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끼 이상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이들에게 좋은 밥집이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든든하다. 주출몰지역인 마포에서 찾은 아주 맘에 드는 곳이다. 낮에 가도 좋고, 밤에 가도 좋고,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 더더욱 좋다. 마포역 2번 출구 부근에 있는 아궁이다.
길들여지기 싫어 한동안 뜸했는데, 배고픔이 찾아올때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규칙과는 반대의 생활패턴을 추구하다보니, 끼니 시간도 들쑥날쑥이다. 12시 점심, 6시 저녁보다는 배고프다는 신호가 올때 먹는 경우가 많다. 주로 1일 2식을 하다보니 배꼽 알람이 울려야 먹는 거 같다.
이것도 직업병인듯 갈때마다 사진을 조금씩 찍어두다 보니, 밖과 안의 시간이 정 반대다. 이는 밤에도 갔고, 낮에도 갔다는 의미다.
참 많이 간 거 같은데, 전메뉴 도장깨기는 아직 못했다. 아무래도 우동과 돌솥불고기때문인 듯 싶다.
떡만둣국 (7,000원)
직접 만든 손만두는 아니고, 시판용 만두다. 참기름 살짝으로 국물은 고소함이 강해졌고, 김과 계란은 살짝 밋밋할 수 있는 만두를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깔끔한 손만둣국에 비해서는 꾸밈이 많지만, 만둣국이란 음식을 좋아하니 상관없다.
만둣국과 떡국, 각각 먹으면 알수 없는 허전함이 있다. 그러나 둘을 합치면, 만두도 먹고, 떡도 먹고 참 만족스럽다.
들깨우거지만두탕 (8,000원)
들깨 우거지 만두탕으로 만두가 들어간 들깨 우거지탕이라고 보면 된다. 조합이 특이해서 주문을 했는데,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다. 차라리 만두대신 가래떡이라면 더 좋았을 듯 싶다. 여기 들어간 만두는 떡만둣국의 만두와 같다. 그나마 밥이 함께 나와서, 가장 든든하게 먹었던 한끼였다.
비빔밥 (6,000원)
주문을 하면 가장 빠르게 나오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무생채, 호박볶음, 버섯볶음, 상추, 콩나물, 김가루 등 미리 다 준비되어 있는 재료이니 밥을 퍼서 푸짐하게 담은 후, 계란후라이만 하면 된다. 빨리 나온다고 패스트푸드로 착각하면 절대 안된다.
고추장 맛만 나는 비빔밥은 싫지만, 너무 조금 넣으면 니맛도 내맛도 안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생채, 버섯, 호박, 콩나물 등 반찬들의 간이 대체적으로 슴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추장을 적당히에서 조금 더 넣어도 된다.
된장국과 청국장이 생각났지만, 없는 메뉴라서 콩나물국으로 만족했다. 여기에 두부가 많이 들어간 청국장을 넣어, 두부와 콩을 으깨서 함께 비비면 정말 좋은데... 그래도 반숙 계란후라이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잔치국수 (5,000원)
개인적으로 아궁이의 시그니처 음식은 잔치국수인 거 같다. 적당히 잘 삶은 국수에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여기에 호박볶음과 유부, 김가루 등 고명까지 조합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양도 푸짐해서, 후루룩 후루룩 먹을때는 모르지만, 다 먹고 계산을 하고 나오면 그제야 포만감이 느껴진다.
주출몰지역이 다른 곳으로 바뀌게 되면 모를까, 그전까지는 줄기차게 아궁이를 다닐 거 같다. 너무 자주 가서 질리거나 지겨울때는, 같은 건물 지하에 있는 쑥이 들어간 건강 수제비나 떡볶이로 갈아타면 된다.
이전 방문기
2018/11/21 - 도화동 밥스앤팝스 할머니가 만든 건강한 밥
'폼나게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 광명 미식당 가리비술찜은 처음이야 (26) | 2018.12.07 |
---|---|
경기 송탄 김네집 송탄부대찌개 현지맛은 달라 (28) | 2018.12.05 |
경기 송탄 세모분식 당면떡볶이 먹어먹어 (feat. 평택국제중앙시장) (28) | 2018.12.03 |
경기 송탄 미스리 햄버거 양배추 듬뿍에 계란후라이는 진리 (34) | 2018.11.30 |
인천 구월동 이만구 교동짬뽕 빨간맛 대표주자 (feat. 사라다빵) (20) | 2018.11.28 |
마포역 아궁이 한끼의 품격 (18) | 2018.11.27 |
인천 송도동 강이수 추울때는 뜨끈한 만둣국 (24) | 2018.11.26 |
연남동 단단 시간제 무한리필 (26) | 2018.11.23 |
경북 포항 진강수산 산지 과메기를 맛보다 (28) | 2018.11.22 |
도화동 밥스앤팝스 할머니가 만든 건강한 밥 (22) | 2018.11.21 |
인천 용현동 맛사랑 착한 가격 맘에 들어 (feat. 인하문화의 거리) (16) | 2018.11.20 |
들깨우거지 만두탕이 웬지 맛나 보입니다
한 그릇 먹고 싶네요.. ^^
정말 푸짐한 한대요 ㅠㅠ
아궁이..이름도 정감있고 가격도 정말 착하네요.
저도 늘 혼밥이라 식사를 거를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다보니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혼밥이지만 삼시세끼 열심히 챙겨먹고 있거든요
까칠양파님도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하세요`^^
오늘 저녁은 뭘 먹나 고민이였는데
냉동실 뒤져 사골국물에 매생이랑 만두넣어 떡국 끓여먹어야 겠네요..ㅎㅎㅎ
아궁이.. 이름이 재밌네요. 옛날 아궁이에서 음식해주면 더 재밌을 것 같긴합니다 ㅎ
맛있어 보이네요.
1인분 같아 보이지 않는 어마어마한 양..
다양한 메뉴를 조금 조금 맛보고 싶어지네요.
한가지 메뉴만 선택하기 너무 어려워요
이렇게 한끼 든든히 먹을 수 있는 곳이 좋죠 ㅎㅎㅎㅎ 잘보구가요^^
와....
떡 만두국 먹고 싶네요.
저녁 먹었는데 ...^^
잘 보고 갑니다.
이런곳이 가까이 있다면 전 충분히 도장깨기가 가능할것 같습니다.
근데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시는게 좋으십니다.
오 아궁이. 가게이름도 괜찮은데 음식들도 가격도 그렇고 비주얼도 그렇고 괜찮아 보이네요.
비빔밥은 기존의 비빔밥이라기보다는 학식에서 자주 봤던 상추가 많이 들어가는 비빔밥 느낌이에요. 전 저런 비빔밥도 좋아하지만요.
먹으면 채소 많이 먹은 것 같아서 좋거든요. 평소에 채소를 먹을 기회가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