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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당이라 쓰고 겨울집이라 불러야 할 듯 싶다. 겨울 제철 먹거리 집으로 여기만한 곳을 찾기 못했기 때문이다. 통영 석화에 이어 이번에는 통영 가리비다. 탱글탱글 가리비로 만든 술찜 그리고 마무리 파스타까지 이제 남은 건 대방어 회뿐이다.



마포역 출발해 영등포구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다. 대림역에서 내려 7호선으로 갈아타 철산역에 내린다. 이동시간은 40여분 정도 되는데, 환승을 2번이나 했고, 7호선은 퇴근 지옥철이였다. 고작 3정거장만 가면 되는데, 어쩜 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출근길 9호선과 비슷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가야하나 싶은데, 충분히 그럴만하기에 힘들지만 암튼 자알 도착했다. 참, 버스가 있지만, 여의도에서 광명까지 지독한 정체구간을 가야하므로 차라리 지하철이 낫다.



대방어 사시미는 겨울이 절정일때 먹어야 하므로, 가리비 술찜(17,000원)을 주문했다. 



대방어회를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옆에서 주문한 걸 보니 혼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가리비가 먼저이니, 대방어는 다음 기회에... 바글바글 끓고 있는 냄비 속에는 통영산 가리비가 청주를 만나 찜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두둥~ 가리비술찜 등장이오. 녹색이도 함께.



바지락술찜만 먹었지, 가리비술찜은 처음이다. 가리비는 주로 구워 먹거나 탕으로 먹었는데, 술찜은 어떨지 무지 궁금하다. 



탱글탱글 가리비


좀 더 가까이 다가오렴.


더이상 바랄게 뭐가 있을까 싶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고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오랜만에 경험한 지옥철의 아픔도 사르르 사라져갔다. 익힘 정도가 미디엄쯤 될까? 술찜 국물을 머금은 잘 익은 겉과 달리 안은 회처럼 살아 있다. 두가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은데, 혹시 덜 익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아무래도 너무 익으면 질겨질 수 있어서 그런거 같다. 이럴때는 녹색이로 소독하면 된다. 



술찜은 국물이 많은 음식이 아니기도 하지만, 파스타때문에라도 국물을 들이키거나 마구마구 먹으면 안된다. 가리비 하나에 아주 소량의 국물만을 허락했지만, 대신 와사비를 잔뜩 올렸다. 술찜이지만, 끓이는 동안 알콜은 모두다 사라지고 담백함과 달달함만이 남았다. 고로 살짝 밋밋할 수 있어, 와사비를 더했다. 톡 쏘는 알싸함이 더해지니, 맛은 더 풍부해졌다.



과감하게 올려도 괜찮다. 바지락이면 큰일나겠지만, 오동통한 가리비는 와사비가 많아도 다 포용해준다.



와사비 과다복용 중이다.


푸짐했던 이유는 다 껍데기


먹기 좋게 껍데기를 다 골라내니,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많이 허전해졌다. 숟가락에 올라온 2개만 먹고는 술찜에서 파스타(4,000원 추가)로 환승했다. 



불쇼를 기대했는데, 술찜 파스타는 라면처럼 끓이나보다. 설마 국물을 많이 남겨서 그런 것일까? 물어보고 싶었으나, 미식당을 간지 처음으로 만원이 되던 날이었다. 밀려드는 주문에 주인장 혼자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질문을 하면 안되갓구나 했다. 



가리비술찜 파스타


요거요거 은근 별미다. 양이 적어서 아쉽지만, 그 많던 국물을 다 삼켜버린 면은 깊고 깊은 맛은 품어낸다. 



끓여서 면이 퍼지지 않을까 했는데, 꼬들꼬들 탱탱함이 살아 있다. 추가를 해야하지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까둔 가리비에 와사비까지 더해서 크게 한입하면 된다. 



불쇼를 보면 깨끗하게 자신있게 다 먹었다. 그나저나 겨울제철 먹거리 중 대방어 하나를 남겨뒀는데, 만원을 경험하고 나니 가기가 꺼려진다. 아무래도 같이 갈 누군가를 섭외해야겠다. 날씨가 겁나 추워졌으니, 이제는 대방어 회를 먹을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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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 경기 광명 미식당 겨울 제철 먹거리가 가득

2018/08/22 - 경기 광명 미식당 불맛 가득 크림 해물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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