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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출몰지역인 마포에서 혼술하기 좋은 곳을 찾아 여기저기 다녔다. 공덕시장 부근에서 한곳을 찾긴 했지만, 추운 겨울 10분의 걷기는 힘들다. 버스를 타자니, 한정거장이라서 또 애매하다. 이래저래 마포역 부근에는 없구나 했는데, 드디어 찾았다. 도화동에 있는 이자카야 토미야다. 



퇴근길,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배도 고프고 술도 고프다. 버스는 잠시 후 도착을 한다는데, 길을 건넜다. 지금이 아니라, 녹색불로 바뀌자마자 건넜다. 그리고 무작정 혼술하기 좋은 곳을 찾기 시작했다. 



1층이었다면, 내부가 어떠한지 볼 수 있는데 지하다. 그렇다면 폭풍검색이 답이다. 토미야, 마포 토미야, 도화동 토미야 등등 검색어를 바꾸면서 여러번 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생긴지 얼마 안된 곳일까?' 확신이 없어, 다른 곳을 찾고자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없다. 다시 왔다. 들어갔는데 별로면, 착각을 했다는 핑계를 대고 나올 생각으로 내려갔다. 참, 토미야는 화장실이 밖에 있는데 독특하게도 옆집인 카페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밖에 있는 입간판은 이자카야인데, 안으로 들어오니 밥집이다. 이거 참, 난감하네 하고 서 있는데 주인장이 나왔고, 이자카야가 맞다고 한다. 본인이 인수하기 전에 밥집이었단다. 아하~ 그래서 이런 구조이구나 했다. 바테이블이 있긴 하지만, 벽을 보고 혼술은 아닌 듯 싶어 2인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보다는 다찌를 선호하지만, 나밖에 없어 테이블에 앉았다. 주문을 하기 전에, 검색을 했는데 하나도 없다고 하니, 오픈한지 한달 정도 됐단다. 네00은 업체등록을 했는데, 다음은 안했단다. '아하~ 네00 사용하지 않는데...'



자고로 이자카야는 오픈 주방이라서 주인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가 있어 좋은데, 토미야는 그점이 참 아쉽다.    



처음 왔으니, 뭘 먹으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니, 사시미가 주력이고 가라아게도 좋고, 돼지고기 숙주볶음도 좋고, 나가사키 짬뽕도 좋고... 즉, 다 잘한단다. 아무래도 혼자 결정을 해야할 듯 싶다. 배가 고프고, 날도 추우니 국물이 좋을 거 같고, 이왕이면 빨간맛이 더 좋을 거 같아서, 매운소고기탄탄나베(17,000원)를 주문했다. 



오토시로 나온 두부 톳무침이다. 그닥 좋아하지 않은 거라서 먹지 않고 바라만 봤다. 녹색이는 언제나 늘 처음이다. 혹시나 싶어, 기본찬은 그때그때 바뀌나요라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그릇에 담아서 나올 줄 알았는데, 냄비가 나왔다. 그런데 냄비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예전에 저런 냄비로 밀푀유나베를 먹었는데, 혹시???



밀푀유도 아니고, 매운소고기탄탄나베도 아니고 나가사키짬뽕이 나왔다. 주문을 하기 전에 이거 어때요, 저거 어때요 하면서 많은 질문을 하다보니, 주인장이 헷갈렸나 보다.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매운맛을 못먹는다고 들었단다. 난처해하는 주인장이 다시 해서 줄까요라는 표정으로 바뀌려는 찰나, 짬뽕 속에 든 전복을 봤고, 서둘러 괜찮다고 했다. 사실 둘중에 뭐 먹을까 내심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나가사키짬뽕을 여러번 먹긴 했는데, 전복이 들어있는 건 처음이다. 양에서 한번 놀라고, 전복에서 두번 놀라고, 그리고 디따 큰 대합 조개에서 세번 놀랐다. 



대패삼겹살로 보이는 고기도 꽤 많이 들어 있고, 커다란 새우도 있다. 그리고 오징어에 홍합, 백합 등이 들어 있다. 



숙주나물은 많을 수록 좋다. 


우동면도 들어 있는데, 양은 그리 많지 않다. 혼자 먹을때는 적당하지만, 둘 이상이 먹는다면 면이 부족하다고 느낄 거 같다. 메뉴판에 사리추가는 없지만, 주인장에서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한다. 



단순하게 국물용이 아니라, 살이 꽉 차있다. 가격이 살짝 있구나 했는데, 하나씩 살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했다. 



비교샷. 무지 큰 냄비


숟가락이 아니라 국자인데, 혼자 왔으니 숟가락처럼 사용했다. 우선 국물부터, 진한 나가사키짬뽕 맛이 확 느껴진다. 



뭐가됐든, 전복부터 먹어야 한다. 둘이 왔다면, 정확히 1/2로 잘라서 먹어야 하는데, 혼자여서 참 행복하다. 자르지 않고 통으로 한입에 먹었기 때문이다. 통으로 먹으니 확실히 다르다. 우선 전복이 입 안을 가득 채웠고, 씹을때마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전복살에, 중간 어느 시점에 내장이 톡 터지면서 고소함이 폭발을 했다. 여기에 찬조출연한 와사비로 인해 알싸한 맛까지 초반에 불안했던 맘은 저멀리 사라지고,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등록을 했다.



앞접시가 있지만, 면과 국물을 먹을때는 국자가 편한다. 탱글탱글 우동면과 아삭한 숙주나물 그리고 쫄깃한 오징어까지 푸짐하고 다양하니 좋을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대합이다. 관자는 쫄깃쫄깃, 조개살은 야들야들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다. 



나름 이름값하는 백합조개인데, 이번에는 쭈구리가 됐다. 그럼에도 백합은 다 골라서 먹었지만, 껍데기가 덜 벌어진 홍합은 까서 먹기 귀찮아 먹지 않고 건져내기만 했다. 혼자 먹기에는 과분한 양이라서 따끈하고 담백한 국물은 뒷전, 하얀 국물 속에 숨어있는 건더기를 찾아서 먹느라 혼났다. 



주인장의 서비스, 하나하나 껍질을 다 깐 방울토마토 절임이다. 



토마토만 골라서 먹고 국물은 달아서 안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주인장이 녹색이에 타서 먹어보란다. 저 잔이 아니라 칵테일 잔에 담았다면, 근사한 소주칵테일이 됐을거다. 칼라만시를 넣어 먹으면 상큼한 신맛인데, 이건 달달한 토마토맛이다. 마무리 한잔으로 딱 적절했다. 퇴근길, 기다리는 버스가 늦게 오거나, 급 허거짐이 찾아온다면, 길을 건너 어슬렁 어슬렁 토미야로 향하고 있을 거 같다. 



토미야는 같은 건물 지하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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