난다. 이래서 산지가 좋다고 하나보다.



두달 전에는 오징어물회는 먹었고, 오늘은 과메기 먹으러 왔다.


오징어가 뛰놀던 동그란 수조는 텅 비었고, 대게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과메기 시즌답게 대형 냉장고에는 과메기와 양념 그리고 채소들이 한가득이다. 안에서 먹지 않고, 구입만 해도 된단다. 



어쩌다 보니, 또 한가한 시간에 왔다. 길에서 낭비한 시간이 많았으니, 앉기도 전에 "과메기 먹으러 왔어요."라고 말했다. 



과메기 중(30,000원) 주문


과메기 조림이라는데, 특유의 기름짐과 함께 고소함이 터진다. 밥반찬보다는 확실히 술반찬이다. 그냥 초장이었다면 서운했을뻔, 다진마늘과 파, 깨 등이 들어있다. 과메기 먹을때 김이 없으면 섭하다. 



두둥~ 과메기 등장이오.


윤기가 자르르~ 딱봐도 기름짐이 엄청나 보인다. 과메기 특유의 냄새가 나긴 나는데, 비리거나 역할 정도는 아니다. 향긋하다고 해야 할까나. 확실히 서울에서 먹었던 과메기와는 완전 다르다. 이래서 산지 산지하나보다.



다시마는 아는데, 넌 이름이 뭐니?


이거 하나 먹자고 서울에서 포항까지, 내심 좀 과한데 했다. 그런데 보자마자, 만나자마자, 한번쯤은 와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메기는 쌈으로 먹어야 좋다고 하지만, 산지 과메기이니 본연의 맛을 즐겨야 한다. 양념장은 조금만, 오로지 과메기만 먹는다. 입안 가득 풍미 작살이다. 비린내 하나 없이, 씹을때마다 과메기가 품고 있던 육즙(?)이 터지고, 그와 함께 고소함이 폭발을 한다. 진짜 힘들게 온 보람이 있고,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만족이다. 



이번에는 정석대로, 과메기 쌈이다. 김 - 다시마 - 이름모를 해초 - 혼자라서 가능한 과메기를 두점이나 올리고, 파와 마늘 그리고 고추를 가지런히 올린다. 고소한 김을 시작으로 다시마와 해초는 과메기를 더 빛나게 하기 위해 조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알싸한 마늘과 파 그리고 매콤한 고추는 기름짐으로 넘쳐나는 입안을 말끔하게 정돈해 준다. 씹으면 씹을수도 쫀득한 과메기의 식감은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과메기를 어찌 그냥 먹을 수 있을까?


한쌈 하실래요~


김과 다시마쌈도 좋지만, 배추쌈도 은근 괜찮다. 배추의 수분과 과메기의 기름짐이 만나니, 유수분 밸런스가 딱 맞춰졌다. 쌈 한번, 과메기만 한번 그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과메기 늪에 완전 빠져버렸다. 



아무리 과메기를 좋아한다지만, 혼자서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았다. 그리고 계속 먹다보니, 비린내는 없지만 과도한 기름진으로 인해 느글느글이 찾아왔다. 새콤하고 매콤한 물회가 생각났지만, 새로움을 찾고자 아구탕(지리)를 주문했다. 메뉴판에 1인당으로 나와 있어 1인분은 안될 거 같았는데, 탕이 나왔다. 과메기 먹으러 다시 오겠다고 했고, 정말로 다시 와서 그런가? 서비스였다. 복지리와 비슷한데, 아구지리다. 참기름과 식초를 조금 넣으면 좋다고 해서, 주인장에게 넣어달라고 했다. 국물에 보이는 기름층(왼쪽)은 참기름이다. 



생 아귀만 사용해서 가능한 아귀간이다. 푸아그라 못지 않은 기름짐을 보유하고 있는데, 막강한 과메기를 먹은 후라 그런지 부드러움만 느껴진다. 치아를 쓸 필요없이, 입에 넣으면 살며시 녹아서 사라진다. 안 먹었으면 완전 후회했을 거다. 



신선도가 다르니, 간은 물론 살도 고급지다. 껍질부분의 질겅거림과 보들보들한 살의 조화가 좋다. 밥 생각이 간절했으나, 국물이 슴슴해서 탕만 먹었다. 



아귀탕은 다 먹었지만, 과메기는 남아서 포장을 했다. 만약 제때 서울역에 도착을 했고, 집에 왔더라면 직접 산지직송을 했으니 포항에서 먹었을때와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6시간동안 KTX 안에 있으면서, 기차 안에서 과메기는 숙성이 됐고, 집에 도착해서 가방을 여니 냄새가 어마무시하게 났다. 그래도 아까우니 다음날 꾸역꾸역 다 먹긴 했는데, 내년 겨울이 될때까지 과메기 생각은 안 날 거 같다. 못다한 포항이야기는 토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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