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송탄부대찌개와 더불어 꼭 먹고 싶었다. 라면, 쫄면, 우동이 들어간 떡볶이는 먹은 적이 있지만, 당면은 아직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니, 떡볶이랑 당면을 따로 산 후 둘을 합치면 된다. 혼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 같지만, 맛은 백퍼 다를 것임을 알기에 생각만 했다. 송탄 첫끼 미스리 햄버거에 이어 송탄 두끼는 세모분식의 당면떡볶이와 김밥이다.



미스리 햄버거에서 평택국제시장까지 걸어서 5분도 안 걸린다. 그리고 시장에서 세모분식을 찾는데도 그리 어렵지 않다. 초행길이었는데, 촉이 좋은지 바로 시장 입구를 찾았고, 분식집도 바로바로 찾았다. 여기 오기 전에, 먹을지 말지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송탄부대찌개집 앞을 지나갔는데, 처음에는 무슨 은행인 줄 알았다. 띵똥~ 벨소리가 나더니, 몇번 손님 들어오세오라는 기계음이 들렸기 때문이다. 방송의 힘이 참 무섭구나 했다. 방송에 세모분식도 함께 나왔으니, 평일임에도 줄을 서야겠구나 했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걸었을뿐인데, 세모분식이 보인다. 햄버거 하나 먹었다고 포만감을 느끼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바로 떡볶이를 먹자니 살짝 부담스럽다. 얼핏 보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면 잠시 소화를 시킬겸 시장 구경을 먼저 하기로 했다. 어느정도 시간차를 둬야, 위가 당황하지 않고 많이 먹을 거 같아서다. 그럼 직진하지 말고, 뒤를 돌아~



시장구경이라 쓰고, 소화중이라 읽는다.


올겨울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될 거 같은 토끼 모자가 있다. 발끝을 누르면 귀가 쫑긋하면서 올라간다.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인싸보다는 아웃사이더라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누가 사주면 모를까? 내 돈 내고 사는 건 쫌.



평택국제중앙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생생된 약 60여년의 역사가 있는 시장이다. 우리내 전통시장의 모습과 브라질, 멕시코, 페루, 인도, 터키, 베트남 등 지역적인 특색이 결합된 말그대로 국제전통시장이다. 



주말에는 나이트 마켓을 운영한다고 하던데, 평일이라서 많이 한산한 듯 싶다. 그래도 시장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나야 하는데, 신장쇼핑몰 골목에 이어 여기까지 아무래도 날을 잘못 잡은 거 같다. 



생각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데 했는데,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네버엔딩 골목이다. 여기가 끝인가 싶으면, 가지를 치듯 또다른 골목이 나온다. 세모분식이라는 목표물이 없었다면, 아까 왔던 곳 같은데 이상하네 하면서 걷고 또 걸었을 거 같다. 



얼마전에 본 러빙 빈센트가 생각난다.


소금같은 인간이 되야 하는데, 언제쯤...


수입상품 매장이 많은 건, 안 비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송탄은 주말에 와야 하나보다. 시장 구경은 여기까지, 먹으러 가자.



방송은 정말 무섭다. 은행에서나 보던 번호표가 분식집 앞에 뙇. 그저 동네 분식집이었을텐데, 방송 후 이제는 전국구가 됐다. 줄서서 먹어야 하는 곳일텐데, 운이 좋았다. 그래도 번호표를 하나 뽑아 볼까 하다가, 쓰레기 만들기 싫어서 관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진은 양해를 구한 후 찍었다. 내부는 요런 느낌, 줄서서 기다리지 않았을 뿐이지 안으로 들어가자 빈자리가 거의 없다. 오른쪽 사진은 중간에 먹다가 사람이 없기에 후다닥 담았다. 나무판자 뒤에 화장실이 있었던 거 같은데, 슬쩍 보기만 해서 잘 모르겠다. 



삼00왕의 효과는 지금도 여전한 거 같다. 주문을 하기 전, 다른 이들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스캔을 했다. 둘이서 당면떡복이와 쫄면 그리고 김밥을 먹고 있다. 아마도 저 3개가 기본인 듯 싶다. 왜냐하면 셋이상은 저기에 순대나 김밥 그리고 우동이나 쫄면을 더 추가했기 때문이다. 당면떡볶이만 알고 왔는데, 쫄면도 어마무시할 거 같다. 허나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다. 셋 중에 하나를 버려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송탄 끼니를 여기서 마무리 한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떡볶이와 쫄면, 김밥을 다 먹었을 것이다. 허나 아직 가야, 아니 먹어야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쫄면을 버리고, 당면떡볶이(4,500원)와 김밥(2,000원) 골랐다. 빨간무와 노란무 그리고 물은 셀프다.



어렸을때 집에서 쓰던 수저와 너무 비슷해서 깜놀 중.


웬만해서는 다 아는 맛이니 패스.


가격대비 내용물이 충실해서 살짝 놀랐다. 아까 스캔을 할때, 김밥을 먹는 모습을 봤기에 사진만 찍을 뿐, 지금은 먹지 않는다. 



두둥~ 모든 메뉴가 다 나왔다.


어묵국물과 그릇의 크기는 동일한데, 겁나 꽉 차있다. 주문할때, 직원분이 떡볶이만 해도 된다고 한 이유를 이제야 알 거 같다. 국물떡볶이에 가까운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다. 과한 빨간맛처럼 보이는데, 보기와 달리 덜 맵다. 은은하게 퍼지는 깻잎향이 급 허기짐을 부른다.



당면떡볶이이니, 주인공을 만나야 한다. 잡채를 할때 쓰는 동그란 모양의 지극히 평범한 당면이다. 다 먹을때까지 당면이 불지 않았던 거, 삶지 않고 불려놨기 때문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혼자서 먹는데, 굳이 덜어서 먹을 필요는 없지만, 생각보다 국물이 많이 뛴다. 흰색 옷은 아니지만, 당면떡볶이 먹은 티를 내지 않지 위해 얌전하게 앞접시에 덜었다. 



당면의 식감이 이런 거였나? 우리집은 당면을 불지 않고 삶기 때문에 식감은 흐물흐물 흐느적이다. 그러나 세모분식은 당면이 씹힌다. 당면에 칼집이라도 냈는지, 까슬까슬한 표면이 느껴질 정도다. 이러니 명물이 됐나보다. 톡톡 튀는 식감이 은근 매력적이다. 당면 자체는 무맛이지만 국물과 결합을 하니 당면떡볶이가 아니라 그냥 당면볶이라 해야 할 거 같다. 왜냐하면 떡볶이인데, 떡이 가장 별로였기 때문이다. 밀떡을 좋아하는데, 당면땜에 기가 죽었는지 제구실을 전혀 못했다.  



김밥을 먹지 않고 기다린 이유다. 세모분식에서 김밥은 떡볶이 국물에 찍어야 비로소 완성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당면에 깻잎을 더하니, 순대없는 순대볶음 맛이 났다. 혼자 왔으니 김밥을 찍어 먹지만, 여럿이 온다면 순대를 국물에 찍어 당면과 깻잎을 함께 먹으면 떡볶이가 아니라 순대볶음이 될 거 같다. 뭐가 됐든 국물에 찍으면 새생명을 얻게 되는 마성의 국물이다. 



시장 구경을 더하고 왔어야 했나보다. 다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당면만은 야무지게 다 골라 먹었다. 현지인에게 들은 정보에 의하면, 당면떡볶이도 좋지만 쫄면도 만만치 않단다. 사실 김밥대신 떡볶이와 쫄면을 먹을까 하고 고민을 하긴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먹고 올걸, 지금은 후회 중이다. 언제갈지 알 수 없으니 다 먹고 오는건데, 위를 잡고 늘려서라도 다 먹고 와야했다.



예상치 않았던 김밥으로 인해 포만감은 만렙이 됐다. 잠시 숨을 돌렸다가, 붕어빵 먹으러 가야겠다. 붕어빵 안 먹은지 백만년은 된 거 같은데, 유명하다고 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꼬옥~ 먹어야겠다. 송탄 붕어빵 커밍순~





더보기

2018/11/30 - 경기 송탄 미스리 햄버거 양배추 듬뿍에 계란후라이는 진리

2018/11/29 - 경기 송탄 신장쇼핑몰 낯설은 익숙함 (feat. 기찻길 + 벽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