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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끝나고 바로 가을이 시작되더니, 영하로 떨어짐과 동시에 겨울이 시작된 거 같다. 여름 폭염에 이어 겨울에는 한파가 자주 온다는데 발목까지 오는 롱패딩을 장만해야하나 고민이다. 겨울과 싸워 이길 체력이 아니니, 뜨끈한 만둣국으로 속부터 따땃하게 만들어야겠다. 인천 송도동에 있는 강이수다.



간판 한번 으리으리하다.


송도컨벤시아에 갔다가 발견한 곳이다. 뭐 먹으면 좋을까 폭풍검색을 했지만, 딱히 나오는 곳이 없다. 맘에 들지 않은 곳에 가느니, 아는 동네로 나가 거기서 먹을까 하다가, 길 건너 보이는 커다란 간판에 눈길이 갔다. 뭔데 저렇게 으리으리할까? 길을 건너 가까이 가니, 만두집이다. 100% 자가제면에 메밀소바가 있지만, 날이 날인지라 눈에 보이는 건 만두뿐이다. 그래 이런 날에는 뜨끈한 만둣국이지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밖에 있는 입간판에는 만두전골과 찐만두, 군만두만 나와있다. 전골은 2인부터인데, 늦은 점심인 탓에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에 안으로 들어갔다. 



1, 2층으로 되어 있는 거 같은데, 아무도 없는 1층을 두고 2층까지 올라갈 필요는 없다. 통유리로 되어 있는 전망이 좋아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문이 열리면 찬바람이 쌩쌩~ 엄청 추운 자리다. 괜히 앉았구나 싶어 자리를 옮길까 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마구마구 들어왔다. 아무도 없어서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손님을 몰고 다니는 사람인가 보다. 아니면 말구. 



양은 많지만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전골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수제만둣국(8,000원)이 새로 나왔단다. 굳이 비싼 전골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니, 만둣국을 주문했다. 소바나 찐만두도 끌렸지만, 혼자라 선택은 하나다. 군만두정도는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하면서 나머지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인별그램에 사진과 해시태그를 올리면 수제만두를 서비스로 준단다. 요런 아이템 참 칭찬할만하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에 올때 먹을 수 있도록 쿠폰을 발행한단다. 에이~ 좋다가 말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직원에게 물어봤다. 쿠폰이 아니라 지금 줄 수 없냐고, 그럼 인별그램에 올릴 수 있는데... 당연히 안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해주겠단다. 아싸~ 고기만두와 김치만두중 고르라고 해서 고기만두로 달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김치만두는 밖에서 거의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년김장김치로 만든 엄마표 김치만두가 젤루 맛있으니깐. 



반찬은 겉절이 김치와 장아찌 그리고 다시마 간장뿐이다. 일반 간장에 비해서 짠맛은 덜하고, 단맛보다는 감칠맛이라고 하는게 맞을 듯 싶다. 만두랑 같이 먹으니 참 좋았다. 



담음새가 참 예쁘다. 아~ 그런데 만두가 고작 5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골을 주문할 걸 했지만, 곧이어 찐만두가 나온다. 만둣국이 나와야 사진을 찍고 인별그램에 올릴텐데, 직원이 만두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니 주문부터 먼저 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뜨끈할때 바로 먹어야 하는데, 늘 그랬지만 이번에는 특히 사람보다 사진이 먼저다.



만둣국에는 요렇게 동그란 만두가 더 어울린다. 우리집 만두는 속을 많이 넣기 위해 왕왕왕~만두로 만들기 때문에, 모양새는 신경쓰지 않는다. 



작은 꽃같다. 만두꽃.



만두를 반으로 가르고, 안에 다시마 간장을 살짝 넣으면 된다. 



딱봐도 녹색이는 부추다. 그리고 고기와 두부가 들어 있는 거 같고, 반죽은 부들부들하니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딱 적당하다. 이북식 만두처럼 슴슴하니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김치를 올려서 아니 먹을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건, 만둣국 육수로 사골을 많이 사용하던데, 강이수는 멸치육수다. 사골이 주는 깊은 맛은 없지만, 쑥갓이 신의 한수였다. 멸치육수에 잔잔히 스며든 쑥갓의 향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수제만두(5,000원)라 쓰고 고기만두라 읽는다. 



만둣국용 만두와 만두소는 같은데, 찐만두가 좀 더 많이 들어 있다. 만두피의 진가는 국보다 찐이다. 살짝 더 도톰한 거 같지만, 만두소가 많은 탓에 피와 소의 조화가 국보다는 더 좋았다. 인별그램에 올리길 정말 잘했다. 



정말로 야무지게 자알~ 먹었다. 쑥갓 한개를 남긴 건,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뭐래니. 만둣국에 든 만두 5개 + 왕만두스러운 찐만두 4개 = 배가 아플 정도로 배가 부르다. 



송도컨벤시아를 언제 다시 가게 될지 모르지만, 무조건 무조건이다. 옆테이블에서 주문한 만두전골을 보니, 칼국수도 나오던데, 다음에는 전골에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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